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빼고 나면 인생의 흔적이 없다.
번호 잃는 차나 휴대폰 대포로 떠다니고
주민등록번호 삭제되면 이미 귀신의 반열이다."
하나(1)
“강원도 평창군 봉 평 면 1111- * 번지
주소 받고 좋다고, 부자 된다고, 기뻐들 했다. “
하나는
으뜸이고, 오메가다.
하나에 오르려는 발버둥
역사이고 인생사 아닌가,
하나에
탄식도 있고 환호도 있고
절망도 있고 기쁨도 있다.
하나는,
욕망의 무덤, 무너진 바벨탑이다.
둘, (2)
“2013년 10월 모일 현재,
모두 2천 년대 같은 세월에 몸 실었다.
2천 1백 년을 뛰어넘는 사람 몇이나 될까? “
둘은 아쉬운 탄식이고
희망의 미련이다.
둘 때문에 끈을 못 놓은 인생사
역사를 이어가는 동력 아닌가,
셋, (3)
“033-333-3*** (시골 전화번호)
이 번호 받고 좋다고 다들 환호했다. “
하나는 천(天)이요
둘을 지(地)요
셋은 인(人)이라 하니,
하늘과 땅, 사람이 하나라면
삼위일체 꿈의 수 아닌가?
하늘에 못 오른 자
땅에 머물긴 싫고
기를 쓰고 얻으려는 수
의미가 난무한다.
진선미, 지덕체, 기검체,
삼 셋의 조어 수없이 많고
인간의 숫자놀이 가슴이 아리다.
넷, (4)
“ 4*년 11월 25일 생(生), 평생을 달고 산
귀 빠진 날이다. “
셋에서 밀려난 수
기피고 구박이다
있지만 부정된 수니 팽형(烹刑 )인가,
러브호텔 가면
복상사 두려운 연인들 고개 젓고
사 층은 외면된 도깨비 공간,
귀 기울이면
도깨비 숨소리 애끓고
애정의 사각지대에 버려진
여인들 신음 공허(空虛)하다.
사 층이 오 층이라 한들
도깨비가 환생할까 만,
다섯, (5)
“58년 개띠, 대한민국 허리라며 허풍이 대단하다. "
사가 싫다고
제 이름 육에 뺏기고
감춰진 사의 그림자 드리운체
숫자놀이에도
한 번쯤 쉬어 갈 참(站)은 절실하다.
황금색 중앙이니
조화요 중용이다
흑백논리의 살벌함 속에
음(2)과 양(3)을 두루 안아
천지를 가득 품었구나,
여섯, (6)
“ 6, 25동란, 백의민족 씨 마를 뻔 했다.
수백만이 흘린 피, 전쟁은 끝났는가? “
웬지 밀린 듯한
열외 된 느낌
오와 칠 사이에서
엉거주춤,
내세울 자랑도 없지만
없다면 서운할 듯싶은 애매한 수
있는 듯 없는 듯
모두 그렇게 살다가지 않더냐,
소외된 정겨움 육 아닌가,
일곱, (7)
"77,세븐 일레븐 머리 짜낸 상술이 놀랍다.
24시간 편의점, 다 말아먹게 생겼다,
더하기의 요술을 본다.
좋다는 삼의 수에 나쁘다는 사를 더해
행운의 수 칠을 만들었으니,
으뜸의 수 일에 좋다는 수 삼을 더하면
악수인 사가 되지 않더냐,
욕심의 산물은 언제나 그런 것,
홀로 좋은 수 일보다
품어 좋은 수 칠이라니
홀로 살 수 없는 인간사 수에서 배운다.
여덟, (8)
"88, 서울 올림픽, 군사독재의 계륵(鷄肋) 되었지만
민족의 자부였고 황홀한 한바탕 꿈이었다."
음양이 조화되어야
탄생의 경이를 보지
트랜스 젠더의 아픔을 보듯
남과 남, 여와 여,
희망의 대 끉김의 아픔을 본다.
숫자라고 다를까
수의 틀 안에서 안간힘 써보지만
한계에 갇힌 수 팔이란다.
아홉, (9)
" 99.9%, 순금을 사면 주는 인간 한계의 보증서, "
10을 칭한다면, 이미 지구인이 아니다. "
땅에 발 딛고 사는 자
하늘의 존엄은 알고 있다
십(0)은 불가촉(不可觸), 신의 수
인간의 한계 넘어 신의 영역이다.
날고 기는 땅의 고수들
겸손 떨며 9단에 만족한다.
10단을 칭한다면, 역린(逆鱗)이니
누가 용의 수염을 건드릴까,
지(地)의 한계를 아는 겸손의 수(數)
인간의 한계이니
바벨탑을 쌓다 깨달은
생존의 지혜이다.
열, (10)
"ㅇ순위 라면 깜박 죽는다.
순백의 색에 누가 덧칠을 할까? "
영(0)은 불변의 수
하나를 더해봐야 십 일일 뿐
아무리 애써도 지울 수 없는 수, 영이다.
하늘의 수에
땅의 수가 힘을 합쳐
십진법을 만들고
합쳐진 조화를 보고
행복한 착각에 빠진 인간의 역사란다.
하늘의 수를 대체 할
이진법 이라나
컴퓨터 놀음에 손가락이 바쁘다
.기다. 아니다. 흑백논리,
다시 바벨탑을 쌓는가?
아기도 손가락으로 세는 십진법, 벼리려는가?
이명숙
2013-10-21 23:37
숫자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재밌게 읽었습니다.
십진법, 버릴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기계는 이진법
사람은 여전히 십진법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가 살아있는 공간에선,
행복한 시간 되세요.
박목철
2013-10-22 05:55
《Re》이명숙 님 ,
이명숙시인님,
반갑습니다.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먼곳에 계시니, 행사때도 뵙기가 어렵네요,
저는 아직 이진법의 원리도 깨우치지 못했습니다.
수를 떠나면 내가 없더군요,
이명숙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십시요,
임세훈
2013-10-22 08:02
숫자를 갖다대어 인생을 논하니 탄복이 앞섭니다
고운 글 잠시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한송자
2013-10-23 00:06
숫자에 맺힌사연과 의미
놀랍습니다
감탄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행복하십시요
박목철
2013-10-23 05:43
《Re》임세훈 님 ,
좋게 덕담을 주시니 감사 드립니다.
숫자가 인생사를 지배하더군요,
아마 죽고나도 묘지 번호가 붙거나 하겠지요,
행복한 날들 되십시요, 임세훈님,
박목철
2013-10-23 05:45
《Re》한송자 님 ,
감사 드립니다.
찾아주신것도 감사한데, 칭찬까지 하시니,
늘 건강하시고 행복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경대호
2013-10-23 22:15
숫자는 추상의 개념이지요.
양의 수, 0 , 음의 수
사칙연산인 가감승제
추상의 개념이 인류를 발전시키고
어찌 생각하면 그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종교보다 더 밀착된 숫자.
많은 공력을 기울이신 글, 감사합니다.
길상용
2013-10-23 22:59
우리의 인생의 전반을
숫자로 풀이해주셨네요
해학과 정곡을 찌르는 명쾌한 해석으로요.
숫자로 본 인생.
정말 경이로움으로 하나 하나씩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숫자로 연결되어있고 떼어놓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경이롭습니다.
생년월일부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사는 집 주소까지...
잘 감상하고 갑니다.
황은경
2013-10-24 10:26
소운님,안녕하십니까?
단월입니다.
이곳에서 뵈오니 다시한번 감개무량합니다
저 숫자의 존재성과 가치 거기에 메여버린
인간의 희노애락..
수,는 우주의 행성들만큼 궁굼하고 의문이지요.
살고나는 시간도 오로지 숫자로 남겨야 하니..
수,는 어떻게 보면 가장 멋찐 수수게끼요,세상의 사령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무르게 하십니다.
좋은 글에 행복 플러스하여 소운님의 건필을 바라옵니다.
감사합니다.
공지사항 
공지사항
HOT menu
시인 박목철 문학서재 
이명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