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10-02 12:11

ㆍIP: 118.xxx.100

형제,

요즘 아이들은 어느 집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이 외롭게 자란다.
또래 아이들과 부대끼며 세상을 배우지 못하고. 만화 영화를 보며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을 보면 참 딱하다.
인구가 줄어들면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당장 아이들 정서상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남과 부딪치며 타협도 배우고 지는 것도 배우는 법인데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하고 큰 아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을 모르니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오늘날 발생하는 여러 사회 문제의 이면에는 홀로 큰 아이들의 문제가 배경에 있다는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정부에서 내놓는 대처 방안이라는 게 고작 아이 하나에 수당 십만 원? 아이 키우는데 드는 돈이 얼마인지
전혀 감도 못 잡는 정부를 보니, 머잖아 아이 구경하기도 어렵게 생겼다)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경쟁 대상이 형제라고 한다.
부모의 사랑을 두고 여러 형제가 처음으로 경쟁을 접하게 되는 것인데, 경쟁은 경쟁자가 많을수록 결과가
좋게 나타나는 법이다.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여러 법도 이런 선의의 과실을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요즘은 아이를 하나, 혹은 둘을 낳는 세상이라 형제간에 경쟁도 옛날 같지 않다.

경쟁도 룰이 공정하거나 방법이 건전하지 못하면 경쟁자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마련이다.
아이들 간에 경쟁도 이런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부모가 어느 한쪽을 편애하거나 하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게 마련이고, 형제애가 올바르게 형성되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어느 가정이고 크고 작은 편애는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부모들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형제간에 우애가 유달리 좋은 집안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남만 못하게 사이가 나쁜 집안도 많다.
형제간에 우애가 유달리 좋은 집을 보면 부러운 마음마저 들게 된다.
소운도 형제간에 우애가 좋지 못했다. 소운의 생각으로는 어머니께서 유달리 형을 위한다는 생각을 하고
자랐다. 다툼이 있기라도 하면, 막내인 나보다는 형의 편을 들어 나를 꾸짖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탓인지는 몰라도 집안에 어른이 없으면 형은 나를 못살게 굴었다.
나가 놀지도 못하게 하고, 만화책을 빌려오라거나 가게에 가서 외상으로 먹을 것을 사 오라는 등, 하기 싫은
일들을 시켰기 때문에 괴로웠지만 이런 사실을 하소연할 곳이 없었기에 형이 정말 싫었다.

그런 형이지만 먼저 세상을 뜨고 나니 형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요즘은 많이 한다.
남에게 하기 어려운 얘기도 터놓고 할 사람이 세상에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문득 외롭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머니께서 훗날 편애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말씀을 듣고 나니 그럴 수도 있으셨겠다고 이해도 하게 되었지만,
나도 자식을 길러보고 엄마의 사랑을 두고 다툼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 멋 훗날의 일이었다.
-형은 매사 부모에게 의지하고 철이 덜 들은 모습이라 안쓰러웠지만, 콧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립심이 강하던
소운은 알아서 잘하겠지 하는 마음에 신경을 덜 쓰셨다고-

큰딸이 두 번째 손주를 안겨 주었다.
노산(老産)이라 온 식구의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예쁜 사내아이를 낳아 온 집안에 생기가 넘쳐난다.
아이를 낳기 전 첫 손주가 혹시 마음에 상처라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모두 조심하기로 했다.
세상에 태어난 동생을 경쟁자로 생각해서 질투라도 하면, 이런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기를 대하는 손주의 태도를 모두가 마음 졸이며 바라보았다.
녀석 아기가 신기한지 한참을 드려다 보더니 가만히 자신의 볼을 아기에게 갖다 대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는 내 동생이야, 형이 잘 돌봐 줄게, 하는 마음이 들어나 보였기에 우리는 모두
마음을 놓았다. 형제간에 우애는 좋겠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다.

녀석, 시간만 나면 아기를 들여다보며 좋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아기도 형을 알아보는지 형과 눈이 마주치면 함박웃음이 얼굴에 가득하다.
세상에 달랑 두 형제, 지금은 어른들이 돌보고 있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면 세상에 둘만 남을것이다.
세상이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소운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질적 풍요는 얻었는지 모르지만
사람끼리 어울려 정을 나누는 그런 세상은 이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개인주의가 넘쳐나는 삭막한 세상이기에 더욱 절실한 것은 형제간에 돈독한 정이 아니겠는가,
녀석들 아프지 말고 잘 커서 형제끼리 오손도손 돕고 잘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

형제, 소운/박목철

형이 아기의 볼을 만진다
혹 아플세라 살며시
"나 네 형이야!"

아기가
형과 눈을 맞춘다
얼굴 가득 번지는 함박웃음
까르르!
손발을 크게 휘저으며,

말을 못하니
"형 반가워,"
손발로 반겼을 것이다.

임정수 2016-10-02 15:42	마치 동화속에 빠져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형제애가 각별하여 한참을 부러운 눈빛으로 머물다갑니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하니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백낙은 2016-10-02 19:58	소운 작가님. 저도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님이 설흔 다섯에 얻으신 형님은 금덩이 여서 수영도 못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자유로이 산천을 누빈 덕택으로 12세 때 피난 가면서 낙동강을 헤염처서 건넜답니다. 그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한 번도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자녀가 한 둘이니 우애를 모르고 자라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옛날을 회상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따님이 두 번째 손주를 안겨 주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평안하소서.

이석희 2016-10-02 21:28	소운 작가님! 반갑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잘 모르실 것입니다. 올 8월에 이름 올린 이석희입니다. 아직은 낯설기만 합니다. 저도 두 형제가 살았기에 이런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듯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랄 때는 잘 몰랐었는데 늙어가면서 보니 아이들이 많으면 그게 참 좋더이다. 외손을 둘 씩이나 두셨다 하니 참 다복하십니다. 축하드립니다. 하나보다는 둘인 경우가 본인들에게도 더 좋습니다. 항상 건안하십시오.

김경렬 2016-10-03 04:07	막내임에도 맏이처럼 듬직 하셨습니다. 어릴때는 서럽고 외로운 마음이었을터인데 병약한 형아때문에 많은 양보와 참을성을 기르셨네요. 그점을 칭찬해 주셨다면 오히려 형도 동생을 귀하게 대할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옛날 부모님들은 마음속을 표현하는게 어찌 그리 힘들었을까요. 마음이 짠 합니다.

정찬열 2016-10-03 10:21	소운 작가님!"형제"형제간의 우애의정 멋진글감사히 배독했습니다. 저는 5남2녀중 넷째 아들입니다. 제밑에 막네아들딸만 서울에 살고 4남1녀가 고향과 광주에 살면서 면내에서 가장 우애가좋다는 평판을 받고 살고있어 저보다 띠동갑 장형님이 잘하신 탓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큰딸의 늦동이 둘째 외손녀 출산을 축하드립니다. 늘 편안 하시고 즐거움이 가득한 나날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주응규 2016-10-04 12:19	박목철 작가님 잘 계시는지요? 예전에는 형제가 집집이 5남매 일때가 많았습니다 어울려 알아서 자랐다는 표현이 어울릴듯 싶습니다 그런 시절이 또 올까요? 형제 좋은 글 배독합니다 기온차가 많습니다 건강하세요^^

박목철 2016-10-04 20:38	《Re》임정수 님 , 댓글이 따사롭습니다. 요즘은 아기 울음소리도 듣기 어렵습니다. 큰 손주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 중 입니다. 작은 녀석을 오늘 병원에 데리고 가니, 형제가 반가워 어쩔줄 몰라 하더군요, 날씨가 저녁엔 쌀쌀 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박목철 2016-10-04 20:42	《Re》백낙은 님 , 옛날엔 장남의 권위가 대단했지요, 그래도 낙동강을 헤엄쳐서 건너셨다니 대단하십니다. 한강다리를 걸어서 건넌적이 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지루할 정도였습니다. 늘 따뜻한 댓글로 수필방을 잘 이끄시는 작가님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박목철 2016-10-04 20:44	《Re》이석희 님 , 반갑습니다. 서재를 통해서 좋은 인연이 쌓이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시간이 나는대로 작가님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목철 2016-10-04 20:47	《Re》김경렬 님 , 출판 기념회 치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동영상을 통해서 잘 보았습니다. 제2, 제3의 출판을 기대합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 작가님,

박목철 2016-10-04 20:49	《Re》정찬열 님 , 다복한 집안이라 좋으시겠습니다. 주변에 보면 모이기만 하면 싸우는 집도 많습니다. 작가님을 대할 때면 늘 대단한 인내심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건강하신 모습으로 좋은 글 많이 지으시기를 기대합니다.

박목철 2016-10-04 20:52	《Re》주응규 님 ,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는 하지만, 형제가 많은 집은 후일 집안이 번성하더군요, 그렇게 복작거리며 사는 행복은 다시 보기 어렵겠지요, 작가님의 환한 미소, 소운은 보기 좋습니다. 좋은 모습 오래 간직하시고 멋진 글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장계숙 2016-10-12 20:24	멋진 글 감사히 배독했습니다. 저도 늦게 결혼해서 인생의 모든 일정이 늦어진 셈입니다. 나이 오십 중반이 다 되었는데... 에휴~ 아직 중학생,고등학생인 딸아이 둘이랍니다. 노산이라 하나만 낳으려다 부모도 또래 친구들 보다 나이가 많으니 나중에 혼자 외롭지 않을까 생각하여 둘은 되어야겠다 결정했습니다.ㅎㅎ~ 형제 자매는 많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 뒷바라지가 쉽진 않지만... 늦둥이 손녀 탄생에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축하드립니다. 웃음 가득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부러워 하며 즐거운 맘 느끼고 갑니다.

김상화 2016-10-22 19:31	안녕하세요. 소운 작가님 지척이 천리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자주 들려 소운 작가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데 괴을러서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자주 들리겠습니다. 저도 6남매에 맏이로 자랐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지요 형제는 어느 집이나 싸우며 자라나 봅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동생들을 많이 괴롭히며 자랐으니까요 지금은 모이면 그 때 그런이야기가 나올 때면 웃음바다가 됩니다 소운 작가님 잘 빚은 글 배독하고 갑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가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