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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인철 수필 소설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인철
ㆍ작성일 2014-11-04 16:40
ㆍIP: 115.xxx.86
베팅 (13회)
 
 
 선우는 금속부품 공장 사무실에서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는 사장의 맞은편 소파에 앉
 
아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장이 마지막 도장을 찍자 그는 서류를 손에 움켜지고
 
문을 나섰다. 선우 뒤로 사장의 망연자실한 표정이 열려진 문 사이로 보였다.

 공장 마당에 볼트, 너트들 포장한 작은 박스가 5톤 트럭 적재함에 가득 실려 있었다.
 
준식과 민기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밧줄을 양쪽에서 잡고 박스를 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용차 한 대가 공장 마당으로 진입하여 트럭 앞을 막으며 끽하고 섰다. 곧이어 4
 
명의 어깨가 차에서 내렸다. 선글라스를 낀 어깨가 준식에게 터벅터벅 다가가며 큰소리
 
로 외쳤다.

 “지금 너희들 누구 마음대로 남의 물건에 손대냐!”

 적재함 남은 공간에 박스를 넣으려던 준식은 여러 명의 어깨를 보고는 겁에 질려 그만
 
박스를 떨어뜨려 그의 발등을 찍었다. 볼트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그가 아픔을 참지 못
 
해 다리를 들고 한 발로 깡충깡충 경망스럽게 뛰었다. 

 민기는 사무실에서 나오는 선우를 보며 구원의 시선을 돌렸다. 천천히 선글라스에게
 
걸어간 선우가 얼굴을 돌려 턱으로 사무실을 가리켰다. 

  “이 공장의 물건들은 이미 우리가 접수하기로 했으니까 의심나면 사장에게 확인해 보
 
지 그래.”
 
  스포츠머리의 어깨가 잽싸게 사무실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선글라스의 귀에 뭐라고 속
 
닥였다.
 
  “그래도 그렇게는 안 되지. 너희들 빚만 돈이고 우리 돈은 휴지냐. 괜히 다치지 말고
 
사장에게 받은 서류하고 물건 놓고 가. 그러면 동종업자로서 조용히 보내줄게. 오늘 내
 
생일이라서 특별히 봐주는 거다.”
 
 “너, 생일날 향 피울 일 있냐!”

 선우가 피식 웃으며 그에게 대꾸하고는 트럭이 있는 곳으로 여유롭게 걸어갔다.

 “다 실었으면 가자.”

 이때 선글라스가 선우 앞을 막아서는가 싶더니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선우가 피
 
하면서 그의 안면을 향하여 순식간에 주먹을 뻗자 선글라스가 땅바닥에 개구리처럼 뻗
 
어버렸다. 이어 그의 입에서 거품이 보글보글 흘러나왔다. 

 순간 당황한 어깨 셋이 함께 덤비자는 뜻으로 서로 눈 사인을 보내고는 선우를 향해 달
 
려들었다. 그가 피하며 팔꿈치로 스포츠머리의 턱주가리를 걷어 올렸다. 그의 턱주가리
 
가 뒤로 획 재껴지며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 떨어졌다.

 뒤에 있던 대머리 어깨가 붕 뜨더니 선우의 등을 발로 밀자 그가 트럭 바퀴에 머리를
 
부딪치며 쓰러졌다. 그의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흘렀다. 이 틈에 달려드는 그의 가슴을 향
 
해 선우가 다리를 뻗자 대머리가 뒤로 벌렁 자빠졌다.

 옆에 있던 민기가 대머리의 가슴에 올라타더니 주먹으로 얼굴을 강타했다. 그는 맞으
 
면서 민기를 끌어앉고 뒹굴었다. 

 이때 귀고리 한 어깨가 준식을 보고 달려들려고 하자 그는 복싱 스텝을 밟는 시늉을 하
 
다가 옆에 떨어져 있는 볼트와 너트를 주워 귀고리를 향해 던졌다. 준식이 던진 볼트를
 
맞은 그의 이마에 어느새 붉은 혹이 여러 개 솟았다. 귀고리가 준식을 쫒아오자 요리조
 
리 피하다가 선우 등 뒤에 숨었다. 약이 오른 귀고리가 다시 준식에게 달려들자 이번에
 
는 선우가 몸을 비틀어 그의 왼쪽 안면부를 후려갈겼다. 얼굴을 감싸며 엉거주춤 하는
 
귀고리의 사타구니를 준식이 걷어찼다. 귀고리가 사타구니에 두 손을 갖다 대고 팔짝
 
뛰며 죽는 시늉을 했다. 이 때 선글라스가 먼지 속에서 바닥을 기며 휴대폰으로 어디론
 
가 지원요청을 했다. 

  “이제 너희들은 병신 됐어.”

 선우는선글라스가 전화하는 것을 보자 두 사람에게 다급히 말했다.

 “빨리 철수하자.”

 준식이 운전석으로 뛰고 조수석에 민기가 오르고 선우가 마지막으로 올라탔다. 준식이
 
시동을 걸려고 주머니 마다 뒤졌으나 차 키가 없었다.

 “선우야, 차 키를 잃어 버렸나봐. 어떡하지?”

  선우가 부리나케 차에서 내려 준식이 싸우던 곳을 둘러보니 그 곳에 차 키 뭉치가 떨
 
어져 있었다. 그가 저벅저벅 걸어가자 그의 싸움 실력을 아는 어깨들이 더 이상 덤비지
 
못하고 주춤주춤 길을 비켜주었다. 차 키를 주운 그가 잽싸게 뛰어 차에 올라타 준식에
 
게 키를 건넸다.
 
 트럭이 공장입구를 나서는데 연락을 받은 한 패의 어깨들이 타고 온 승합차가 트럭 앞
 
을 가로 막았다. 준식이 핸들을 꺾어 승합차 뒤범퍼 옆구리를 치고 빠져 나왔다. 절반이
 
떨어져 흔들거리는 승합차의 범퍼 모습이 백미러를 통해 보였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4-11-08 14:36
회원사진 		사채업자들의 살벌한 싸움
다음호가 기다려 집니다.
만추의 주말 머리도 식히시고
즐거우날 되세요 이인철 작가님!
   
이름아이콘 이인철
2014-11-10 16:27
회원사진 		《Re》정찬열 님 ,
정 작가님께서도 아쉽게 떠나는 이 늦가을에
더욱 건강하시고 멋진 작품 산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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