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11-26 14:00

ㆍIP: 118.xxx.100

취미와 직업,

예전 우리가 젊었던 시절에는 음악다방이 성업을 이루고 있었다.

조그마한 박스안에는 음악 신청도 받고 음악도 소개하는 DJ가 흥에 겨워 머리를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조금 규모가 큰 음악다방은 커다란 피아노를 홀 안에 놓고 시간마다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이런 다방에서 음악을 신청해 듣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던 젊은이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 이런 음악다방이었다.

명동인가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동전이라는 꽤 유명한 음악다방에서 커피를 마신 적이 있었다.

홀에 놓여 있는 피아노는 시간마다 연주자가 나와 한 시간 정도 곡을 연주하고는 얼마 간의 휴식

시간을 두고 다시 연주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소운이 앉은 자리에서 바라보면 연주자의 얼굴이 정면으로 마주 보여 그의 표정이 읽힐 정도였다.

처음에는 무심히 음악을 듣고 있었지만, 한 시간이라는 연주 시간이 짧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득, 나도 모르게 연주자의 표정을 살피게 되었다. 곡 연주가 중노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운이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연주자의 표정에는 -억지로-의 권태감이 강하게 배어 있었다.

이후로 소운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면 소중함을 잃는다는 생각이 각인되었다.-

가을 햇살이 너무 따사롭고 좋아서 집안에만 있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양평 장터를 찾았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틀렸다는 것을 양평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느낄 때가 많다. 조그만 양평 읍내임에도 곳곳에 공연을 위한 간이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주말이면 작은

음악회가 펼쳐지곤 한다. 따뜻한 햇살 아래 해바라기를 하며 음악을 듣는다는 행복을 이곳에서 처음으로 맛보았다.

햇살이 아쉬워지는 계절에 따사한 햇살을 받으며, 향내 짙은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행복한 음악에 흠뻑

젖어 드는 진정한 행복이다.

글 쓰는 사람의 글에서 과장은 피해야 할 요소이다.

행복이란 단어를 반복해서 쓰는 까닭이 있기에 과장을 마다치 않고 행복을 강조하고 싶다.

좁은 양평 바닥에 그렇게 음악을 사랑하고 재능있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소운은 놀랐다.

무대는 한정되어 있고, 출연할 팀들은 많으니 팀당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저마다 분주히 악기를

운반하고 조율하고 무대 주변이 시끌시끌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의 대가 없는 공연은 활기가 가득했다.

응악적 소질이 없는 사람이 악기를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많은 팀의 공연을 보며 상상해 보았다. 아마 학창 시절 음악에 미쳐 부모님 속깨나 썩이지 않았을까,

"딴따라는 안돼!" 악기가 부서지기도 했을 것이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음악을 떠났을 것이다.

각자의 삶터에서 열심히 일하다 문득, 음악에 대한 애정을 잊지 못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모인

진정한 음악인들이 펼치는 공연이 가을 하늘에 정겹게 퍼지고 있었고 관객을 행복하게 했다.

공연자가 행복한대 어찌 듣는이가 행복하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돈 받고 출연한 시간이 돈인 공연자와, 제 돈 들여가며 좋아서 공연하는 공연자, 어느 쪽이 행복할 것인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차이점을 소운은 확실히 보았다.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가 고마워 감격하는 공연자의 모습은 신선해 보였다. 소운도 손뼉을 연신 쳤다. 앙코르!

소운은 축구 관련 카페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소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선수와 부모들의 좌절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함이다.

앞에 장황하게 쓴 글도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축구, 진정으로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것을 후회 없이 한 것만으로도 후회는 없어야 한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은 직업으로 하지 말라는 말도 그냥 듣기 좋게 또는 위로로 드리는 말씀은 절대 아니다.

강제로 받으면 기합인 것도, 하고 싶어 하면 돈을 주고 해도 취미 생활이고 행복이 된다.

축구로 대학 진학이나, 실업팀에 들지 못함에 좌절하지 마시기 바란다.

각자의 생활터전에서 삶을 영위하고 여가에 광장에 나와 드럼을 두들기는 분의 진정한 행복을 보았기에

드리는 말씀이다. 돈 받고 출연해 시간이 지겨운 프로보다 앙코르가 고마운 삶이 보람 있지 않은가?

축구로 밥벌이보다는 행복한 취미 생활이 더욱 값진 것이라는 소운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계숙 2016-11-29 20:48	`박목철`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취미와 직업의 차이점은 분명 존재합니다. 취미는 자신이 좋아서 즐겁게 하게 되지만 직업은 투철한 직업의식이 있어야 하고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삶의 여건상 원치 않는 직업을 가져본 경험으로 어쩔수 없이 선택한 일이지만 보람과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긴 시간 눈물겨웠답니다. 누구나 원하는 일만 할 수 없음에 생계를 위한 일은 자기최면의 자존감으로 행복을 찾는 내면의 이해를 보류해야 하는 고통도 있습니다. 삶이 각박한 이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취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거니와 시간에 쫓기게 되는게 현실입니다. 아~아득한 옛날이야기 처럼 느껴집니다. 청춘의 대부분을 하루에 세가지 직업으로 24시간 부족했었죠. 부모님을 일찍 떠나보내고 초등부터 줄곧 남동생 둘을 공부 시키느라 청춘엔 일만 했답니다. 간호사로, 타이피스트로, 화실 알바로.. 그래도 깨달은 것이 많답니다. 무엇이든 배워두고 경험하고 나면 살면서 꼭 필요한 순간이 오고 지혜롭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직업도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불만족에 대해 생각 하나만 바꾸고 나면 고통도 이겨내고 원치 않는 일이라도 내것으로 만들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취미보다 더 값진 행복을 느낄 수 있음입니다. 두서 없는 댓글을 씁니다만 지금은 분명 멋진 취미활동에 심취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작가님의 고귀한 글을 뵙고 제 생각을 적을수 있음에 행복하기만 합니다. 늘 존경의 마음으로 뵙습니다. 미흡하지만 너그럽게 감싸주시길 바래봅니다. 멋진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작가님.

백낙은 2016-11-26 18:50	소운 작가님 안녕하세요. 다양한 취미와 필력을 지닌 소운님을 존경합니다. 저는 다방을 가 본 것이 손 꼽을 정도이고 특히 음악 감상실 같은 곳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젊을 때 더러 가서 경험을 쌓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의 자녀들은 모두 기악이나 성악 전공을 했지만 저는 아무 것도 못합니다. 그래서 지난 1월 부터 색소폰을 배우는데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네요. 지금부터라도 값진 행복한 취미생활 해보고 싶습니다. 소운님. 감사합니다. 늘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박목철 2016-11-27 12:19	《Re》백낙은 님 , 위원장님께서는 목회자를 하셨으니 사는 세상이 범인들과는 다르시지요, 그래도 말을 기르시고 타셨다는 글을 읽고 정말 감탄 했습니다. 승마장이 아닌곳에서 말을 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자녀 분들이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음악적 소질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체능은 유전적 요인이 절대적이니, 아마도 작가님께서도 소질이 있으실 겁니다. 언젠가 작가님의 섹소폰 연주 솜씨를 협회 행사에서 보게 되기를 기대 합니다. 바쁜 일요일 이시지요? 소운은 한가하게 카페를 산책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많이 행복하시고요,

이석희 2016-11-27 13:42	소운님! 반갑습니다. 저는 청년 교사 시절 우연히 화성학에 눈이 뜨여 동요 작곡을 공부하였고 자연스럽게 어린이 합창단을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심취하게 되었고 문교부 음악 담당 장학관과도 교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말씀은 합창단 지도는 음악 활동이 아니라더군요. 무릇 교사는 전교생의 음악 교사여야지 합창단원의 음악 선생이어서는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음악 교육을 다시 공부하였고 가창, 기악, 창착, 감상의 네 가지 영역의 교육을 신조로 삼아 조화있는 교육에 힘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덕에 지금도 취미고 뭐고 할 것 없이 그저 조용한 클래식이면 딱입니다. 몇년 전에 허연 머리를 하고 클래식 기타를 배우러 갔지만 1년만에 어려워서 집어 치웠습니다.

박목철 2016-11-29 10:23	《Re》이석희 님 , 선생님이셨군요, 저도 교사 생활을 만 4년 했습니다. 그때의 좋았던 감정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한 때는 퇴직하고 나면 낙도에 가서 이이들과 일생을 같이 하다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같은 사제의 정이 없다고 한탄들을 하시더군요, 저도 악기를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하지만, 음악에 소질이 워낙 없어서, 찾아 주시고 댓글로 따뜻이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정찬열 2016-11-29 19:47	소운작가님! 안녕하세요 저의 허잡한 서재를 다녀가심에 큰위안이 됩니다.작가님의"취미와 직업" 글을 배독하고 나니 저에게는 많은 것을 회상하게 합니다. 좋아하던 취미도 잃고 직업으로 열심히 이공계에 뛰고있다 한팔의 장애자가 되고보니 모든것을 잃은 것만같고 억지 문학도로 발버둥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양평하면 저의 소견으로 각인된 여유로운 사람들이 번거로운 도심에서 벗어나 별장 또는 쉬어가는생활의 여유로운 공간으로 생각되는 것은 과장된 표헌 이겠지요^^ 좋은 글로 활력을 주시는 소운 작가님 늘 편안 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세요^^

김경렬 2016-11-30 20:22	좋아하는것에는 일도, 공부도 재미가 있지요. 그에 따른 보람과 즐거움도 있구요. 또한 지치지도 않습니다. 문인들이 글을 쓰는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글에 깊이 공감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행사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박목철 2016-12-03 11:11	《Re》정찬열 님 , 저는 정찬열 작가님을 대하며 참 대단하신 분이란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도 그렇게 긍정적이고 열성적이신데, 안 봐도 작가님의 옛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제 스스로를 돌아보면, 제가 가장 부족한 부분을 가장 넉넉하게 갖추신 분이 정 작가님이 십니다. 꿋꿋하신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행사 때 뵙겠습니다.

박목철 2016-12-03 11:20	《Re》장계숙 님 , 댓글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저는 여러곳에 글을 기고하는 까닭에 많은 댓글을 대합니다. 형식적인 댓글에 식상하지만, 느낌이 있는 댓글을 대하면 여러번 읽으며 느낌을 전달 받으려 노력 합니다. 장계숙 시인님의 댓글도 여러 번 읽었습니다. 고생을 많이 하신 분은 웬지 어렵게 산 흔적이 남아 있읍니다 만, 장계숙 시인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삶을 원망하지 않으시고 밝게 사신 탓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어려운 시절을 떨쳐 내시고 멋진 글을 품어내는 시인님이기에 더욱 보람이 있으시지요, 행복하시다니, 정말 좋습니다. 삶의 깊이가 녹아있는 좋은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장계숙 시인님,

류향진 2016-12-07 22:23	작가님 안녕하세요. 취미와 직업, 둘 사이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직장에 적응하느라 노력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직장 동료들과 직장 밖으로 나가서 식사나 커피를 마실 때, 단단히 약속을 합니다. 오늘은 직장 이야기 말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자고ᆢᆢ 그러나, 조금 지나서 안을 들여다 보면 언제나 직장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직장을 오래 다니려면, 일 말고 즐거운 취미가 있어야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대부분의 동료와 저 모두 직장의 굴레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저도 취미에 대해 용기를 내어봅니다. 대학 시절의 방황을 떠올리며 천천히 조금씩 걸어보렵니다. 큰 힘을 얻었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하세요!

보름달에 비는 소망,

봄의 소리를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