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채영제
ㆍ작성일	2015-03-16 15:24

ㆍIP: 1.xxx.251

이제는 낙동강 갈대바람이 되어

이제는 낙동강 갈대바람이 되어

1.

그대와 내가 살던 곳은
카시오피아 별자리였다네
그곳은 바람 한 점 없고
하늘엔 초록빛 태양과 노란 달님만 빛나는 곳이었다네
지상에는 새파란 보리밭이 숨쉬고
수정水晶보다 더 맑은 샘물이 솟아나고
사시사철 양羊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곳.

그대와 나는 그곳
어느 산기슭에서 한그루의 映山紅으로 만나
아름다운 노래만 불렀고 늘
저 하늘 끝을 유영遊泳하는 꿈만 꾸었다네.
어느 날
우리의 사랑이 지진地震처럼 균열龜裂하고
불꽃이 공중空中으로 치솟아 우리를 뿌려 흩고야 말았다네.

2.

그대와 나는
알 수 없는 불길에 휩싸여
화라락 화라락
불타는 빨간꽃잎이 되어
하늘 끝까지 올라가
슬픈 가슴붉은새처럼 추락墜落하고야 말았네.

우리는 날개가 없었네.
날개 없는 하얀 나비가 되어
칠흑漆黑 같은 우주 공간을
눈이 먼 보헤미안처럼
정처 없는 집시처럼 둥둥 떠다니며
우리만의 전설傳說을 가지게 되었다네.

3.

그대와 나는
우주宇宙의 저쪽에서
신비로운 초록빛 기운에 휩싸인
봄의 행성行星을 보았네.
우리는 사랑의 속앓이로 너무나 지치고 지쳐서
스스로 태우고 태워 낙하落下하기로 하였다네.

밤바다였다네.
달빛에 소금기가 하얗게 백합꽃처럼 피어있는 그곳
갯바위 위에 내려앉았다네.
잉크빛 바다에 하얀 달빛이 부서지고
사방에는 메밀꽃 소리와
물제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네.
그러나
잠시 후 휘몰아치는 해일海溢에
해안가 절벽絶壁은 깜깜하게 무너지고
우리는
그대로 밤바다에 휩쓸리고 말았다네.

우리는 파리한 해파리처럼
우주 공간보다도 더 깜깜한 바다 속으로 둥둥 떠다니게 되었다네.
산호초珊瑚礁 사이와 말밭을 지나다가
날카로운 물살과 둔탁한 바위에 부딪히고
찢겨져 온 몸은
생채기투성이가 되었다네.

4.

그대와 나는
한줄기 빛을 보았다네.
그 빛은 우리가 살던
카시오피아의 별빛이었다네.
그곳은 아득히 먼 곳
수십억 광연光年을 날아가도 도달할 수가 없는 곳
그대와 나는 이제
허망虛妄한 꿈을 버리고
그냥 이 별에 주저앉아
그 별빛만 바라보고
꿈속에서만
푸른 초장草場을 거닐기로 손가락을 걸었다네.

그대와 나는 큰물고기에게 부탁하였다네.
우리는 큰물고기에게
제발 이 별의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카시오피아를 바라보며 살 수 있도록 간구懇求 하였다네.
큰물고기는 우리를 뱃속에 품고
남해로 거제로 휘돌아 가다가
가덕도를 선회旋回하여 낙동강洛東江을 거슬러 올라갔다네.
그곳에서 우리를 토吐해 내었다네.
우리는 이제 영산홍 꽃잎이 아니라
봄이 오는 강변에서 일렁대는 채도彩陶빛 손수건처럼
낙동강 갈대바람이 되었다네.

5.

오늘밤에도 이곳에는
카시오피아의 별빛이 비추고 있는데
그대와 나는
낙동강 갈대를 흔들었다가
더러는 하늘빛 노래도 되었다가
하얀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밀어密魚떼의 밀어蜜語를
살짝 엿듣기도 하고
먼 길 떠나가는 을숙도乙淑島 철새들의 가슴을 헤아려 보기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네.
이제는 우리가 우리들을 사랑해야 될 때가 아닌가 하네.

참으로 길고도 긴 여정旅程이었네
긴 여정이었어.

주응규

2015-03-16 15:44

채영제 시인님 곱게 피우신 글향 가슴에 담아봅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행복도 함께하시고
꽃피는 봄날 행복도 활짝 피우시길 빕니다
건안건필하시시요^^


채영제	시인님,아리랑 노래 들으며 오늘 즐거웠습니다. 춘삼월에 행복하시고 늘 수고하시는 손길 위에 축복이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3/16 22:05

정재열

2015-03-16 17:00

낙동강 칠백리길 불어오는 갈대바람
따사로이 맞아 봅니다.
곱게 내리신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채영제 시인님 ^^


채영제	정재열 시인님의 글을 늘 훔쳐 보는 사람입니다. 늘 시심 충만하시고 강건하시길 축원드립니다.	3/16 22:06

강기영

2015-03-16 17:06

낙동강 갈대바람~~
곱게 내리신 시향에 제 마음도 낙동강변을 따라 흘려보냈습니다.
긴 여정일지라도 행복한 마음 여미고 돌아가렵니다.
고운 글향에 강바람 쏘이고 갑니다.


채영제	이달의 시인이 되셨다는 광고가 있네요. 시심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번역하신 작품에 찬사를 보냅니다. 향필하십시오.	3/16 22:07

배정이

2015-03-16 21:27

우리는 이제 영산홍 꽃잎이 아니라
봄이 오는 강변에서 일렁대는 채도彩陶빛 손수건처럼
낙동강 갈대바람이 되었다네.
시인님, 고맙게 보고 갑니다. 행사 때 뵈어요. 빠이~^^


채영제	배정이 시인님, 고운 시인님, 금년에도 향필하시고 건강하세요.	3/16 22:08

김흥님

2015-03-16 21:30

남해로 거제로 휘돌아 가다가
가덕도를 선회旋回하여 낙동강洛東江을 거슬러 올라갔다네.
그곳에서 우리를 토吐해 내었다네.
우리는 이제 영산홍 꽃잎이 아니라
봄이 오는 강변에서 일렁대는 채도彩陶빛 손수건처럼
낙동강 갈대바람이 되었다네

아,,긴 여정의 행보를 따라
에돌아오니,,낙동강 갈대바람으로 유영하는
아름다운 물들임..,,
긴 시향의 끝에 봄향기처럼
은은한 내음새가 따라나섭니다
시인님,,섬섬옥수 고운 시향과
가슴으로 와닿는 따스한 싯귀들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채영제	보고싶은 시인님. 잘 계시지요. 바로 옆 고장에 살아도 이렇게 만나기가 어려워서...원 ^^ 건강조심하시고 향필하십시오.	3/16 22:09

윤순묵

2015-03-16 22:20

채영제시인님
멋진 시심에 마음을 담아 봅니다
좋은 시간을 주심에
행복이 밀려옵니다
3월에도 더 보람찬 시간들로 장식되기를
바라나이다
행복한 저녁으로 자리하시길요
감기가 극성을 부리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채영제	진종일 내린 비에 동백이 벙긋거리고 있습니다. 봄이 오는 바닷가에서 우리 회원님들의 시노래를 들어봅니다. 늦은밤 행복한 꿈 꾸시길 축원드립니다.감사합니다.	3/18 21:27

성경자

2015-03-17 10:54

채영제 시인님
곱게 내리신 글에
마음 편안히 머물다 갑니다

오늘은 비가 오려는지 조금
흐린 날씨네요
늘 건강 살피시는 날 보내시고
행사 때 뵙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편안히 보내세요~^^


채영제	감사합니다. 봄이 왔으니 우리의 시심도 활짝 피어오르길 소망합니다. 늦은밤 행복한 꿈을 꾸시길 빕니다.	3/18 21:28

김광섭

2015-03-17 11:37

1~5...
참으로 길고도 긴 여정旅程이었네
긴 여정이었어~~~~
곱게 내린 詩. 공감합니다
꽃들이 피이 시작한 향기로운 봄 정취에 모두 힘내시고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 ~~... 시인님


채영제	늘 시인님의 글을 애독하고 있는 팬입니다. 늦은밤 봄비 소리 들으시며 행복하시길 축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18 21:29

김선목

2015-03-17 21:01

채영제 시인님 안녕하세요
이제는 낙동강 갈대바람이 되어
읽어도 이어지는 글을 보고 또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이제 영산홍 꽃잎이 아니라 나동강 갈대바람이 되었다네
긴여정 이었어......,
시인님 뵙지는 못하였으나
연륜의 서정이 담긴 시향에 마음두고 감상합니다
건강하시고 복된 나날 되십시요


채영제	감사합니다. 봄이 왔으니 우리의 시심도 활짝 피어오르길 소망합니다. 늦은밤 행복한 꿈을 꾸시길 빕니다.	3/18 21:30

풍경 2

풍경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