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분기 전남지회 한자리(2018. 11. 10. 12:00)

아직도 가을은 주위에 남아 있길 바라는데, 가을도 세월을 따라 갈 길을 찾고 있는 것 같다. 햇살은 가만가만 소리 없이 마음속에 들어와 보는 이들에게 상처가 될까 두려운지 저기 잣나무에 가지에 걸터 앉아있다.

이 고맙고도 고운 날에 전남지회의 4/4분기 모임이 가을 햇볕이 안아주는 순천의 고풍 가득한 미주 농원에서 모임을 가졌다.

항상 미소 가득하시고 모임에 빠지지 않으시는 배인안 고문님, 광주에서 박희홍 시인님과 정병근 기획국장님을 대동하시고, 연세에 걸맞지 않은 창창한 모습으로 항상 함께 해주시는 정찬열 이사님, 조용하면서도 고운 말씀으로 지회의 발전 방향을 이야기 해주시는 박희홍 시인님, 인자하시고 지회의 기둥이 되시는 정병근 시인님, 우리의 궂은 일을 다 맡아 삼키시는 이삐 김강좌 지회장님, 하늘의 허락을 받아야 함께할 수 있는 개도의 박근철 시인님, 땅 끝의 산속에서 농장과 시와 도를 닦으시는 소재관 시인님, 그리고 순천의 터줏대감 박정기 시인님과 풍류에 일가견이 있는 김종덕 시인이 함께 자리를 하였다.

[같은 배를 함께 타고 떠나는 전남 지회원 : 정병근 기획국장님, 정찬열 이사님,

박근철 감사님, 김강좌 지회장님, 소재관 시인님, 배인안 감사님, 박정기 시인님,

박희홍 시인님(좌로부터)]

이삐 지회장님의 한에 얽힌 인사말-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왜 그다지도 챙기지 않느냐, 남도 그렇지 않을 것인데-에 고개 푹 숙이고 여름 지난 지금에 서리가 내리진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참, 서리 내릴 계절이 와 버렸었다.

살면서 또 이렇게 미안한 일이 또 있었는가 싶다. 오늘은 먹을 것이 이렇게 많아서 좋은 날이다. 미안하고, 미안한 생각을 갖는 것은 미안한 일들을 해왔다는 것이다. 할 말 없이 도와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무거운 마음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기에 내가 바쁘다는 것은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위에서 출발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미안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지회 회원님들은 모두가 좋은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 무엇이든 다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에 분명하다고 생각해본다. 회원들끼리 안부 묻기, 지회 동인지 발간 문제, 조금씩 뜻을 모으면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일들을 확인했다. 멀리 있어 가보지 못한다면 안부와 위로로 힘을 보태는 일들이 더 좋은 단결로 갈 수 있다는 것도 다 공감하며, 서로 챙기는 일이 정을 쌓아가는 일이라는 것도 공존의 의미임을 같이 했다.

창으로 새어드는 햇살과 화로 위에서 익어가는 오리고기의 맛은 만추라기보다 새로운 가을을 불러 들이는 기분이었다.

[가을 햇빛과 건전한 식사]

만추 위에 앉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이렇게 모여 서로를 챙기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새기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좋은 날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어서 다음의 모임도 더 고운 마음으로 바위 위에 물이 고이듯 상큼함이 더해 질것으로 생각한다.

모두 함께 행복 하시기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