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7-01-11 10:08

ㆍIP: 118.xxx.100

일요한담閑談, (벌罰 이야기)

일전에 논공행상에 관한 한담(閑談)을 펼쳐 놓은 적이 있다.
논공행상 이야기가 상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본 것이라면, 이번 이야기는 상과 한 쌍이랄
수도 있는 벌에 대해 횡설수설해 보려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집단을 이루고 살아야 하고,
집단의 질서와 소속원들의 충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당근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채찍도 있어야 한다.

옛날 권력자들은 자신에 대한 충성심의 대가로 물질적 보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일이 있고 나면, 공신을 가려내어 토지도 내리고 노비도 하사하는 등 물질적 보상으로
충성에 대한 대가를 지급했다.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이던 시절에도 이런 功臣田은 후손에게 世襲되어
전해졌기에 권력에 대한 충성이 일족의 안락한 삶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근대국가 이전에 부의 원천은 토지였지만, 토지는 확대 생산할 수 있는 재화가 아니므로 공급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전쟁을 통해 영토를 늘리려는 노력도 다 부족한 당근을 늘리려는 노력이라고
봐도 별 무리가 없다.

통치의 양 날개인 상과 벌을 적절히 잘 구사하는 통치자가 明(名)君 소리를 듣게 되지만,
상에 인색하고 벌로서 다스리는 임금은 폭군 소리를 듣게 되어있고 상에만 의존하면 군주는 멍군
소리를 듣게 마련이다. 예외의 경우도 있겠지만 우리의 옛 임금님들도 대게 이 범주에서 평가가 나눠진다.

우리가 속한 모든 단체는 이익 단체와 친목 단체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이익단체는 자신이 그 단체에 속하지 않으면, 안되는 여러 가지 속박이 있어 탈퇴도 쉽지 않고 따라서
조직에 충성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군대 조직이나, 공조직 단체, 등이 그렇고 직업과 관련한 법인체도
그런 법주에 속한다. 이런 단체에서의 윗분의 말은 말발이 먹히고 권위도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친목 단체이다. 꼭 이 조직에 있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약하고, 있으면 좋지만 반드시는 아니다.
이런 조직에서의 지시는 권위가 절대적이지 않다. 웬만하면 듣지만 이익에 반하면 듣지 않게 마련이다.
대기업이나, 공무원 사회에서 상관의 지시는 절대복종해야 하는 권위가 배경에 깔려있다.
일당 받고 나간 일터에서 심한 잔소리를 들으면, 제기랄! 하고, 하루 일당 만 포기하면 말 들을 이유가 없다.
(소운도 젊은 시절 공사판에서 철근공에게 잔소리했다가 대드는 통에 망신당한 적이 있다)

이래서 사람 다루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하고, 잘못 다루면 조직에 흠집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은 상을 받으면 기분 좋아하지만, 벌을 받거나, 무시 당한 기분이 들면 반발하는 게 공통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싫어하는 벌을 피하고 상을 주면 다 좋아할 게 아니냐? -
이건 아주 단순한 생각이다. 그렇게 쉽다면 뭐가 걱정이겠는가?

사람 중에는,
좋게 대하면 기고만장 점점 다루기가 어려워지는 유형도 있고,
반대로 벌을 주면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도 있고, 납작 엎드려 복종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도 있는가 하면, 유형이 다양해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
상과 벌을 적절히 쓰지 않으면 약사가 감기든 사람에게 위장약 쓰는 것 같은 부작용도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고문학이라는 학문도 있다고 들었다.
고문을 하면 절대로 안 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고통을 가하면 가할수록 더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

그럼 벌을 어떻게 줘? 심리학자나 리더쉽 관련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머리 싸매는 과제이다.

사람은 싫든 좋든 여러 단체에 가입하게 되어있고, 조직을 이끌게 되기도 하고 조직원이 되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니 조직은 조용하기가 어렵다. 아마 직간접으로 골치 아픈 다툼을 많이 보셨을
것이다. 벌 없이 상만으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담을 늘어놓지만,
부처님도 예수님도 이루지 못하고 가신, 그래서 아직 여기저기 교회와 절에 모며 착해지기를 빌고
있지 않은가? 소망은 이루어 진다니 정유년 한해도 나 부터 착하게 살아야 겠다.

왜 일요일 아침에 답도 없는 글을 횡설수설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편히 쉬시는데, 이 글을 보시고 짜증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이석희 2017-01-11 11:16	소운님! 많은 생각을 하면서 배독하였습니다. 등급에 따라 상과 벌을 내린다는 글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최상등급의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잘하므로 상벌을 내리지 않는답니다. 상등급은 다 잘하는 가운데 잘못이 약간 있으므로 잘못을 일깨우기 위하여 벌만 내린답니다. 중등급은 잘잘못이 반반이므로 상과 벌을 반반으로 내리고요, 하등급은 잘못이 많으므로 상만 내리고, 최하등급은 상벌을 놓고 관망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을 고치는 일은 상과 벌을 적절하게 사용하여야 할 일이니 그때 그 처소에 맞도록 많이 생각하여 취사를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김경렬 2017-01-11 12:08	겪어보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대의 심중은 헤아리지도 못하고 제마음에만 않든다고 벌하는사람 어찌할까요?

백낙은 2017-01-11 17:26	소운 작가님. 상과 벌에 대한 말씀 되새겨 듣습니다. 특히 明(名)君, 폭군, 멍군, 이야기에 폭소와 함께 박수를 보냅니다. 내 마음에 있는 "나"라는 군주는 어디에 속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제발 폭군이나 멍군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은안하소서.

김종근 2017-01-12 12:04	소운 작가님 반갑습니다. 벌 이야기 잘 배독합니다. 모든 것은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모자라고 힘든 것은 참을수 있으나 불합리한 것은 참기 어렵지요. 저도 직장에서 간부를 할때 가장 중요시했던 것이 원리원칙에 입각하는것 이 무엇보다 중요하였습니다. 소운님 말씀 가슴에 새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박목철 2017-01-14 10:04	《Re》이석희 님 , 작가님이 소개하신 상 벌의 기준과는 반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시끄러운 것 같군요, 사실 못한다고 벌을 주면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박목철 2017-01-14 10:07	《Re》김경렬 님 ,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가님이 지적하신 경우에 해당 된다고 생각됩니다. 생각보다 못나고 못된 지도자가 참 많다는 것을 세상을 살며 많이 만났습니다. 또 신기한 건 이런 부류의 인간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사실입니다.

박목철 2017-01-14 10:09	《Re》백낙은 님 , 목사님은 명군이시지요, 사람은 외모에 풍겨 나오는 내면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세상을 바르게 사시며 곱게 가꾸신 심성의 향기가 풍겨 나오지요, 소운도 목사님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박목철 2017-01-14 10:14	《Re》김종근 님 , 원칙이 무너진 사회는 혼란과 증오가 가득합니다. 지금 돌아가는 여러 혼란도 통치자의 원칙을 무시한 통치권 행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원칙이 바로 선 사회를 만드는데 문인도 방관자 일 수는 없겠네요.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작가님,

김상화 2017-01-18 11:35	소운 박목철 작가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벌(罰 )이야기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가정이고 사회고 국가고 잘한 사람은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보면 상은 있습니다만 벌이 없습니다 선생이 학생에게 체벌하면 그 선생은 사직서를 쓰지않으면 파면입니다 과연 이런 것이 참다운 교육인지 모르겠습니다 소운 작가님 두서없은 댓글을 달아 미안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정유년이 되시기 바랍니다

캄보디아에서 우리의 옛 모습을 보다.

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