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 평균
ㆍ작성일	2006-10-16 22:28

ㆍIP: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최 평균

"아범아!! 술 한잔 하자!"
나이든 아들에게 술병을 내미는 거북이 등껍질 같은
아버지의 손등이 오늘은 수명이 다된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괜시리 쓸쓸해 보여 슬퍼집니다.
면벽구년의 달마거사 같은 암울한 마음을 모르는 척 한마디 합니다.
"아버지! 내가 술 고프니 다 마실깨 아버진 딱 한잔만
하세요."
노인정서 한잔하시고 불콰해지신 아버지의 세월같은
얼굴을 말끄럼이 바라보며 투정 같은 아양을 떨어 봅니다.
오늘 따라 아버지의 다크써클도 깊고 어둡습니다.

"아범아!!"
아버지가 부르십니다.
자식 내외를 위해 한번도 일찍이 방문을 두드리지
않던 아버지가 아들을 부르십니다.
게슴츠레 쳐다본 건너편 벽시계는 우리가 도저히
일어날 수없는 여섯시라고 건방지게 팔짱끼고 내려다봅니다.
"예~~에!"
긴 꼬리 원숭이의 꼬리처럼 긴대답을 해봅니다.
아내의 옷매무새를 갖출 시간을 생각해서도 이지만
이렇듯 일찍이 부르시는 아버지의 행동을 미루어
짐작키 위한 대답입니다.
굳이 즈려 생각 안해도 그 이유를 알면서도 설마 하는 맘으로..

어머니는 한 삼년쯤 전 강남의 안세 병원에서 척추 시술을
받으신 후 그녀의 침대에서 스스로 일어나시질 못합니다.
처음엔 별로 걱정을 안했는데 젊은 날의 고생이
그녀를 그녀의 침대에서 헤어나질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아픈 와중에도 걱정이 태산입니다.
"아범아! 요즘 일이 많이 없니? 돈이 없어 친구들과 술도 않고 이리
일찍 들어왔니? 승규도 영진이처럼 운전학원 보내서
운전할수 있게 해야지. 승규 입학금은 마련 됐니?
어머님이 걱정인데 어머니는 새끼들이 더 걱정이시다.
아버지는 젊은날의 보상인양 고이고이 병간 하십니다.
그런 어머니가 간밤엔 밤새 토하시고 변을 많이 보셨다고
아버지가 일찍이 아들 내외를 깨우셨습니다.

오늘은 모든 일 제쳐두고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를 보살펴 봅니다.
깊이를 알수없는 안개속 같은 어머니의 병마를 조금만이라도
떼어내어 지루한 겨울과 함께 던져 버리고저 팔다리를 주물러 드립니다.
아니 나를 위로 하기위해 손발과 어깨를 열심히 주무릅니다.
몇 년 전 베어다 습기 많은 뒷곁에 말린 대나무 줄기같은
어머니의 팔다리에 내 어깨가 그냥 슬픕니다.
어머니는 진짠지 거짓인지 시원하다고 나의 손길을 배웅치 않습니다.
그래서 인지 많이 좋아졌다고 아버지가 어머니 몰래
앙상한 소주 한 병을 품에 감춰 아들방에 오셔서 한잔하자 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니 괜히 슬퍼지는데 컴퓨터로 듣는 음악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합니다.
즐겨듣던 저 노래도 오늘은 이렇게 슬플 수 있네요.
"엄마! 하하하 뭘 그렇게 삼십원을 깍으세요?"
이십 여년전 도란도란 떠드는 소리에 일어나 나가보니
어머니가 리어카에 실린 계란 한판 사시면서 실갱이
실갱이 끝에 삽십원을 깍으십니다.
정오를 조금지난 여름녁 햇빛이 내 부끄러운 얼굴을
마치 M.R.I 촬영하듯 조목조목 비춰 줍니다.
지난밤 늦게 마신 소주 몇잔의 일부가 얼굴과 머리의
실핏줄 속을 느리지만 섬세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정말로 어머니께 미안하여 참지 못하고 알콜석인
조금은 앙탈같은 내 한마디입니다.
어머니가 한줄기 풀 바람인양 돌아보며 웃으십니다.

"어머니! 남자들은 나가서 한번에 몇만원 씩 술값을
내고 술도 먹는데 그 몇십원 깍아서 뭐하려고 그래요?"
어제 늦게까지 근무하고 그 좋아하는 돼지 갈비에
소주한잔하고 이 삼만원 탕진하고 근무 없어 늦게 일어나
쑥대머리로 바같에 나오니 계란장수와 실갱이 끝에
삼십원을 깍으시는 어머니를 보고 너무도 간밤의
내가 미웁고 미안해서 웃음을 가장한 나의 물음이었습니다.
삼십원을 얼마나 더 아껴야 내 어젯밤 술값이 될까?
"하하하 그래.. 남자들은 돈을 쓸땐 그렇게 쓰고
또 여자들은 그 작은 돈 이라도 아껴야 하는게 각자의 삶이란다.
절대 남 앞에서 초라하지 말아라!!하하하"
어머니의 말씀이 더욱 나를 다 말라버린 무말랭이처럼
쪼그라들게 하십니다.

항상 앞장서서 우리 가족을 이끌어 나가시던 어머니셨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 프로포즈했던 여인에게 끝까지
답을 듣겠다고 남의 집 처마 밑에서 통행금지 풀릴 때 까지
기다리다 지쳐 돌아온 당신의 아들에게도 한마디 추궁 없이
"어딜 그렇게 다니다 이제오니?"하고 물으셔서
"사랑하고픈 여자에게 체여 밤새우다 통금 풀려서 와요!! "
하고 힘없이 대답하면
"어이구! 그건 네 짝이 아니라서 그럴 거야. 우리 아들 짝은
아직 다른데 있나보네? 힘내라!
어여 들어와라 해장국 끓여 줄게, 많이 춥지?"
하시며 외박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고 한없는 사랑과
끝없는 아들에 대한 절대 신뢰를 표하시던 어머니...
사랑했던 사람과 그녀의 어르신 반대로 헤어졌을 때도
"주소가 어디야! 어디 좀 줘봐! 어디 우리 아들보다 잘났나보자!"
하시며 한복 차려 입고 멀리 충남 공주까지 홀연히 가셔서
"이집 딸도 예쁘지만 우리 아들도 괜찮게 키웠어요!"하며
일갈 하시던 어머니 앞에 난 항상 조그마한 당신의 아들이었죠.

별리에 힘들어하던 아들에게
"걱정마라! 이엄마가 일주일에 두번씩 선보게 할께. 니 맘에 들 때까지.."
하시며 남 앞에 초라하거나 치사하거나 구차하게 살지 말라던 어머니.
지금은 그 어머님이 길어진 겨울 그림자처럼 세월 앞에 초라하십니다.
가끔 들어서는 나이든 아들에게 "죽기가 살기보다 왜 이렇게 힘드니?" 하시면
"뭔 그런 소리 하세요? 아버지도 계신데. 쓸데없이!!"하고 골난 소리하면.
"아범아! 어디 농약이라도 한컵다오! 너무 힘 든다."하시면
"에이구! 나먹을 농약도 없수! 조금 기다려 봐요! 두컵 구해서 같이 마시게!"
라고 엄한 소리하면 괜히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나는 눈물을 들킬까봐 슬며시 돌아서 허공을 올려다봅니다.
"아~~아! 허공은 이러라고 있나보다!"하고 검은 허공에 감사 합니다.
컴퓨터에 걸린 콩끄트리 만한 스피커에서 이연실의 목로주점이
주저리주저리 흘러나옵니다.
오늘은 아내에게 막걸리 한되라도 사서 들어오라고 전화해야겠습니다.
안주야 새콤한 전라도 김치 한토막이면 될 것이고...

"돈도 없는데 왜 이런 짓을 했니?"
왠만해선 아들에게 화를 내지 않던 어머니가
퇴근해서 들어온 내게 야차 같은 음성으로 닦달 하십니다.
아범 친구들 바쁘고 살기 힘든데 환갑잔치하면 괜히
친구들한테 부담 준다고 한사코 잔치 안하신 다기에
몰래 카드할부로 태국여행 티켙 예약하고 둘째는 두분 용돈,
셋째는 느들 부부 경비해서 두분 여행 모시고 갔다 오라 하달.
그리고 여행사 통해 여권 수속하라 아내에게 했더니
없는 살림에 아들부부 힘들까 염려로 일갈하신게다.
두분이 돌아가셔도 친구고 뭐고 연락하지 말고 가족끼리
조용히 장례 치뤄다오. 그게 다 니들 빚이다. 하시던 분이니
충분히 예상하고 벌인 거사였습니다.

어머니는 유독 장남을 위하시고 아끼셨습니다.
학교 다닐때 차남 삼남은 일반버스비 주시고 유독 장남에겐 없는 살림에도
편도 좌석, 편도 입석 차비를 주셨습니다.
납부금도 기일을 어기면 큰일이라도 날듯이 지키셨습니다.
자식들 공부는 때가 있다고 몇날 며칠을 아버지와 싸우시곤
38평집을 팔아서 오남매 학비를 내셨던 어머니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신께서는 관광여행 한번 안가보고 좋은 옷 안사입고
당신머리 끝이 평평해질 때까지 광주리 장사해서 자식들 키우셨습니다.
그러니 거금을(한 십오년전 쯤)들여서 해외여행이라니
어머니는 가당치도 안으셨을 껍니다.
그런데 어쩌랴 이미 경비는 지불하고 환불도 안된다 하니
가시기 전날 까지 뭐라 뭐라 하시며 가신 여행길 이었습니다.

"이야! 가보니 정말 좋더구나! 내가 니네 애들 봐 줄테니
너희들도 돈 벌어서 한번 갔다 와라!"
처음 간 여행길에 비행기 멀미도 나고 힘드셨을 텐데
집에 도착하여 "잘 갔다 오셨어요?"하니 첫 말씀 이셨습니다.
아내와 처음 다툰건 그런 어머니가 동기를 부여한 셈입니다.
결혼 후 첫 제사 였던것 같습니다.
제사가 끝나면 으례히 그 시절 그 귀하던 닭다리 하날
뚝 떼어서 아버질 드리고, 다음 하난 항상 내 차지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본 아내가 무척 닭다리가 먹고 싶었는지
아님 첫 시집온 새댁인데 묻지도 않고 아버지와 나에게
닭다리를 줘버리니 조금 서운 했던 모양입니다.
제사가 끝나 집에 오자마자
"아유 나한테 먹어보라 하지도 않고 자기 아들한테만..."하고 볼멘소리 하더군요.
"여태 그리 하시던 버릇 때문 인게지.. 그만하자..."하고
몇 번 말해도 자꾸 얘기 하길래 화가 나서 그만 한다는 말이
"그만해! 부모는 한분이지만 아내는 바뀔 수 있어! 국가와 부모는
선택이 아니야 숙명이야!"했다가
그날 밤 아내는 밤새 울고 난 그 앞에서 밤새 싹싹 빌었습니다.
그 후 다신 그런 말 안합니다. 엄청 고생했거든요...
그리고 아내 집에선 새사람이 들어오면 닭다릴 먼저 하나씩
준다고 했는데 처음이라 문화 차이가 있었나 보다.
어이구! 아버진 약주가 좀 되셨나 말씀이 길고 아내는 빨리
저녁 먹으라고 보챕니다.

"아범아! 이게 뭐라 쓴거냐?"
손자가 군에서 보내온 안부 편지를 들고서 어머니가 물으십니다.
어머니는 일본에서 태어 나셨습니다.
어머니는 태어날 때부터 고행의 시작 이었답니다.
해방 후 귀국한 외할머니는 동네 아이들을 모아서
작은 야학을 차려서 한글과 학문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유독 어머니는 몸이 약하시고 몸에 부스러기가
자주 나서 글을 못 깨우치셨습니다.
육이오의 소용돌이에 좌익과 우익의 대립 속에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희생양이 되어 영욕의
세월 뒤편으로 영원히 가시고 어머니는 졸지에
고아가 되어 버렸답니다.
열여덟 꽃 같은 나이에 부담이 된 외삼춘들은 혹을 떼는
심정으로 한 남자와 혼인을 시켰답니다.
그러나 남편은 어린딸을 남겨주고 전쟁의 한가운데서
생을 마감했으니 고아를 면한 몇년새에 과부가 된거죠.

논산 훈련소 하사관 가운데 돈 많은 집 독신 외아들이
전쟁에 안나갈려고 돈을 싸들고 입대한 분이 계셨죠.
이분은 퇴근할 땐 말을 타고 퇴근했다니 전쟁 중에도
금전의 위력은 대단한것 같습니다.
이분의 아버지는 늦게 본 독신 외아들의 핏줄 잇기에
굉장한 정성을 쏱으셨다나봐요.
첫 부인이 딸만 둘 낳아서 이혼하고 계실 때였죠.
이때 이분께 중매를 하시는 분들이 있었답니다.
그들은 그녀의 언니와 오빠들 이었답니다.
딸은 하나 있으나 고등학교 마칠 때 까지는 전 남편의 어머니가
돌보아 준다는 조건과 십년 아래인 예쁜 그녀의 조건이
괜찮아서 얼마간의 금전도 투자하여 결혼식을 올리고.
얼마후 첫 아들을 생산하여 그분의 아버지는 소를 한마리 잡아
동네 큰 잔치를 하며 덩실 덩실 춤을 추었답니다.

그렇습니다.
그분들이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 외삼춘, 이모, 할아버지 입니다.
그냥 그렇게 아들 셋하고 딸 둘을 낳아 알콩달콩 잘살면 좋겠으나
그렇게 힘든 시대의 외삼춘과 이모는 어머니를 아니 아버지를
그냥 행복 하게만은 안 뒀답니다.
이렇게 저렇게 사업이다 결혼하는데 돈빌려 달라는 등 꼬드겨서
얼마후엔 할아버지의 그 많던 전답을 다 날려버린 겁니다.
그러니 그 착하던 아버지는 힘든 일에 쪼들려야하고
약주를 드시면 자신이 한심한 생각이 들곤 했답니다.
그럴때면 화살은 어머니께 날라 가지요.
어머니는 그 시절부터 다른 어머니처럼 생활 전선에
뛰어 들어 억척을 부리며 사셨죠.
자식들 다 자란 지금 행복하셔야 하는데 하나님은
그 여인에게 지금의 병마를 보내시어 생의 마지막까지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시질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희생이라는 거름으로 자식들은 행복을 알고 사는데..
어른 된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도 이해되고 어머니는 더
불쌍해지고, 죽으면 알리지 말라는 어머니 말씀도 이해가 됩니다.
가끔 술이 불콰해진 날 아버지방에 가서 누워 계신 아버지 배를
베고 누우며 한마디 합니다.
"아빠 ! 사랑해요! 쪽!"
그럼 아버진 정색을 하며 밀쳐 냅니다.
"아니 애가 술 취했네! 징그러! 니 아들들이 보잖아! 허허허!"
아버지, 어머니 제겐 당신들이 살아서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아내가 본척도 안하고 뭔 가족얘길 창피하게
쓰냐고 핀잔과 협박하네요.
여보! 당신도 내 품에서 우리 애들 보며 오래 오래 잘살자.
우리가 가시는 부모님이 우리에게 해준 걸 되돌려 드릴 순 없잖아.
우리도 우리들 부모처럼 우리 애들에게 해 주는게
그게 고생만 하시다 세월의 후미진 그늘에서 병마와
열심히 싸우시는 어머니의 뜻일지 몰라.

"내 무덤자리는 칼 쥔 형상이니 절대 상석은
놓지 말고 비석이나 조그마하게 세워라"
지난날의 어머니께 미안한 마음인가 소주 한잔 드시며
아버지는 뜬금없이 한 말씀 하십니다.
십년이나 더 늙으셨어도 정정하신 아버지가 말입니다.
십여년 전에 형제들이 돈을 모아서 물 좋은 강원도
춘천의 강촌 유원지 뒤 행촌리에 자그마한 유택을 구입했습니다.
교통도 멀지 않고 아주 타지는 아닌지라 구입한 땅이
지목이 전답으로 되어 있어서 시에서 농사를 안 짓는다고
문서가 날아오고 강제 집행한다 하여 서면으로 사유를
제출하고 할수없이 조금씩 고추 농사를 짓습니다.
그러면서 지관을 불러 자리를 잡고 가묘를 세웠습니다.
뜬쇄를 놓고 자리를 보며 지관이 물어 보셨습니다.
"같이 합장을 해야죠?"하니
어머닌 "아뇨? 따로 해줘요!"하시니 지관은 속절없이
올려다보며 "녜에!"하고
아버진 씁쓸히 바튼 웃음 웃으십니다.
지난 세월이 너무도 힘 들었는가봅니다.

어머니가 먼 길을 언제 떠나실지 모르겠습니다.
설을 쉬시고 가실건지 내년에 가실건지.
어쩌면 오히려 이승보다 편한 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독교 신자인 큰아들을 위해 도선사, 구인사, 법화사 세곳에
불공드리시던 어머니.
눕기 전 까지도 매월 첫날 새벽같이 추운 칼바람 맞으시며
아들이 혹시라도 단잠을 깰 새라 살그머니 문을 열고
검은 새벽 속으로 종종 걸음 사라지시곤 하셨습니다.
언젠가 "왜 아들 셋이 차가 다 있는데 혼자서 시내버스 타고 고생해요??"하며
짜증 섞인 볼멘소리하면
다른 동생들엔 형을 두고 태워다 달래는 게 미안 하시다 합니다.

한날은 어머니가 조용히 부르시며 한마디를 어렵게 하셨습니다.
"우리나란 종교에 자유가 있어 넌 교회가고 난 절에 가는게
어쩔순 없지만 엄마가 요즘 꿈자리가 편치 못한게 아마도
한집안에 두 종교를 믿으니 그런것 같은데 넌 아무래도
엄마보다 오래 살거니 엄마 생전엔 교회가지 말고 엄마를 위해
엄마 죽거든 교회 가주지 않으련??"하셨습니다.
난 잠시 짬도 없이 "녜! 그럴께요!"했더니 "우리 아들 고맙구나!"하고
어린 아이 마냥 좋아 하셨었습니다. 아마도 내가 거부할까봐 심사숙고 끝에
한숨처럼 토해내신 한말씀인것 같았습니다.
어떤 만남의 자리에서 이런 애길 했더니 날보고 믿음이 약해서 라더군요.
그럼 어떡해야 되냐고 반문하니 "강력히 밀어붙여 하나님께 어머니를
모셔야지 혼자만 천당 가려느냐"하더군요.
난 가만히 얘길 했습니다.

**불교에 목련존자가 계셨는데 불심이 너무 깊어 보살로 명명 되었는데
그의 어머님의 생은 악업의 극치라 사후 지옥에 떨어 졌단다.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눈물로 며칠을 울며불며
지옥에 가서 엄마 보기를 간곡히 원했다.
효심에 감동한 부처님은 허락하되 엄마가 지옥에서 구원되면
목련존자는 대신 지옥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목련존자는 고맙다고 큰절하고 지옥에 들어가 울며불며 어머니를 찾아
극락으로 무사히 보내 드렸다.
이에 부처님도 감동하여 목련존자도 극락으로 불러 올렸다한다.**

어머님이 편하시다면 내가 불지옥에 떨어진다 한들 무엇이 두려울까?
이놈의 무거운 육신을 벗고 가는 길은 어디라도 가볍고 흥겨울 터...
지금 나는 나의 어머니가 제일의 종교인것을.... 어머니 사랑해요.
그래서 젊은 가수 G.O.D의 “어머니께” 라는 곡이 나왔을 때부터 나의 노래방
애창곡이 되어 버렸습니다. 근데 랩 부분은 아직도 정말 힘듭니다.
그래도 그냥 내가 도취되어 불러보곤 합니다...
어머니를 마음속에 가둬 놓고...
"눈물이 나잖아요! 그만 써요!"
설거지를 마치고 뒤에서 보던 아내가 마치 영화계의 심의위원이 되어
나의 뒤통수에 냅다 내 뱉습니다.
"그래도 끝은 내야 자잔아!"하고 애원담은 눈길로 되돌려 보냅니다.

언젠가는 가실 어머니의 마지막 여행길은
태국 여행보다 더 먼길을 가시는 어머니께는
입에 곡식 가득 채워 드리고 노잣돈 듬뿍 드려야겠습니다.
몸에는 베옷 입혀 꽁꽁 묶어드려 가시다 아들들
불쌍타고 뒤돌아보고 뒤돌아보고 하시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시게 하여야겠습니다.
곡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시다 가시다 아들들 울음소리에 눈물 훔치며
고개를 넘어 가시면 어머니도 힘들고 내 마음이
너무도 아파서 온 가슴이 피멍이 들것 같습니다.

어머님 집에는 오리털 같이 얇고 따스한 잔디를
두겹쯤은 입혀 드려야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어머니 엄동설한에도 춥지 않고 편히 잠드시겠지.
절대로 태국행 비행기처럼 멀미나지 않으셔야 할텐데.
가셔서 너무 좋다고 애들 맡겨놓고
너희들도 얼른 오라고 할 정도로 좋은 여행이 되셔야 될텐데.
"우리집은 ~가난해서~♬ ....엄마 없는 세상~~~ 사랑해요~~ 이젠 편히 쉬어요~♬"
G.O.D.의 “어머니께” 노래가사가 슬픈 음률로 내 눈가를 타고 돕니다.
이제는 글을 멈추고 자야만 되는 시각입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하루에 충실하며 즐겁게 살아야겠습니다.
내일도 저는 또 행복 할껍니다.
아직 까지는 어머니가 제 곁에 계시니까요.
엄마 안녕.................그래도 오래 사셔야 해요...
오늘은 어머니의 칠십세번째 생신입니다.

나의 작은 아들에게

운전면허에 대한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