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강사랑
ㆍ작성일	2023-05-23 14:27

ㆍIP: 222.xxx.65

동행

동행/ 강사랑

흙도 묻지 않은 부츠 두 켤레가 거실 가장자리에 나란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신고 벗기 편한 여름 운동화를 신고, 발 시려 그 발이 금방이라도 동상 걸릴 것처럼 차갑고, 엄마의 손난로로도 따뜻해지질 않는다. 그래서 겨울 부츠 하나 사줘야지 하면서도 무심히 시간만 보냈다가 오늘 진이랑 쇼핑을 하게 되었다.

독감 때문에 3박 4일을 입원실에서 격리되어 있다가 나와 얼마나 나가고 싶겠냐 하면서 가지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자 네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래 엄마가 그 소원 들어 주지하며 첫 번째 신발가게로 들어가서 신발을 고르는데 진이는 끈으로 묶을 수 있는 굽이 있는 워커 화를 고르고, 나는 겨울철 발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털이 사방으로 둘러싸인 털앵글부츠를 골랐다.
둘 다 신어 보니 발이 작아서인지 너무 예쁘다.
신발가게 사장님께 두 개 다해서 얼마냐고 했더니 "그냥 8만 원만 주세요." 그래서 현금으로 7만 원에 하자 하니, 싸게 드린 거라고 하며 진이가 마음에 들어 한 것 하나만 계산대로 가져간다.

못 내 아쉬워 진이 에게 겨울 부츠를 다시 신어보게 하며 엄마 눈에는 요것이 더 실속 있다.

그래서 "이것도 예쁜데" 하니 진이가 "엄마가 사줄 거면 신고." 그런 말을 하길래 신발가게 사장님께 다시 흥정하며 "7만 5천 원에 두 개 주세요." 사장님은 못 이긴 척 두 켤레를 쇼핑백에 넣어 주자, 아이의 얼굴이 해맑아졌다.

얼마 전 구두를 신고 보도블록을 걸으며 진이와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었다.

보도블록에 닿는 여자의 굽 소리 또각또각 그 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은가! 그런 경쾌한 구두 굽 소리를 듣던 진이가 "엄마 신발 소리 너무 좋아."하며 "나도 신고 싶어." 하는 소리로 전해 들려와 또 한 번 엄마 마음을 내려앉게 했다.

진이가 건강한 아이라면 그까짓 앞으로 힐을 신을 날이 많고 많은데 하며 마음이 내려앉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허나 우리 진이는 근육병 가지고 있기에 시간이 갈수록 걷기가 힘들어질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늘 귓전에 맴돌아서 지금 이렇게라도 걷는 진이가 고맙다며 현재를 걷고 있음에 감사하는 법을 배운다.

굽 소리 나는 그런 신발을 샀는데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당장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은 진이를 보며 작은 소망하나 들어 준 것에 엄마도 행복하다.
보통 사람들은 낡아서 헐렁헐렁해진 헌신을 보며 마음이 짠하게 내려앉는다.

그런데 나는 진이의 새 구두들을 보며 마음이 내려앉는 이유가 따로 있다. 휠체어에서 닳지 않은 진이 신발들을 생각하며 제발 이 신발들이 흙을 밟고 굽도 닳고 앞 코도 까지고 험한 산길도 걷고 학교 가는 길에서도, 운동장에서도, 눈 쌓인 길에서도 진이의 발을 따뜻하게 보호해 주며 걷는 길에 동행이 되어 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괜스레 두 눈이 뜨거워진다.

신발이 신발답게 생명력을 다하고 사라진다면 그것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며 진정한 세상 잘 살았다고 본다.

그래서 헌 신발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으며 결코 슬퍼할 일은 아니라는 거다.
동행이라는 것이 이처럼 헌 신발이 되도록 내 발에 신발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임무를 다해주는 것이며, 우리의 인연 또한 새 신발이 헌 신발 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벗이 아니겠는가 하며 나는 우리 진이 두 켤레의 부츠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민숙

2023-05-24 00:22

`강사랑`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캉사랑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분명 내가 알고 있는 예쁜 강사랑 시인님이 맞으시지요 ㅎㅎ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재미있게 적어준 글 잘 읽었습니다 ^*^
진이에게 그 마음이 전달되시를 바래봅니다


강사랑	늘 함께 해주시는 이민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명랑함에 바라만 봐도 힘이 됩니다. 찾아오셔서 발자취 남겨 주셔서 넘 감사드려여. 사랑합니다	5/30 19:29

장계숙

2023-05-24 08:00

`강사랑`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강사랑 시인님 ~
멋진 작가님이 되셨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동행>을 감상하며 가슴이 아립니다.
우린 늘 평범한 일상에
불만과 권태를 느끼지만
그 일상이 매순간
기적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삽니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깊은 감동으로 배독했습니다.
신발의 생명럭과 역활에
새삼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진이의 신발은 휠체어 바퀴들이 의무를 다하니
그 또한 강한 생명력으로
그 어떤 신발보다 멋진 삶을 살고 있네요.
매순간 더 가까이서 서로 행복을 나누시길....
시대가 좋아지니
희망은 늘 다가오고
오늘을 잘 버티고 나면
내일이 나를 반기니...
곧 예쁜 구두도 신게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들의 동행을 돌아보게 하는
의미있는 멋진 글 주셔서
의미있는 감상의 시간
소중히 간직하며
감사히 다녀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강사랑	존경하는 장계숙 시인님 따사롭게 내려준 햇살같은 댓글에 따순눈물 글썽거려지네요. 감사드리고 늘 함께 해 주셔서 든든합니다. 오늘도 존경해요. 진짜 진짜.	5/30 19:31

정대수

2023-05-24 10:16

`강사랑`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강사랑 작가님 안녕하세요.
"동행"이라는 글을 배람하면서 가슴이 짠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죠.
신발을 신고 걷고, 달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쪼고 가정의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강사랑	정대수 시인님 이곳까지 찾아와 발자취 남겨주시니 영광입니다.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30 19:33

정연석

2023-05-25 13:29

강사랑 작가 님
동행 글 잘 읽었습니다
따님과의 동행, 그리고 신발을 사는데 대한
소소한 행복이 글 속에 잘 녹아있습니다
행복이 그리 거창한 게 아니듯이 마음이 편하고
갈등이 없으면 행복한 게 아닐런지요
따님의 아픔에 대한 어머니로서 조심스러우면서도
사랑을 베푸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글이란 마음속에 있는 것을 실타래처럼 풀어 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작가 등단을 축하드리며
서재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동행 글에 공감하며 좋은 글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작가 님 건강하시고 오늘 오후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강사랑	존경하는 정연석 시인님 또 한번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내뱉어지면 함께 하는 작가.시인님들이 곈시어 참 든든합니다. 함께 해 주셔셔 정말 정말 고맙고 감사해여.	5/30 19:34

염경희

2023-05-25 16:57

작가님!!
잘 감상했습니다
읽어내려갈수록 이유을 알게되니
가슴이 멍하고 짠해져 액체가 볼위를 낙하합니다
진이가 얼른 예쁜 신고 엄마 기쁘게 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사랑	사랑하는 염경희 시인님 귀한 발걸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도하는 엄마의 마음의 댓글이 희망이고 힘이 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사랑합니다.	5/30 19:35

황영칠

2023-05-26 13:44

존경하는 강사랑 작가님
작가님의 따님 신발을 보시고 느끼시는 마음
사실적으로 표현하신 글 마음이 짠 합니다.

따님의 신발이 땅에 닿기 만을 기다리시는 시인님의
마음을 표현하신 부분에서는 마음이 울컥해 집니다.
시인님과 동행으로 함께 하는 마음 감동입니다.
등단을 다시 한 번 축하 드립니다.


강사랑	존경하는 황영칠 시인님 오늘 하루도 평안하셨는지요? 이렇게 댓글에 감동을 주시니 오늘도 영광된 하루고 감사한 하루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5/30 19:37

홍성기 2023-06-20 18:15	존경하는 강사랑 작가님 지난번 대전 모임때 작가님을 보니 밝으시고 멎져 보였는데 귀하신 따님에 대한 아픔을 지니셨네요 그럼에도 따님에게 상처주지 않으시려는 엄마의 사랑에 감동받았습니다 신발이 다 닿도록 걷기를 바라시는 마음 그 간절함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시인님의 정성으로 따님이 속히 마음껏 걸을 수 있길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작가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최하정 2024-01-02 21:28	안녕하십니까 강사랑 작가님 반갑습니다 12월에 등단하여 작가서제에 머물게되어 인사차 작가님의 좋은글에 들려 인사드립니다 감동적인 멋진글 배람하며 자주 뵈러 들어오겠습니다 좋은글 많이 집필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애기똥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