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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4-12-08 16:46
ㆍIP: 115.xxx.86
베팅 (20회)

 “전 그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배신할 수 없어요.”

 “왜지?”

 “그건 제가 민 여사님의 제의를 거절하는 이유를 민 여사님이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애원해도 안 될까?”

 “전 그럴 수 없습니다.”

 “선우 씨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야.”

 자존심을 굽히고 사정하던 그녀가 더 이상 참기 힘든지 화를 버럭 냈다.

 차가 금문성 사무실 빌딩 앞에 도착했다.

 “민 여사님 다 왔습니다.”

 무표정한 선우의 귀에 대고 감정을 추스른 그녀가 속삭였다.

 “당장 답을 달라는 거 아니야. 생각할 시간을 줄게. 생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
 
야. 난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선우 씨와 짓밟힌 내 자존심을 꼭 찾을 거야. 두고 봐.
 
그리고 이 차는 선우 씨가 타고 갔다가 결정하면 연락 줘. 어차피 선우 씨 주려고 뽑았
 
던 차니까.”
 
  “다시 생각해도 제 마음은 변함없을 겁니다.”

 지나가 기습적으로 몸을 굽혀 입을 맞추고 내려서 윙크를 했다. 어안이 벙벙한 선우가
 
차장으로 그녀를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빌딩을 향해 도도한 걸음을 옮겼다.

 얼른 차 키를 뽑은 그가 현관 계단을 오르는 지나에게 키를 주려고 앞서가는 그녀의 손
 
목을 잡았다. 안 받으려는 그녀와 선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더니 키가 바닥에 떨어
 
졌다. 그가 키를 줍는 동안 지나가 빠르게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사무실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던 세두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는 얼굴에 회심의 미소를 띠었다.

  “둘이 언제부터 저런 사이가 됐지. 금 사장님은 알려나.”

  금문성 방으로 들어서는 지나를 뒤따라 세두가 들어왔다. 보고를 마치고 나가면서 세
 
두가 그녀에게 목인사를 하며 말했다. 

 “언제 스포츠카 뽑으셨어요? 멋지던데요!”

 “아, 아니. 그거 내 차 아냐. 친구 찬데 시승식 기념으로 태워 준다고 해서 타고 온 거
 
야. 봤어?”
 
  “네. 조금 전에 우연히.”

 세두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자 뜨끔한 그녀가 무의적으로 금문성의 눈치를 보았다.

 “민 여사, 큰 금액이 묶여서 그런데 돈을 더 융통할 수 없을까?”

 “저번 돈도 아직 회수 안됐잖아. 사고난거야?”

 “며칠 내로 해결될 거야.”

 “안 돼.”

 “민 여사 주위에 전주를 많잖아. 좀 안 될까?”

 그녀의 냉정한 거절에 금문성이 사정하기 시작했다.

 “게네들이 나 보고 주지 금 사장 보는 거 아냐. 만약 금 사장이 배 째라 하면 내가 다 독
 
박 쓰는 거 몰라. 저번에 사고 났을 때도 저년들이 나 보고 투자했다고 얼마나 지랄들
 
했는지 알아. 결국 내 돈으로 빵때림 했잖아.”

 “그래도 결국은 해결 했잖아. 그래서 민 여사가 이자를 더 많이 챙기잖아.”

 앙칼지게 언성을 높이는 그녀에게 금문성이 꼬리를 내리며 볼멘소리를 냈다.

 “알았어. 알았어. 이번엔 꼭 며칠이야. 해줄 거지?

 “생각해 보고.”

 그녀가 나가려 겉옷을 걸치는 사이 금문성이 슬그머니 다가와 지나의 엉덩이를 슬슬
 
만졌다.
 
 “이러지마. 나 오늘 그럴 기분 아냐.”

 지나가 손을 탁 치자 무안해진 그가 애써 참는다. 뒤로 손을 흔들며 나가는 그녀의 등
 
을 향해 금문성이 외쳤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4-12-13 22:28
회원사진 		계속되는 베팅 21회
감동깊게 살피고 갑니다.
증겁고 행복란 주말 되세요
이인철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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