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평균
ㆍ작성일	2006-12-25 23:29

ㆍIP:

2006년 크리스마스엔...
십 분을 걸어서 도착한
대림 역으로 오는 길에는
정쟁의 불씨가 된 노대통령의 발언은
어디에도 느낌이 없고, 젊고 발랄만이
거리를 점점이 수 놓는듯하다.

특히나 대목을 보려고 빵 가게 앞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케익 상자를 보니
아마도 저런 건 노년층 보다는 젊은층을 겨냥함이니
크리스마스는 나 같은 중늙은이의 명절은 아닌 듯싶다.

가만히 떠 올려보니 나도 젊을 때
이때만 되면 명동거리를 내 나와바리(구역: 죄송 문맥상)인양
활개치고 다녔던 적도 있고
교회에서 성가대로 행사에 참여하다
새벽이면 곱은 손 호호 불어가며 새벽 송을 다니기도 했으니
지금은 이시대의 언저리에 내가 있다고 한들
마냥 서운하지만은 않다.

아마 지금도 그러하겠지만
우리 때는 크리스마스 베이비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그때는 크리스마스이브와 년말에 만 통행금지가 없어서
젊음을 맘껏 즐기다 보면 서로가
마음 이상을 허락하는 경우가 많았었으니 무리는 아니리라.

그래도 그 인연으로 남은 생을 같이 한다면
그건 참 좋은 기회이리라.

이야기가 어째 딴 길로 나가는 것 같다.
물을 한잔 들이 키고 다시 글 매무새를 다듬어야겠다.

대림 역에 다 들어서도 아가씨들의 옷매무새나 복장이
절로 내입에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잘 차려 입었다.
많이 야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뭇 사내의 눈길을 끌기에 모자라지 않다.
역사 밖으론 빨리도 떨어져 내리는 어둠을
가로등 불빛이 애써 막아보고 있다.
여기서 아내를 기다려야 한다.
손목에 찬 시계는 밧데리가 다 되어서 멈춘 지 오래니
가슴에 품고 있는 핸드폰 시계를 확인해 본다.
지금이 저녁 7시 40분....
예상 보다 아내가 조금 늦는구나 생각해본다.

“빨리 준비해라..”
“시간 늦겠다~”
큰 아들에게 외출 준비를 채근하던 나에게
뜻밖에 아내의 전화가 왔다.
오늘 늦을 줄 알았는데 지금 업무가 끝나가니
콘서트 같이 가면 어떻겠냐는 전화다.
‘알았다’ 하고
큰아들에게 양해를 구하니 흔쾌히 승낙한다.
“그럼 좋지요 원래 목적이 그거였잖아요!”

작년에 이어서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 선물로
sg워너비를 포함한 빅4 콘서트 티켙을 두장 마련해서
같이 다녀오시라고 내미는 걸
아내의 오늘(24일)업무가 너무나 늦게 끝나니
고심 끝에 큰 아들과 같이 가기로 하고 준비하다가
아내의 전화를 받고 아들의 양해 하에
대림 역에서 아내를 기다리는 중이다.

안되면 반납하자는 내 제의에 아들 두 녀석은
어렵게 알바해서 산 티켙 인데
반환하면 만 오천여원(10%)이 손해이니
안되면 저희들이라도 간다고 우겨서
할 수 없이 우여 곡절을 겪다가
크리스마스의 기적인지 행운인지 본래의 목적대로
아내와 내가 관람하기로 진행이 되어 가고 있다.

지하철이 몇 번 지나가도 아내는 안 온다.
갑자기 전화기 벨이 울려 받아보니
아내가 탄 1호선 지하철이 앞 전동차의 장애로 조금 늦단다.

속절없이 기다리며 오가는 커플들을 바라보니
정말로 모두들 들떠서 주위는 안 보이는 듯하다.
갑자기 어둠 뒤편의 사람들이 생각나는 건
또 무슨 짓궃은 심사인가...
얼마전 작은 정성을 나눠 드렸던
정선의 독거노인들은 차제 하더라도
연인이 없어 쓸쓸히 이 밤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나
크리스마스인지 뭔지 안중에 없고 일만 해야 하는
배고픈 사람들이....
그리고 병상에 계시는 어르신들...

전동차가 들어온다는 안내 방송에 맞춰 울리는
아내의 전화가 나의 생각이 사치라고 꾸짖는 듯
나의 사색을 대림역사에 다시 앉혀 놓는다.

작년에는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빅4 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삼성역 소재 코엑스의 대서양 홀에서 콘서트를 한단다.
우리는 아이들과 같이 트롯트 보다는
‘김종국’ 이나 ‘휘성’. 특히나 ‘sg워너비’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작년에는 ‘김종국’, ‘바이브’, ‘엠투엠’, ‘sg워너비’가 공연을 했으나
올해는 ‘김종국’이 군 복무 중 이라서 인지
‘휘성’과 ‘바이브’, ‘sg워너비’, 그리고 작년에 잠시 출연해 한 두곡 불렀던
‘씨야’가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 역에서 내려 공연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자연 빨라진다.
아마도 10분 이상 늦은 것 같다.
늦어서 허둥대는 길은 항상 멀기만 하다.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허둥대며
쓸데없는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시작된 콘서트 장에는
화려한 무대의 채색들을 동경하는 젊음들이
어둠에 웅크리고 앉아 손에 그저 자그마한 불 막대로
무대의 휘황과 겨루고 있다.
어렵사리 우리의 자리를 찾아서 앉으니
‘휘성’이 한참 열기를 북돋우고 있다.
가수들은 아마도 저런 맛으로 음악을 하는가 보다.
너무도 열정을 다해 노래하다
성대를 쓸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가수에겐 사형 선고 같은 경고성 진단을 받았던
24살 젊은 가수이건만 정말로 최선을 다해 노래한다.

한 바람의 휘몰이 무대가 끝나고
다음으로 나오는 그룹은 ‘가비엔 제이’ 와 같이
여자 sg워너비 라고 견주고 있는 ‘씨야’의 무대다.
오프닝 무대는 외곡 팝송에 맞춰서 격렬한 섹시 댄스로 시작한다.
하얀 의상으로 차려입고 출연한 그녀들이
참 곱게 느껴졌다.

아마 저것은 립씽크 일거다.
저리도 격렬한 춤사위와 같이 라이브 하기란 정말 힘 들 거다.
그 생각 중에 잠시
오늘 낮에 작은 아들이 해준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일회 공연 때 이곡에 맞춰서 격렬한 춤을 추던
‘씨야’ 멤버 중에 남규리 라는 가수가 춤에 몰입하다보니
웃옷 끈이 끊어져서 옷이 흘러내려 가슴을 노출된 것도 모르고
1분여를 공연하는 사고가 있었단다.

내가 봐도 어지간히 탄탄한 옷매무새가 아니면
있을 수 있는 춤사위다.
데뷔 한지 1년도 안되었는데
이런 큰 콘서트를 하게 돼서 그런지
어제의 불미스러움에 그러는지
한 멤버가 인사말을 하며 눈물을 글썽인다.
다른 두 멤버가 다독이며 격려한다.

하지만 사실 나는 세 여자 가수 중에 누가 남규리 인지 모른다.
그저 하나같이 젊고 예쁘고 늘씬 한 게 보기 좋다.
아마도 나는 딸이 없어서 더 부러운지 모른다.
공연 중간에 장난감 병정 오페라에 나올듯한 병정들이 나오더니
갑자기 계획에 없던 이효리가 출연하여 흥을 더욱 돋운다.
아마도 기획자의 의도된 깜짝 이벤트 인 것 같다.

바이브의 무대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보는데
내가 느끼는 건 음악성이 너무도 좋고,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도 많이 뜨질 못한다.
역시 그들 농담대로 그들의 자그마하고 뚱뚱한 외모 때문인가??
아니겠지??
아무리 비디오 시대라지만...
그래도 심취해서 열연하는 게 다른 인기가수 못지않다.

마지막으로 나와 아내가 좋아하는 sg워너비가 나온다.
익히 자주 들어서 한 곡 한 곡 부를 때마다
정감이 있어 큰소리로 따라 불러본다.
sg워너비는 10대에서부터 4,50대에 걸쳐 고른 팬 층을 두고 있고
기성 가수와는 조금은 다른 창법으로 우리에게 신선함을 준다.
언젠가 왜 sg워너비인지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싸이먼 앤 가푼콜을 담고 싶어서 두 사람의 이니셜과
닮고 싶다는 뜻의 영어 워너비(wanna be)를 합쳐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 한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 치고 자라면서 감수성 예민할 때
싸이먼 앤 가푼콜의 팝송을
한두 번 안 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노래가 정감이 가고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sg워너비의 노래들을 듣고 있다.

어쨌건 이들은 새로운 창법으로 대중 앞에 서니
요즘 신인들은 그들의 영향을 받아서
비슷한 노래를 많이 부른다는 음악 평론가들의 평론이다.
아마도 여성그룹 ‘가비앤제이’ 나 오늘 나온 ‘씨야’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듯하다.
누가 더 sg워너비에 가까운 창법으로 노래하는가에 대해
네티즌들이 공방을 펼치기도 하니 말이다.

이들은 음악을 좋아해서 tv의 오락프로 같은
외도를 피하고 오직 노래에 전념하며
인사성도 밝아서 안티 팬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공연이 다 끝나고 어둠을 씻어내는 장내 등이 밝혀졌다.
벗어놓은 외투를 집어 들며 주위를 돌아보니
전부 젊고 생기발랄한 젊음으로 그 넓은 홀이 꽉 찼으니
우리는 아마도 이 홀에서만은 걸리버가 된듯하다.

어쨌거나 참 좋다.
아내 말대로 건강을 챙겨서
그 좋아하는 친구들, 낚시, 글쓰기, 그리고 덤으로
이런 살아있는 것 같은 젊음의 중간에
옹색하지만 몇 시간을 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즐겨야 할일이다.

밖으로 나오니 그 많은 젊음에 휩쓸려 걷는 길인데도
밤공기가 제법 쌀쌀하다.
아내도 한기를 느끼는지 더욱 내게 바싹 붙어온다.
지하철역에 다 달아 마지막인 신도림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아내와 감상평과 작년과의 비교 등 을 토론하며 오다가
혼자 앉아있는 아내의 얼굴을 얼떨결에 들여다보니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아차!
내가 뭔 잘못을 했을까?
무심 속에서 실언은 안했는지??
아무리 곱씹어도 잘못한건 없는듯하다.

그럼 오늘 나와의 데이트가 가슴 벅차는 감동을 주었나??
많은 승객사이에 물어 볼 수도 없고 해서
왜 그리 눈물이 흔하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랬더니 아내는
가끔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보면 감정에 북 받혀
울 수 있는 게 여자라며 그것도 아직 헤아릴 줄 모르냐고 반박한다.
에구~

그런데 나중에 들어 보니
그것도 허울 좋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낮에 근무에 피곤한데 서둘러 콘서트를 보고
지하철 좌석에 앉으니 저도 몰래 하품이 크게 나오고
눈물이 고인 거란다.
이렇게 허무하고 맹랑할 수가.

대림역에서 내려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에
집에서 기다리는 큰 아들을 생각하며
뭐 큰 아들 불러내서 맛있는 걸 먹고 가던지
사가지고 가서 큰아들과 같이 먹자하니
또 술 생각나서 그런다고 핀잔이다.
어제도 그렇게 마시고 밤새 고생하더니
또 술 생각이냐고 종 주먹을 대며 공격하는
아내 앞에선 할 수 없다.
항복해야지.
이럴 땐 빠른 항복이 빠른 행복의 지름길이다.
그래도 그렇지...쩝쩝

그냥 큰아들과 같이 아내가 끓여주는 청국장에
밥 한 그릇 뚝딱 먹어 치우고 자자..
작은 아들은 친구들과 놀다 새벽에 들어온단다.
부럽다.
너는 먹이 찾는 밤 부엉이 인데
나는 동물원의 올빼미밖에는 안되는구나.
컴퓨터에 올려놓은 오늘 공연에서 들었던
바이브의 ‘술이야’란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든다.
‘난 늘 술이야~ 맨 날~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내가 힘들 줄이야~’
에구 내 팔자야..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는 바삐 나가고
댕 그러니 내 몸뚱이만 침대 한 켠에 굴러있다.
아내의 일터는 크리스마스도 없는 직장이군.
부스스 눈 비비고 최소한 양치는 해야 되므로
화장실에 들렸다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 전원 버튼을 누른다.
‘쉐~에이~’하는 소리를 앞세우고
모니터에 환한 빛이 내 품에 찾아든다.
인터넷에 들어가니 엊그제 상반신 노출 공연사고가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단다.

또 한번 아름답고 순진한 소녀를 기성 사회가 죽이려나보다.
뭐가 그리 떠들 일이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관객들은 무대와의 거리와 어두운 조명 때문에
노출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데
어느 사진 기자가 찍어서 노 모자이크로
인터넷에 유포했단다.
허긴 모자이크 처리해도 즉시 재생하는
우리 네티즌들의 실력이고 보면 모자이크 처리는 문제도 안 된다.
그 사실에 대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팽배하다.

공연 중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아무래도 씨야가 일년 새 그만큼 큰 건지,
아니면 앞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을 큰 그룹이 되던지 할 것 같다.
단지 이 시련을 슬기롭게 넘어 간다면 말이다.
적어도 시련을 이기려면 자신의 의지가 굳건해야 할 것 같다.
누가 아니 어느 메스콤이 잡고 흔들든
꿋꿋이 음악 활동에 정진하고 활동하며
세간의 눈길을 적당히 무시할일이다.
아무리 커다란 태풍이 불어도 꿈쩍 않고 서있는 낙락장송이거나
그런 바람쯤 웃어넘기며 갈갈대고 서 있는
강변의 갈대 이거나 말이다.
국민의 대다수, 아니 대부분의 팬들은
그것이 자신의 업무에 열중하다 생긴
작은 흉터인줄 충분히 알 터 이니 말이다.

이런 저런 댓 글을 보다 보니
우리 아이들이 속해 있는 지금 세상이
조금은 이해가 되면서도 많은 우려가 생긴다.

예전에 군에서 내무반장으로 있을 때
멀리 광주에서 신병 낭군님을 보고자 어린 아기를 업고 온
여자 면회객이 생각난다.
면회실에서 기다리는 그녀를
훈련 때문에 늦어지는 신병을 대신해 먼저 면회실에 갔었다.
들어 보니 참으로 딱하다.
아이는 이제 돌도 안 되었는데
신랑은 입대하여 시어머니와 같이 산다고 한다.
애기 아빠는 건강히 잘 있고 지금 훈련 중이니
안심하고 잠시 기다려 달라는 내 앞에서
어린 아기가 울며 보채자 스스럼없이 옷섶을 들추어
젖을 내 놓고 아이에게 젖을 먹인다.
총각인 내 앞에서 새댁인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양,
아니 당연하다는 양 젖을 먹인다.
나는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황당했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건 적당히 통통하게 젖이 불어
아기에겐 더없이 꿀맛의 식사겠구나 라는 생각만 했었다.

그 후로도 제대 후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젊은 애기엄마들이 많은 승객들 사이에서
스스럼없이 젖을 꺼내어 아기에게 수유하는 모습을 보았다.
학창시절 보았던 도색 잡지의 여인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똑같은 노출이지만 젊은 나에게
그것은 호기심이나 엉뚱한 생각을 유발시키진 못했었다.

또 젊었던 어느날엔 만원버스 안에서
내릴정거장에 꼭 내리려고 아귀 다툼하고
승객들 사이를 비집고 빠져 나오다
브라우스 단추가 다 풀려서 거의 상의를 노출하다 싶이 한
여성 직장인을 봤을 때도
어떤 성적인 감흥 보다는 불쌍해 보이고 안쓰럽기만 하였다.

차라리 명작이라고 필독을 요구해서
학창시절 읽었던 소설
'테스'의 에로스 장면을 묘사한 짧은글에
배꼽 아래가 후근함을 느낀것이 작가의 의중에 맞아 떨어지는
더 선정적인 장면인지 모른다.

의도적인 노출과
자연스럽거나 세상살이에 열중하다
어쩔수없이 일어나는 노출은 엄격히 달랐다.

아가씨가 되었건 젊은 아기 엄마가 되었건
나이는 선후를 헤아릴 필요도 없이
바라보는 느낌이 그리도 달랐다.

요즈음은 저 출산에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 일을 흔히 볼 수는 없지만
결단코 내 아기가 극한 사정에 놓이면
주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젖을 물릴 수 있는 게
우리의 어머니들 일 것이란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어머니의 힘은 위대 하므로.....

남규리라는 여자 가수도 언젠간
한 아이, 아니면 두아기의 엄마가 될 것이다.
그때에 그런 상황이 되어서 스스럼없이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면
그때도 그렇게 난리 법석을 떨까 모르겠다.
똑 같은 여인인데 아기 엄마와 아가씨의 노출은
이렇듯 반응이 다르다.

그렇게 크게 떠들 일도 아닌데 메스콤과 네티즌이 합세해서
더욱더 어려운 궁지로 모는듯하다.

부디 우리 아이들은 그런 문화에 물들지 않고
고운 물감으로만 채색되었으면 한다.

더군다나 이런 계기로 인터넷엔 낚싯 글이 난무한다.
아리송한 글로 조회수를 높이려 안간힘 쓰는가 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인 듯하여 들어가 보면
다시 또 노출사건으로 들어가고,
그 글들에 반박하고 비난하고 설전으로 이어진다.

한 여가수의 하찮은 실수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이익이 되는대로
말하고 유포하고 이용하는듯해 마음이 무겁다.

더구나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
관중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한 뒤
감성이 여릿한 21살내기 이 아가씨는
끝까지 자기가 맡은 소임,
즉 4차례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으니
이 여가수에게 비난보다는 나 혼자만이라도
벌떡 일어나 무한한 신뢰의 박수를 보낼 뿐이다.

의도적으로 부정부패를 일삼아도
그들의 동지들에 의해 무슨 특사니 하여
금방 정계나 재계 복귀하는 이 시대의
기성 사회의 알량한 지도자층들 보다는
훨씬 참신하고 터럭밖에 안되는 실수를
우리는 조용히 포용하고 이해하려 힘써야겠다.

한참 꿈에 부풀어 재능을 발산하며
어두운 무대에서 열과 성을 다하는 그녀가
이 시련을 기회로 삼아서 대성하여
우리 대중 앞에 우뚝 서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2006년 12월 25일 저녁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