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7-07-14 20:47

ㆍIP: 221.xxx.92

식사예절을 말한다.

식사예절을 말한다. // 황우 목사 백낙은.

사람의 됨됨이와 그 인격이 가장 잘 나타나는 때가 그 사람의 말과 식사 때라 여긴다. 말도 그렇지만 식사예절을 보면 그 사람과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일이다. 관광차 중국에 가서 어떤 4성(星)급 호텔에 묵었는데 같은 호텔에 중국 사람들이 많았다. 식사는 뷔페식이었는데 식사 시간만 되면 자리 차지하기와 음식 갖다 나르기 전쟁이 벌어지곤 했다.

중국 사람들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다수의 사람이 앞 다투어 음식을 가져다가 식탁에 쌓아 놓고 먹다가 태반이나 남기고 가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 한국 사람들의 식사 태도는 양반이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도 좋지 못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중년 여성이 자기 딸과 함께 여행을 왔는데, 그 어머니가 딸에게 먹이려고 접시에 음식들을 담아 나르기 시작하더니, 그 소중한 음식을 그대로 남기고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과연 그 딸이 그 엄마에게서 무엇을 배울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제가 오늘 식사예절에 대해서 언급하려고 하는 것은 내가 식사예절의 공부를 따로 했거나 전문가라서가 아니다. 나도 옛날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밥상머리 교육을 기초로 한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일 뿐이다. 하지만 도저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어 필을 들었다.

요즘 TV프로그램에서도 공공연히 방영되었지만 자기가 먹던 숟가락으로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먹여주는 것을 자주 본다. 우리나라에 와서 배웠는지는 모르나 신사의 나라라고 알려진 영국 사람들도 친구끼리 서로 먹여 주는 것을 보았다. 이런 행동은 사랑하는 부부간에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이런 것을 보는 어린이들이나 시청자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까 봐 걱정이다.

우리나라의 밥상문화는 된장이나 물김치 같은 것을 큰 그릇에 담아 놓고 온 식구가 숟가락으로 함께 퍼먹는 것을 예사로 여겼다. 하지만 이런 관습도 바꿔야 한다. 앞 접시를 사용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젓가락으로 반찬을 이것저것 집어보거나, 휘저어 놓는 것을 보는데, 자기 침이 묻은 것을 왜 다른 사람이 먹을 음식에 묻혀 놓는지 모르겠다.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 중에도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더러 보인다. 너무 허리를 굽히고 음식을 허겁지검 끌어넣거나, 한입에 너무 많은 음식을 투입하여 우걱우걱 씹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까지 보이는 행동은 꼴불견이다.

옛날엔 식불언(食不言)이라고 하여 식사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였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가족끼리라도 식사 때가 아니면 달리 대화를 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다 들리도록 큰소리로 대화를 하거나 큰 소리로 웃는 행위는 볼썽사나운 짓이다.

또 식사를 마치고 후식을 먹을 때 손가락으로 수박씨를 파내거나, 젓가락으로 이를 쑤시는 것을 보기도 하는데, 정말 이해 못 할 꼴불견이요 나라 망신이다. 사람의 손이라는 것은 인체 중에서 가장 불결한 곳 중의 하나다. 아무리 손을 씻었다고 해도 악수 한 번이면 더러워질 수 있고, 물건 한번 쥐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뷔페에 가서 식사를 할 때 가장 꺼림칙한 것이 음식을 담는 집게다. 이 사람 저 사람 다수의 사람이 쥐었다가 놓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주로 많이 이용하는 아이스크림 통에는 대장균이 득실 그린다고 들었다.

옛날에는 우리 어머니들이 뒤집어서 아기 코를 닦던 그 치마로 숟가락을 닦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지지 않았는가 말이다. 요즘도 숟가락총을 잡지 않고, 입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손으로 잡고 숟가락을 돌리는 것을 보면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그리고 우리가 어릴 때는 식사 때 왼손을 사용하는 사람은 불효막심하다 하여 상종도 안 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요즘 왼손잡이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머리가 좋아진다고 해서 일부러 왼손잡이를 만드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사 때 양손잡이를 하는 것은 서양이 아닌 동양문화에선 보기 흉한 행동이다.

상차림 예절은 제사상을 차릴 때와 같이 어동육서(魚東肉西)니, 동두서미(東頭西尾), 배복방향(背腹方向). 숙서생동(熟西生東). 홍동백서(紅東白西)와 같은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간장 종지가 늘 중앙에 있었고, 어른 상에는 높이가 낮은 그릇을 오른쪽에 놓았고 왼쪽으로 가면서 높이가 높은 그릇을 놓았다. 또 한 가지는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반찬을 어른들 앞쪽에 두었고, 그렇지 않은 반찬을 멀리 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럿이 함께 식사를 할 때는 반찬 그릇을 편리한 곳에 두면 되겠지만, 밥그릇과 국그릇, 그리고 수저를 놓는 위치 정도는 알아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왼쪽으로부터 밥그릇, 국그릇, 그리고 숟가락, 그다음이 젓가락의 순이다. 물론 이 방법도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생긴 관습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동남아에 가서 손으로 밥을 먹는다고 그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 나라의 문화에 따라 식사예절도 다르기 때문이다. 식사예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제멋대로 사는 세상이라고는 하나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기본적인 밥상머리 예절이라도 가르쳐서, 그 어느 곳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동방예의지국의 위상을 더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정찬열

2017-07-14 23:05

백낙은 위원장님! 무더위에 고생이 많으시지요
우리가 자라면서 밥상머리 교육 보고 들으며 살아 왔지요
감히 할아버지 밥상에 다큰손자 가 함께하지도 않았던
지난 식탁시절이 아니던 시절 말입니다.
요즘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 되고보니 한상에 3대가
앉아 음식을 먹는것 역시 보편화 되었습니다.
식불언(食不言)역시 밥상머리가 아니면 따로 이야기
할시간이 많지않아 불가피 하다치고 생각해보면
한가족이라고 한접시위의 음식을 침이묻은 젓가락으로
함깨쓰는것 무심코 내려온 우리 음식문화 개선해야
할점으로 여겨집니다.
"식사예절은 말한다" 좋은 글 감사히 배독해 갑니다.
고온다습한 우기철에 늘 건안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백낙은	정찬열 작가님. 빠르게도 달려 오셨네요. 작가님의 댓글은 다른 사람보다 열배나 더 감사하며 읽습니다. 온 몸으로 즙을 짜듯 째낸 결과라고 여기니까요. 식사예절에 있어 저라고 온전하기야 하겠습니까. 비 전문가인 제게 거슬리면 다른 사람에게도 그럴 것이라 여겨 몇 자 적었는데 책 잡히지나 않을까 망스렸습니다. 이 무더위에 건강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7/15 10:27

이석희

2017-07-15 07:16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요즘 젊은 어른들과는 적어도 4,50년의 차이가 나니 세대 차이를 넘어서 반세기 가까이나 되니 어찌할 방략이 없습니다. 모든 인생 기본 교육이 가정으로부터 비롯되는 게 원칙인데 언제 제대로 배운 적이 있어야지요. 소위 산업화 이후 세대들이어 그런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부모가 모르는데 자녀인들 어찌 가르치겠어요. 옛날 식으로 생각한 어른들이 이런 광경에 끼어들다 보면 망신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세상이 되었으니 더 그렇습니다. 그래도 요사이 자성의 움직임도 보이는 가정이 있어 다행입니다. 그저 멀리 갈 것 없고 내 자식만이라도 좀 생각하면서 키웠으면 좋겠어요. 위원장님께서 이렇듯 간절한 말씀을 하시니 하나 둘씩이라도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교훈에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백낙은	이석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날씨가 고르지 못해 어려우시지요. 우리나라엔 복날이라는 것이 있지요. 이 더위 때는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는 조상님들의 가르침이라고 들었습니다.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침 저녁으로 밭일을 조금씩 합니다만 요즘은 너무 많이 더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 매고 있답니다. 고운 자취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뵐 때까지 건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7/15 10:33

박목철

2017-07-16 11:41

아주 적절한 지적을 하셨습니다.
예전에 우리가 어리던 시절에는 식사시간이 교육 시간이었지요,
당시에는 밥 먹는 시간이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맛있는 반찬이라고 연속해서 손이 가면 당장 주의를 받았습니다.
요즘 애들은 옛 기준으로 보면 상놈 중의 왕 상놈이지요,
젓가락 질도 아예 포기하고 포크로 밥을 먹는 게 흔합니다.
사실 외국 여행을 많이 가는 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얼마나 무질서를
떨어서 눈살을 찌프리게 할까 하는 걱정이지요,
요즘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애들이 많습니다. 아마 십중 팔구는 야만인 취금을
당하리라 생각합니다. 누구하나 이런 심각성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백낙은	박목철 작가님. 우리가 어릴 때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를 버릇없는 놈으로 많이 나무라셨지요. 그래도 우리 대는 그런대로 남과 섞일만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참 문제입니다. 오냐 오냐 길러놔서 아래 위가 없으니 말입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7/16 18:04

김종덕

2017-07-18 14:40

배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식사예절은 큰 부류의 예절(manner), 에티켓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방훼되지 않는 것, 이러한 것을 넓게 보면 모두가 같은 범주에 속할 것으로 봅니다. 자기가 아닌 다른사람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고쳐야 겠지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다른사람에게 불편을 제공하는 것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이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뜨 그렇게 가르쳐야 겠지요. 예절은 개인이 아니라 나라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규칙입니다. 서로 배려하고 방훼가 되지 않는 것들을,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겐 바로 잡아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을 말씀입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백낙은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제가 너무 과잉반응을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답니다. 전문적인 것은 나니더라도 지극히 상식적인 부분은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늘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룩한 은혜가 충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7/19 13:40

김상화

2017-07-23 22:40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업으로 다른 곳에 정신을 빼앗길 틈이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렇지 않겠나 생각이됩니다
그래서 근 1개월간 서재를 들리지 못했습니다
자주 뵙고 좋은 의견과 좋은 말씀을 배워야 하는데
들리지를 못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위원장님
식사 예절에 대한 글 잘 지적하셨습니다.
문화 선진국이 되려면 식사 예절도 한목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신 글입니다
잘 배독하고 갑니다
연일 날씨가 찜통을 방불케 합니다
얼마나 더운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 막힐 정도로 덥습니다
삼복더위 잘 이겨내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업이 우선이지요. 저 역시 제 4수필집 출판 관계로 글 자주 못 올렸습니다. 사업도 번창하시고 건강도 유념하시기를 빕니다. 이곳은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걱정이었는데 이제 조금 오네요. 아마 내일은 좀 많이 온다고 하니 기다려 보겠습니다. 늘 승승장구 하심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7/24 16:16

김경렬

2017-07-30 23:39

식사예절을 말한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감동으로 배람하면서 한표 꾹 눌렀습니다.
늦게 들어와 죄송합니다.
무더위에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백낙은	김경렬 작가님. 반갑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보면 늙은이 노망했다고 할 것입니다. 제 멋대로 사는 세상이 되어 가는데 예절은 무슨 잠꼬대라고 생각하겠지요. 아드님의 완전한 회복과 가내 평안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7/31 15:33

조서연

2017-09-07 12:24

작가님 교훈적인 말씀 새겨듣습니다

저또한 나이는 이제 갓 50이넘었지만
어딜가나 음식에 대한예절이나 위생적으로
눈쌀을 찌뿌릴 때가많아 나가서 음식을 잘먹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아이들하고 기분좋게 외식이나 하러
나가거나 그럴일들이 간혹 있습니다 마는
아이들이 하는말 엄마 그냥 오늘은 눈찔금감고
기분좋게 드세요 하지만
결국 여러가지 불쾌감으로 비분 상한일들이 많았지요
하여 아이들이 저와 외식을 안한다 합니다 ㅎㅎㅎ
엄마는 모든걸 넘 까다롭게 본다고
하지만 오늘작가님 수필을읽고서
어쩜 이리도 내마음하고 같으실까
기분이 참좋았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우리나라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옛것에대한 생활속에 예의와 범절은
부모로부터 자식에게로 남에게 피해주지않은 예절은
가르켜 주어야만 부모도리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보는
귀한 글 스산한 가을바람 부는날에 취해 봅니다


백낙은	조서연 시인님. 어렵게 찾아 주시고 댓글 주셨는데 늦게 보아서 댓글이 늦었습니다. 요즘은 너무 보편화된 식습관이라서 나도 불식간에 따라 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이 식사예절은 구성원 모두가 지키기를 힘써야하는 과제인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은안하소서.	11/24 15:00

각박해지는 시골인심.

대통령에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