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雲悲/박종영
ㆍ작성일	2007-06-23 09:05

ㆍIP:

왜목포구에서 3
왜목포구에서 3

글/雲悲박종영

방바닥을 손으로 긁습니다
손톱 밑에 그리움들이
모래알처럼 묻어납니다
염전바닥 이음매 사이로
참게가 뱃살을 흔들며
소금을 캡니다

시간이 출렁거리면
스멀스멀 기어오는 두터운 어둠 살
바다는 말술을 퍼먹고
거품을 게워냅니다
통통한 바람 살이 도탑습니다

갯벌의 발바닥을 핥던 참게떼 들이
숨을 할딱이며 쓸려갔다가 쓸려오고
제멋대로 굴러다닙니다
허락도 없이 뻔뻔스럽게
조갯살이 자궁 속살같이
쫀득쫀득 합니다
시큼한 뒷물 냄새가 납니다
왠지 모를 허전함이 엄습해 옵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콧구멍을 후벼 파면
내 몸 끝에선
더듬이 촉수가 꼼지락거립니다
입술이 갯벌을 훔치고
긴 혓바닥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갯바람이 바닷물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짭조름합니다
갈색 빛 여울이 발바닥으로
시간의 결을 지우고
첼로 선율이 수평선 위에서
악장으로 외줄을 탑니다
귓구멍을 후벼 파던 내 마음은 어느새
바닷물을 퍼먹고 있습니다.

홍문숙: 바 다

급히 돌아오는 길
문 앞까지 그가 밀물로 돌아오고 있다
저녁이 되어 노을에 쫓기듯
바닥 드러난 세월을 가로질러 주름진 발길로 다가오고 있다
저벅저벅 물결 저쪽 한 낮의 사연들을 애써 숨기며
후줄근한 깊이로 뻘을 빠져나오고 있다
바다의 속도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가 새기는 발자국들은 난감하다
불안이란 늘 벗어 놓은 지 얼마 안 되어서도
급격히 허둥거리는 의심들과 같다
그가 빠져나오자 짐짓 분주해지는 발자국들의 초조
그가 지금 물살 저쪽 한낮의 사연들을 애써 발자국으로 벗어놓으며,

물살 저쪽에서
또 다른 심연 속을 서성거리던 한 사내가 지금 돌아오고 있다
의심에 퉁퉁 불은 한 사내가 저녁이 되어
한 낮 저쪽의 알 수 없는 비밀들만 이끌고서 저벅저벅 빠져나오는 것이다
마치 썰물하고라도 싸운 듯 흰 셔츠에 립스틱 자국을 거느리고서
공복 같은 걸음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럴 때 내가 켤 수 있는 건 어둠인가 등대인가,
ㅋ 제 야기는 아니고요 ^^

-[06/23-10:45]-

雲悲/박종영: 홍문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멋진 글 감사합니다
참게떼가 갯벌의 지문을 묻혀 어둔 하늘에
글을 씁니다. 그 사이로 목발을 짚고
왜가리 한 마리 지나가고...
고운 휴일 아름답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06/23-16:23]-

임정수: 안녕하세요. 박종영 시인님! *^.^*

바다가 가져다 주는 정감있는 시어 속에
갯뻘을 밟으며 시어를 낚는 어부처럼,
그 바다의 한가운데에 제가 서 있더라도
바다는 포근히 감싸안으며
반갑게 저를 맞아줄 것 같은 생각으로
잔뜩 도취되어,
짭질한 바닷내음으로 참게를 건져 올려봅니다.

고운 시어에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주말,
편안하고 행복한 밤 되세요. *^.^* -[06/23-20:31]-

신 영: 고맙습니다. 雲悲/박종영 시인님~!

"---갈색 빛 여울이 발바닥으로
시간의 결을 지우고
첼로 선율이 수평선 위에서
악장으로 외줄을 탑니다"

雲悲 시인님, 감동입니다.
멋집니다.
맛나십니다.
시인님의 詩語들에 그만 행복에 겹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시고 행복하소서!
보스턴에서/하늘.
-[06/23-20:40]-

靑河朴景宇:
안녕 하세요 무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는지요
여의도는 엄청 덥군요
의미 심장한 시 잘 읽고 갑니다 무더운
여름날 늘 건강 하고 건필 하세요
^<.
-[06/23-21:21]-

김 영 진: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왜목 포구에서 하루의 영감에 깊이 심취하셨군요.
제 컴이 문제라 늦었습니다.
늘 건안 건필하시고 행복하세요. -[06/23-23:14]-

공순임: 갯내음이 여기까지 진동하네요.
술은 내가 마시는데 바다가 취한다. 라는 이생진 시인님의 시가 생각납니다.
행복한 주말 맞이 하세요. -[06/24-04:38]-

정병옥: 박종영 시인님..
바닷가에 살진 않지만
왠지 모를 갯벌 냄새가
해초처럼 풋풋하네요..
살오른 참게
그렇게 바다를 먹는군요..
고운 글에 마음 담아 갑니다.
편안한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06/24-11:39]-

雲悲/박종영: 창밖에는 여름 소나기가 한바탕 내리기를
반복하고 학원을 파하고 노오란 병아리들이
까르르 웃음 지으며 비에 흠뻑젖어
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정겨운 오후 풍경입니다
임정수 시인님
신 영 시인님
박경우 시인님
김영진 시인님
공순임 시인님
여름비 를 다 맞으시고 고운 발걸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행복으로, 기쁨으로 함께 하시는 날들 되세요
고맙습니다.시인님들 건강하세요. -[06/24-11:46]-

雲悲/박종영: 고운 걸음 감사드립니다
정병옥 시인님
장마 인가 봅니다
장마철 안전 주의 하시고
행복한 여름초입 함께 하세요
건강챙기시구요. 고맙습니다 시인님. -[06/24-11:52]-

홍문숙: 雲悲(秘)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숨겨진 구름이 조금 운치있는데요~~
늘 건강하시고욤 행복하소서^^ -[06/24-12:09]-

雲悲/박종영: 구름이 하늘을 가렸습니다
가려진 하늘이 안달을 합니다
슬픈구름이 하늘을 포근히 감싸안고
등짝을 토닥입니다.
정겨운 하루 풍경입니다
언제 비가 그치려나
잠자리가 보이질 않습니다
잠자리가 보여야 해님이 보일텐데...
홍문숙 시인님
고운 발걸음 감사합니다.행복하세요. -[06/24-20:36]-

안상인: 왜목포구의 정경을 겅감어린 시심으로
잘 스미게한 맛깔스러움이 짭조름 합니다.

아직 왜목포구를 가 보지 못헀기에
더더욱 가 보고 싶습니다.

늘 진솔하며 자연친화적 표현이 일폼입니다

창작으로 행복하소서 ! -[06/24-21:06]-

雲悲/박종영: 안상인 시인님 안녕하세요
왜목포구는 충남 당진에 있는 작은포구 입니다
언제 한번 놀러오시지요.
저도 대전에서 월요일이면 당진으로 내려갑니다
자연과 함께 진솔한 움직임을 관찰하고 자연을 대하면
마음이 가벼워 집니다.자연은 있는 그대로 표현합니다
항상 고운 발걸음 고맙습니다. 시인님. -[06/24-21:23]-

최평균: 올해 일월 일일날 해돋이를 보려
네 가족이 밀리는 도로를 더듬어 갔던
왜목 마을엔 우리나라 어느 해수욕장과 같이
상업이 덕지덕지 붙어서 숨 쉬고 있더군요.
결국 날이 흐려 해 그림자 쬐금만 보고
오던 길을 더텨서 오고 말았죠.
박종영 시인님 잘 계시죠?
시인님의 삶이 있는 왜목 마을에 머물다갑니다.
-[06/24-22:41]-

雲悲/박종영: 감사합니다 최평균 시인님
상업성이 물들어 퇴색되고
본래의 모습이 자꾸만 사라져감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은 많이 변해있습니다
그옆 용무치 등 작은포구들이 더욱 정겹죠.
고운 발걸음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06/24-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