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솔은 죽었다
푸른 솔은 죽었다
글/홍대복
아
푸른 솔은 죽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의연하게 수놓았던 푸른 솔은 죽었다
물밀 듯이 몰려드는 외래종과
무성한 잡풀에 뒤덮여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혼돈의 세상
이 땅을 떠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제 더는 버틸 힘이 없음이 안타깝다
굳은 의지 의연함 지켜 낼
한 치의 땅도 없이 이곳은 오염되었다
득실거리는 해충과
견딜 수 없는 살충제로 이 땅은 병들었다
점점 중금속에 중독되어 숨쉬기조차 어렵다
오 천 년을 굽어보던 꿋꿋함의 곧은 절개
아름다운 이 땅은 붉은 외래종에 뒤덮여
몸뚱이 처참하게 노란 떡잎으로 물들었다
무성한 잡초로 뒤덮인 이 땅은
호흡할 수 없는 불모지 바로 그 자체다
마셔야 할 맑은 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거센 폭풍우와 매서운 혹한에도
굳건함과 푸르름을 간직했던 상록수
말 갈퀴 낚아채며 몰아쉬던 거친 꿈과
올곧음의 정의는
저 들녘을 스쳐 가는 한 줌 바람이 되었다
이 땅의 상징이었던 불변의 높은 기상
온몸은 찢기고 뜯긴 상처투성이 되어
푸른 솔잎 떡잎으로 널브러져 이 땅 위에 구른다
아
철갑을 두른 듯이
언제나 변함없던 커다란 나무 그늘
변해가는 세상만사 인생은 새옹지마
독야청청 낙락장송 그 푸른 솔은 죽었다
20170825.
.*시작 노트
보잘것없는 한 국민의 작은 생각이건대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
한반도에 상륙한
준비 없이 받아들인 외세의 각종 문물
옥죄어오는 열강의 압박 속 불안정감
그리고
북의 미사일 도발과 핵 실험으로
갈팡질팡 일관성 없는 정부의 행태
또 한
민생은 멀리한 채
당리당략만이 주목적인
각 정당의 당파 싸움
이로 인하여
숭고한 민족정신과 우리의 의연한 기상
무엇보다도
음모와 권모술수에 가려져
정의가 죽어가고 있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라 말하지 아니할 수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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