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12-18 14:48

ㆍIP: 1.xxx.128

용화산(龍華山)의 비경에 반하고 말았다

용화산(龍華山)의 비경에 반하고 말았다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가을이 무르익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은 삼전 산악회 가족이 작은 금강산이라 일컫는 강원도의 화천에 자리 잡고 있는 용화산(龍華山)으로 산행을 하러 가는 날이다. 차창으로 내다본 들에는 황금벌판을 만들어 놓았고 산에는 찬란하게 오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하늘은 군데군데 흰 구름 몇 조각 띄워 놓고 어떻게 구름을 배치해야 가장 아름답고 예술적으로 보일까 하고 신께서는 고민하고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 하늘과 땅이 발맞춰 거대한 하나의 예술품이 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예술품이 완성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아닌가 싶다.

산 자체가 빼어난 경치와 태고로부터 내려오는 기암괴석으로 장식된 용화산(龍華山)이라 한다. 그 아름다운 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보려고 계절에 맞춰 오색으로 꾸미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의 미(美)를 태동하기 시작한 장면을 보려고 가고 있다. 버스 안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동료들의 웃음소리와 모처럼 만난 기쁨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날아온다. 미소를 담고 있는 회원들의 볼그스레한 얼굴은 모두 미남 미녀다. 본 산악회 정상춘 회장은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한다.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날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오늘 용화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마음껏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사고 없는 행복한 산행이 되길 바란다는 간단한 인사말을 한다. 이렇게 즐거움으로 가득한 버스는 용화산(龍華山) 입구 정류장까지 왔다. 그때가 오전 11시경이다. 주차장이라곤 해도 불과 버스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곳이다.

용화산(龍華山)은 해발 878.4m로 100대 명산중 하나다. 아름다움이 매우 빼어나고 아기자기한 경치는 제2 금강산이라 할 만큼 화려한 산이다.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매력적인 산이다. 통일신라 화엄종의 성지로. 미래불 미륵이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한다는 불교 교리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과 화천군 하남면 경계에 솟은 바위산이자 춘천의 의암댐, 소양댐, 춘천댐, 화천댐에 포위된 천혜의 성벽이다. 고성2리 양통골로 용화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바위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춘천시 방면으로는 깎아지른 바위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새가 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새남바위를 비롯해 하늘벽 촛대바위, 층층바위, 득남바위 등이 있다. 기암과 함께 용화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만장봉 너럭바위에서 바라보는 하늘벽 촛대 바위의 경치가 일품이다. 용화산에는 옛날 춘천지방에 있던 고대국가 맥국의 성문 역할을 하던 배후령, 성불령, 사여령, 큰고개, 모래재 등의 고갯길 10여 곳의 흔적이 남아있다.

(맥국(貊國)이란 인터넷에 의하면 강원도 춘천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전하는 고대 소국이다. 맥은 본래 예(濊)와 함께 한국 중북부 및 남만주 일대에 분포하던 고대의 종족으로, 고구려를 세운 중심세력도 맥족의 한 갈래였다. 고구려 성립 이후 맥은 고구려 이외의 맥족을 칭하는 이름이다.)

용화산(龍華山)의 주봉(主峰)은 만장봉이며 이 산의 전설은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고대국가인 맥국(貊國)의 중심지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산중에 용화 산성이 있으며 산 밑에는 용화사와 용흥사(龍興寺)가 있고, 준령 북쪽의 성불령에 성불사 터가 있다. 용마굴(龍馬窟). 장수굴(將帥窟) 있고 백운대(白雲臺). 은선암(隱仙岩). 현선암(顯仙岩)등 작은 비선대 등 각종 전설을 간직한 기암이 많고 폭포도 6개나 되어 경치가 아름답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춘천시를 에워싼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이 보이고 그 사이로 인근의 파로호. 춘천호. 의암호. 소양호 등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화악산. 북배산이 보인다. 인근 주민의 정신적 영산(靈山)이자 명산으로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화천군에서 군수가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고, 요즘도 해마다 열리는 용화 축전 때 산신제를 지낸다. 용화산의 안개와 구름은 예로부터 성불사의 저녁 종소리, 기괴한 돌, 원천리 계곡의 맑은 물 등과 함께 화천 팔경(華川八景)이라 불렀다.

산 전체가 바위로 형성되어 곳곳에 돌출된 기암괴석들이 다른 산에 비교하여 매우 특이하고 아름답다. 8부 능선쯤 올라왔을 때였다. 큼직한 바위 위에 한 그루의 낙락장송이 네활개를 피고 우아하게 서 있다. 보기만 해도 품격이 하늘을 찌를 듯 고고해 보인다. 정말 한 그루의 명품 소나무다. 이것을 본 조진순 총무와 장미정 총무가 발동이 걸렸다. 지나칠 수 없는 모양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어깨에 기대듯 그 소나무에 기대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즈를 취해 사진 한 방을 찍는다. 이렇게 아름답게 수백 년을 자라도록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더욱이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으니 말이다. 아마도 오가는 등산객들의 웃음소리와 힘들어하는 거친 숨소리를 위로 삼아 살았는지도 모른다. 보고 있는 필자는 끈질긴 그의 생명력에 감탄사를 연발 터트렸다.

바위산이라서 때론 로프도 타고 올라가고 철로 만든 가드레일을 잡고 올라간다. 힘든지도 모르게 정상까지 올라왔다. 정상에는 "龍華山"이라고 쓴 정상 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상 석을 보는 순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며칠간을 몸살에 폐렴까지 겹쳐 몸이 몹시 아파 병원에 다녔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도 몸이 몹시 아팠다. 그래서 오늘 산행을 하기엔 좀 무리였다. 산에 올라가면 안 된다고 집사람은 굳이 말린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죽을 때 산에 올라가 죽으면 가장 영광이며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며 기를 쓰고 올라간 것이다. 올라가는 도중 어느 때 보다 몇 배의 힘이 들고 진땀까지 흘렸다. 실은 내가 정상을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올라간 것이다. 이러한 걱정 끝에 누구의 도움 없이 무사히 올라왔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래서 더욱더 기뻤는지도 모른다.

단숨에 정상 석에 올라 기쁨의 입맞춤부터 했다.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그리도 아름다울 수가 없다. 아픈 몸을 이끌고 무리를 하며 올라온 산이라 더욱더 기쁘다. 드디어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한 생각이 머리를 황홀하게 해준다. 나도 오늘 정상에 올라왔느니라 하며 고함도 질러보고 싶었다. 이렇게 사람은 가끔은 어른도 어린아이가 되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오늘 이 산악회를 이끄는 정상춘 회장과 이문부 고문 김봉순 명예회장이 함께해서 더욱 기뻤다. 우리는 정상에서 아름다움을 눈에 담기 바쁘다. 눈길이 닫는 곳마다 절묘한 기암괴석들이 눈에 들어와 이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아름답게 각인시켜준다.

정상에서 한참 동안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잠시 후 정상 바로 밑에 자리를 깔고 싸 온 간식을 먹고 하산하기로 했다. 비록 몸은 아팠지만 좋은 공기를 마시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고 웃으니 아픈 생각 자체가 잠시나마 사라진다. 신기할 정도로 몸이 가볍고 쾌활한 느낌이다. 주위 환경에 따라 병도 치료가 된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정상에서의 즐거움도 마무리하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야생화를 보았다. 바위틈에 앙증맞게 꽃을 막 피우려는 보라색 꽃이다. 생긴 모양도 아름답지만, 필자는 이 신비로운 꽃을 신기하게도 처음 본다. 이 산에 올라와 가장 보람이 있었다면 아름다운 절경을 본 것은 물론이지만, 보라색의 야생화를 처음 보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무사히 산행했음을 신께 감사함을 기도합니다.

2018년 10월 14일

김경렬

2018-12-19 12:19

편찮으신직후에도 그리 어려운 산행을 하시다니요.
작가님!
조심하시고 가끔씩 몸도 아끼셔야죠.
힘드신 산행이셨을텐데 무사히 하산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보람이 크신 산행이셨습니다.
12월 마무리잘 하시고 신나는 새해를 맞이하시가 바랍니다.


김상화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김경렬 작가님 갑자기 급성 폐렴이 와서 일주일 이상을 그놈과 동거했습니다 세상과 작별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5일 만에 모두 몰아냈습니다 의사 선생은 산행으로 다져진 몸이라 이긴 것 같다고 합니다. ㅎ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이 깊었네요 작가님 행복한 꿈 꾸시기 바랍니다	12/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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