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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4-12-01 19:18
ㆍIP: 115.xxx.86
베팅 (18회)
 
 건물 앞 도로에 갓 출고된 외제 스포츠카가 정차되어 있었다. 차 키를 선우에게 건넨
 
그녀가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앉자 순간 멈칫한 그가 망설이다 운전대를 잡았다. 

 “선우 씬 꿈이 뭐야?”

 “예?”

 “밥을 먹는 목적이 뭐냐고?”

 그가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렸다.

 “이 차 멋지지. 방금 뺀 차야. 선우 씨에게 맨 처음 보여주고 싶어서 나 안달 났었어. 차
 
마음에 들어? 선우 씨와 어울리는 스타일 고르라 나 엄청 고생 했어. 알아?”

 그녀는 말을 돌리며 생색을 냈다. 깜짝 놀라는 선우의 그런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 까르
 
르 웃었다.

 “선우 씨, 나 머리도 어지럽고 속도 안 좋은데 우리 야외로 드라이브나 갈까? 신선한
 
공기를 쐬면 한결 나아질 것 같아.”
 
 “금 사장님 사무실 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급한 건 아냐. 빨리 야외로 코스 잡도록 해. 내가 맛있는 거 살게.”

 먼 곳을 가리키며 그녀가 재촉하기 시작했다.

 “금 사장님 사무실까지만 민 여사님 모셔다 드리고 빨리 들어가야 합니다. 할 일이 많
 
아서요.”
 
 “그 일 금 사장이 시킨 거지. 선우 씨에게 내 개인적 일을 부탁했다고 말할 테니 그건
 
걱정하지 마. 오늘 우리 멋진 추억을 만들어봐. 그리고 돌아올 때 어쩌면 이 차 선우 씨
 
가 갖고 갈지도 몰라.”

 어느새 지나의 목소리가 다정하게 변해 있었다.

 “그, 그건 곤란합니다.”

 “내가 금 사장에게 선우 씨 입장 난처하지 않게 말해 준다니까. 선우 씨 그거 모르지?
 
사실 금 사장 사채사무실 나 없이는 안 돌아가. 내가 지금이라도 자금줄 끊으면 사무실
 
올 스톱될 걸. 그러니까 금 사장은 무조건 내 말 듣게 돼 있어.” 

  당혹해하는 그에 비해 지나는 자신 만만했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떼
 
었다. 

 “저는 금 사장님과 민 여사님의 관계가 특별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지나는 깔깔 웃다가 차갑게 내뱉었다.

 “무슨 특별한 관계! 서로 필요해서 공존 공생하는 거지. 한 마디로 악어와 악어새의 관
 
계라고나 할까. 그런데 중요한 건 내가 악어라는 거야. 선우 씨도 이번 기회에 금 사장
 
그늘에서 독립해 보는 게 어때? 만날 그 밑에서 몇 푼 받고 치닷거리나 하다가 어느 세
 
월에 돈 모아. 안 그래?” 이 상처들 좀 봐. 귀공자님의 얼굴에 흉터지면 어쩌나. 금 사장
 
미워 죽겠어.”

 “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상처 부위를 만지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피하며 선우가 말끝을 흘렸다.

 “무슨 소리야! 그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사무실 얻고 직원 몇 채용하고 해결
 
사 일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고 선우 씨는 금 사장처럼 관리만 하면 돼. 어려울 거 하나
 
도 없어. 그동안 나도 눈치껏 배운 게 있으니까 도와줄게. 금 사장도 처음에는 구멍가게
 
였는데 나 만나서 이만큼 된 거야. 단, 수익금은 반반이야.”

 마지막 반반이란 단어를 강조하던 그녀가 갑자기 도리질을 했다.

 “아냐, 아냐. 선우 씨 다 줄 수도 있어. 이렇게 내가 원할 때 데이트만 해준다면 말이지.
 
내 제안이 어때? 사실 이 차도 선우 씨 주려고 뺀 거야.”

  “그렇지만….”

 지나의 제의에 그의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어느새 차는 금문성 사무실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가 주차하려고 속도를 늦추었다.

 “그냥 통과하라니까!”

 그녀의 신경질적인 고성으로 선우가 얼떨결에 액셀을 밟아 차는 금 사장 사무실을 지
 
나쳤다.
 
  “미안해. 소리 질러서. 사실 나 선우 씨 좋아하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런 위
 
험한 일을 하는 게 마음이 아파. 해결사 노릇을 하다가 언제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고. 잘못하면 칼 맞을 수 있고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이래도 내 마음 모르겠어? 난 선
 
우 씨가 모질지 못한 성격에 억지로 하는 거 알아. 환경만 바뀐다면 당신은 분명 다른
 
사람이 될 거야.”

 선우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고백하던 그녀가 말을 돌렸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4-12-07 21:09
회원사진 		늘실감나는 story에 즐감하고 갑니다.
좀 바쁘답보니 늦게야 들렀네요
조은글 승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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