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雲悲/박 종영
ㆍ작성일	2007-10-09 14:44

ㆍIP:

가지에붙어 시들어 말라 죽어가는 너를 보며
-가지에붙어 시들어 말라 죽어가는 너를 보며-

글. 雲悲/박종영

내가 바람의 낯짝을 볼 수가 없어
바람 대신에 그리움을 사랑했던 게야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꽃잎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기도 전에 벌레들의 집요한 공격에 무너져
파 먹혔던 흉물스런 몰골로 삭아져 가야만 했던 인생
바람의 치마폭에 안겨 흐느껴 울음을 터 트리고 싶어
몇 날 며칠을 미친놈처럼 헤맨 줄 아니?
한땐 너의 성긴 머릿결이 하도 윤기가 흘러 턱시도 날개를 단
꿀벌처럼 털이 숭숭 난 뭇 남정네들에게 사정없이 네 향기와
몸 물을 빨려 빼앗기던 화려한 시절이 있었지
바람은 호리병 주둥이를 스치며 윙윙 울고
갓 태어난 핏덩어리 붉게 물든 초경 혈처럼
하루의 치마폭에서 꽃잎의 비린 몸 물을 말리고
아픈 쓰라림의 상처를 익히 알고 있었기에 흐느껴 울었던 게야
서서히 제자리에서 말라 변색하는 너의 입술을 보면서
난 무슨 생각을 한 줄 알아?
진작에 네게 긴 입맞춤으로 너의 가슴속에 내재한 응어리를 깨워
붉게 표시해둔 세상의 그림 속으로 무너져 내리는 너의 꽃잎을
다시 살릴 수 있었는지도 모를 일을 무척 후회하고 있는 거야
발을 헛디뎌 집요하게 몸을 틔워 비집고 올라오던
너의 꽃 몽우리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젖꼭지를 깨물어 잘근잘근 가볍게 물어주고 싶도록 어여쁜 몽우리였던 게야
가끔 아주 가끔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들이
너의 표독스런 눈빛에 침몰하여 스러지고야 마는 것을 볼 때
너는 타고난 요부였는지도 몰라.
클레오파트라의 가면을 쓴 요염한 작태였던 게야
잡풀 잡꽃들이 집요하게 주위에서 피어나던 때라서
짧은 소슬바람에도 불쑥 소름이 돋아 너의 꽃망울을
가만 더듬어 보면 흠칫 붉고 비린 맛이 강물처럼 네 몸속을 흐르고 있던 걸 느꼈어
초경 혈이 터져 꽃밭에 뚝뚝 떨어져 내리던 날처럼
성스러운 네 얼굴이 햇볕을 받아 더욱 붉어지더라?
백발이 성성한 바람이 긴 머리채를 흔들며 다가오는 계절엔
넌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
표피를 움츠려가며 세상 속으로 갈색을 덧칠해가며 자신을 말려 죽이고 있던 게야
의식을 송곳으로 찔러가며 버티는 너의 모습을 보며
무척이나 마음이 쓰렸던 걸 너는 알까?
꺼져가는 눈빛이 차마 쳐다볼 수 없어 빈 하늘만 바라보다가 고갤 돌렸지
낡은 몸뚱어리에 붙어 쭈글쭈글 메말라가는 너의 꽃잎을 바라보며
오직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꺼져가는 너를 바라보며
흰 종이 위에 펜을 던져 너의 일상을 쓰는 일밖에 없었네
이 모든 사물 앞에 무너져 가는 너를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를 용서 하게나 꽃잎아!

김 영 진: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첫번째 댓글을 달게되어 황홀입니다.
꽃물이 철철 흐르는 시인님의 감성에.......
붉게 타고 넘쳐나는 시인님의 애증에.......
가을로 치닷는 사물의 본성을 짚어낸 시인님의 열정이 하늘로 솟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시어 풀풀 날으는 시향 가슴에 담습니다.
늘 건안 건필하시고 행복하세요. -[10/09-16:55]-

하늘: ~.~*
고맙습니다. 雲悲 시인님!

"---너의 꽃 몽우리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젖꼭지를 깨물어 잘근잘근 가볍게 물어주고 싶도록 어여쁜 몽우리였던 게야"

와우~
놀랍습니다, 雲悲 시인님!
진작에 시인님의 깊은 시심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놀랍도록 신비한 시어들에 하늘이가 감동입니다.
음,,,
좋습니다.
雲悲 시인님!
멋지십니다, 아름다우십니다.
언제나 끝없는 창작의 빛 밝히소서!
............ㅎㅏ늘.

-[10/09-22:50]-

최 평균: 어느 시인님의 가르침 처럼
Libido가 충분히 녹아 있는
글인것 같습니다.
이 가을 밤에 박종영 시인님의 서재에 들려
안타까운 꽃잎의 종말에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꿈길 여행 되세요. -[10/10-01:44]-

산월/최길준: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가지에붙어 시들어 말라 죽어가는 너를 보며...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꽃잎이 말라가는 안타까움 죽음은 늘 우리들 주위를 맴돕니다
아름다운 가을날 입니다
건필하시고 행복하세요

-[10/10-09:44]-

강승희: 박종영 시우님
성급하게도
마지막 남은
잎새를 그리셨군요
작가가 상상하는 세계는
시공을 초월 하니까요
건필하십시요 -[10/10-10:08]-

雲悲/박 종영: 이 깊은 가을에 소중한 발걸음하신
시인님들께 감사올립니다
김영진 시인님
신 영 시인님
최평균 시인님
최길준 시인님
강승희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부끄러운 글에 이렇게 왕림하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항상 멀리서 지켜봐주시는 시인님들이
계시기에 힘이 솟습니다.
경려와 박수는 더욱더 잘 하라는 질책으로 듣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10/10-20:32]-

박 걸주: 백발 성성한 바람이
긴 머리채를 흔들며 다가오는 이 계절엔
어쩔 수 없이 허한 가슴 쓸어 내려야 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심사가 고약합니다
머물다 갑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10/11-08:37]-

雲悲/박 종영: 박걸주 시인님 감사합니다
항상 고마우신 발걸음에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행복하신 가을날 기쁨만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10/11-09:25]-

소정 김미애: 시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가을엔 누구나 다 시인이 된다지만
자연과 호흡하며 자그마한 잎새 하나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할수 있는 님은 진정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조용히 나갑니다. ㅎㅎ -[10/11-13:43]-

안백수: 반갑습니다. 운비 박종영시인님.
가지 끝에서 말라가도 내년에는 다시 피겠지요?
오늘도 깊은 시심에 젖어 봅니다.
항상 고운글 감사드립니다.
이 가을날 더욱 행복하시고 풍성함 가득하시길 빕니다. -[10/12-09:18]-

이은성/炫林: 해마다 시들어가는 꽃잎을 보면서 그리 세월은 가는거겠져?
시인님의 시어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건안, 건필 하소서...()... -[10/12-13:01]-

雲悲/박 종영: 소중한 걸음 하신 시인님들 감사올립니다
소정 김미애 시인님
안백수 시인님
이은성 시인님
바쁘신가운데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가을날 기쁨만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10/12-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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