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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철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목철
ㆍ작성일	2016-03-03 12:31

ㆍIP: 211.xxx.28

초등학교 입학식,

손주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식장을 찾으며 언제 참석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았지만,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딸 둘을 길렀지만, 입학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것 같지는 않은데 손주 입학식은
왠지 꼭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엄마가 동생 출산관계로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 탓이 아닌가 싶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는 늘 춥다.
왜 좋은 계절을 다 두고 하필 추위도 가시기 전에 입학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꽃도 피고 날씨도 따뜻할 때 입학식을 하면 좋을 터인데,
사방을 둘러봐도 잎이 진 앙상한 나무, 잔설이 희끗하게 남아 있는 산 하며 을씨년스럽기
만 하다. 소운이 초등학교 입학 하던때의 기억은 개나리가 활짝 핀 길을 따라 엄마 손을 잡고
가던 따뜻하고 환한 모습이었고, 참 좋았다는 느낌이 평생 남아 있었다.
오늘의 손주는 손이 시리다며 할머니와 잡은 손을 오버 주머니에 넣으려고 했다.
녀석도 아마 나처럼, 입학식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요즘 애들은 모두 이쁘고 또 똑똑해진 것 같다.
소운이 초등학교(그떄는 국민학교라 했다) 입학할 때는 모두 콧물 닦는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있었고, 코를 훌쩍이거나 콧물을 흘리는 애들이 많았기에 코 닦는 수건을 달고 다녔다.
지금은 코를 흘리는 애들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옛 이야기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유아원이나 학원 등을 다니며 단체 생활에 적응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분위기도 차분하고 시끄럽지 않다는 점이 신기했다.

입학식이 끝나고 애들이 교실로 이동하고 난 후, 학부형을 대상으로 간단한 연수가 있었다.
아이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들의 불안해하는 마음을 감안하고 만든 좋은 내용이었다.
교감 선생님이 사회를 보고, 교장 선생님이 영상 교재로 하는 강의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학교 측의 성의가 충분히 학부모들에게 전달되었다고 생각된다.
학교의 최고 책임자와 부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학부모들에게 -마음 놓고 맡겨 주세요,-
하는 설득은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둘러본 교실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옛날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TV에서 본 선진국의 교실과는 아직 거리가 있어 보였고, 교사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명 가까운 한 반 학생 수가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한 분의 교사가 30명의 학생을 지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보조 교사도 없는 현실 아닌가?
복도에까지 급수 시설이 있는 것을 보고, 나름 애들을 쓰시는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한 사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주의 입학식,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가 좀 어렵더라도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경렬 2016-03-03 17:13	첫 손자 입학을 축하 드립니다. 저는 첫아이때 입학식이 설레고 흥분 되었던것 같아요. 근데 손주들의 입학식은 대견 스럽고 또다른 감회가 일었습니다. 지금은 시설이 현대적이라 아들 때와도 많이 달라져 있답니다. 작가님은 처음 가 보셨으니 남다른 감회가 많으셨을 겁니다. 초등학교 입학식 / 재미있었습니다. 건강 하시고 건안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2016-03-03 20:52	소운님. 먼저 축하드립니다. 저는 손주의 입학식에 가보지 못했는데 자상하시군요. 우리가 소학교에 다닐 때는 한 반이 5-60명이나 되었지요. 말씀 하신대로 30여명이라도 너무 많은 숫자이네요. 그리고 며느님의 출산이 가까운가 봅니다. 며느님의 순산과 소운님의 건안하심을 기원합니다.

박목철 2016-03-04 09:51	《Re》김경렬 님 , 첫 아이 입학식에 참석하시고, 손주까지 입학을 시키셨으니 자식과는 또 다른 손주의 입학식은 감회가 깊으셨겠습니다. 남자는 나이가 들어야 애들이 예쁘다는 감정이 생기나 봅니다. 손주는 자식과는 다르더군요, 비가 온다고 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박목철 2016-03-04 09:55	《Re》백낙은 님 , 작가님은 소학교를 다니셨으니, 옛날엔 소학만 나와도 면서기를 했답니다. 우리때는 전쟁통이라 한반에 80명이 넘기도 했습니다. 우리보다 웃 세대는 일본 말을 유창하게 잘 하더군요, 한국말을 쓰다 걸리면 벌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작가님의 따뜻한 댓글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작가님,

정찬열 2016-03-07 20:11	소운작가님 귀여운 손주의 입학식에 참석하시여 먼저 축하를 드립니다. 저역시도 아들딸 삼남매의 입학식과 졸업식까지도 참석해본바 없었습니다만 외손주 어린이집 졸업식에는 참석을 했습니다. 참으로 깜찍하고 영리한 행동에 감도 그대로 였습니다. 작가님의"초등학교 입학식" 감회깊게 배독했습니다 늘 건안 하시고 즐거운나날 되시기 빕니다.

장계숙 2016-03-26 13:07	귀여운 손주 초등학교 입학식에 다녀오셨네요. 멋진 할아버지십니다. 요즘 학교는 환경이 좋아져서 부모들이 걱정할 게 없습니다. 학교 급식도 훌륭하구요. 아이들도 꾸밈없이 맑고 당당합니다. 손주에게 고운 사랑 듬뿍 주시고 가끔 운동회도 참가해 보셔요. 즐거움과 행복한 시간~제가 보장합니다. 멋진 글 행복한 미소로 다녀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셔요. 작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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