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채영제
ㆍ작성일	2014-12-02 17:32

ㆍIP: 1.xxx.131

<단편소설> 늙은 카사노바 연습생 J씨의 일상 (3)

<단편소설> 늙은 카사노바 연습생 J氏의 일상 (3)

무당 년은 새로이 펼쳐지는 춘화에 넋 잃은 버러지처럼 몸을 뒤틀며 목이 마른지 침만 자꾸 삼키고 있었다.

“자, 제수씨. 비루 한잔으로 목이나 축이고 감상하지”

“자...잠깐만요...저거 마저 보고요. 우째 저래 물건도 좋고 멋지게 할꼬 ! ”

“ 와, 동생은 저 정도도 못해주나? ”

무당 년은 눈길을 놓지 못한 채 독백처럼 뇌까렸다.

“아이고, 지 딴에 수캐 뭐 자랑하득키 혼자 까불다가 시들어버리는데, 무신 재미가 있겠능교! ”

“하, 고놈 나쁜 놈이네...지 혼자 재미 보는 건 지독한 에곤데...히히 ”

“ 그 주제에 온갖 보살님 꽃밭에 물 보시(布施)한다고 시간이 없는지...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안 봐주니 내도 인자 마 고무신 거꾸로 신어야 되겠심더!”

“ 제수씨는 신딸이라 밤일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해쌓던데...흐흐 ”

무당 년은 그 말에 발끈하여 몸을 홱 돌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 참 더러운 놈이네...! 그런 소리까지 남한테 씨부리던가베. ”

“ 히히...우리가 어데 남이가? 서방이 공사다망한데 어째 구석구석까지 다 바라노? 그냥 자기도 살짝 한 번씩 볼일 보면 되제!”

“닝기리 시팔. 내가 어데 할 때가 없어 이래 굶는지 아능가베요? 비록 지가 군서방이라도 한번 마음을 주었으니 끝까지 지조를 지킬라카는거지.”

“ 내는 참 이해가 안 된다. 그 또라이 같은 자식이 돈이나 갖다 주나...밤일을 잘해주나 ...그래도 같이 붙어 사는가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

“ ...1 그래도 한번 맺은 인연인데 지가 싫다카지도 않는 이상 우째 매정하게 내쫓을끼요! ”

남자는 애가 달았다. 벌써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고 아침 6시에는 새로 낚은 K여사와 드라이브 약속이 있는데, 무당 년은 무슨 한이 그리도 많은지 자기 앞에 있는 맥주잔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됐다. 마, 한숨만 쉬면 뭐할 끼고 이 좋은 날 밤에 처녀 총각이 술이나 한 잔하면서 회포나 풀자.”

“ 아, 더 이상 마시면 오바이트를 하겠는데...먼저 마시이소. 나는 좀 더 잇다가 마싯께요. ”

남자는 자기도 미리 먹은 약 기운 탓에 아랫도리가 용두질을 치고 있는데 무당 년은 왜 이리도 사설이 긴지 미칠 것만 같았다.

“ 아이고, 나도 잠 좀 자자. 좀 있다가 새벽기도도 가야하고 ...퍼뜩 마시고 인자 마 가라. ”

“새벽기도? ”

“그래.”

“어데 가서요?”

“아, 요 앞에 있는 감리교회에......”

“헤헤...참말로 가지가지로 하네요! ”

“ 니 지금 와 비웃노? 이래 뵈도 내가 벌써 성경을 100번 넘게 독파했고, 목사나 장로가 될 마음이 있었다면 젊을 때 벌써 했을 끼다. ”

“흥, 웃기고 있네. 온 동네에 바람둥이라고 소문이 쫘악 다 나있더마는...젊을 때부터 마누라하고 이혼하고 백수건달로 살면서 매일매일 이 여자 저 여자와 놀아나고 술 귀신으로 살면서... 무슨 목사, 장로... 하이고 내 똥구녕이 하품을 하겠네 ! ”

“ 이 사람아, 성경을 깊이 파면 그런 거하고 구원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

“ 헤헤...무신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술, 담배 안하고 지 마누라 지 새끼만 알고 사는 기 잘못되었다는 말하고 똑 같네! ”

“ 그렇게 사는 기 잘 사는 기 아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할 때, 니꺼 내꺼 없이 골고루 갈라하고 서로서로 도와감스로 살라했다. 그렇게 견본으로 택한 백성이 유태인인데 이것들이 너무 타락하여 예수님이 그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죽응기라...무신 말인지 이해가 가나?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 갑자기 하늘의 해가 사라지고 천둥 벼락이 치고 땅이 갈라지고 바위덩어리가 쪼개지고 튀었다. 그라고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쫘악 갈라졌다 아이가. 예수님은 그걸 보고는 ‘ 다 이루었다.’하시면서 죽었다 아이가. 그 뜻이 바로 옛날의 율법은 다 지워졌으니 사람은 서로서로 사랑하면서 살라는 뜻잉기라...히히 ”

“ 그라몬 유부남과 유부녀가 서로 붙어먹는 것도 죄가 안 되겠네요? ”

“ 그렇지. 예수님이 죽으면서부터 이 땅에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기라. 즉 조금 유식하게 이야기 하면 ‘신약의 시대’라 카는데...구약시대에 있었던 십계명과 모든 율법은 다 폐기되고 오로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사랑’만 남았는기라. ”

“ 헤헤... 말도 아이다. 예수님이 넘의 꺼 훔치면 손몽뎅이를 도끼로 짤라뿌고...나쁜 마음만 가져도 죄를 짓능기라고 하던데...”

“ 성경책 내용은 전부 비유와 상징으로 되어 있다. 꼭 그렇게 해라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로 죄를 짓지 말라는 것이지...”

“ 그러니까, 죄를 지으면 안 된다 아니요?”

“ 하, 불자한테 성경 말씀을 설명하기가 이래 애롭네.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대신 지고 가셨으니, 우리는 예전에 유태인들이 만든 그런 법은 안 지켜도 된다 이 말이다. 오직 하나님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이 중요한기라. ”

“ 그러면 스님들이 보살들한테 늘 말하는 것처럼 육보시(肉布施)를 좀 해라는 말이 그 뜻인강....! ”

“ 그렇지,맞다. 맞다. 불교의 스님들이 자기도 인간인데 원초적인 욕망을 어째 이기면서 열반의 꽃을 피우겠노. 밥도 안 먹고 어째 수행을 할 수 있겠노 이 말이다. 인자사 이해가 조금은 가나? ”

이제 남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 갑자기 술 취한 여자를 사무실 바닥에 쓰러뜨려 정신없이 치마를 벗기기 시작하였다.

윤순묵 2014-12-03 11:16	채영제시인님 첫 함박눈이 예쁘게 보입니다 좋은 수필에 감읍하고 한 수 배웁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고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배정이 2014-12-04 06:39	채영제 시인님, 늙은 카사노바 연습생 J氏의 일상. 고맙게 보고 갑니다. 시인님,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김수잔 2014-12-04 06:46	채영제 시인님! J씨의 일상..늙은 카사노자 연습생에 감사하게 머물며 쓰시는 열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세요.

주응규 2014-12-04 08:50	채영제 시인님께서 내리신 좋은 글 마음에 담아 온기를 덥힙니다 잦은 모임이 많은 연말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두루 평안을 기원합니다 올 한해 기쁘게 마무리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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