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순향
ㆍ작성일	2014-04-07 17:50

ㆍIP: 112.xxx.180

"치느님을 아세요?"

치느님을 아세요?/이순향

앗, 이게 언제 생겼지?

내가 주인인 블로그에 새로운 카테고리가 척 하니 생겼다. 다른 사람이 만들었을 리 없으니 내 짓인게 분명하겠지만 의도적인건 아닌 게 확실했고 실수로 어딘가를 눌러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가족들은 그런 기본도 모르면서 무슨 블로그 운영을 한다고 그러느냐며 비웃었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뭘 만졌는지는 찾아 내지를 못했다.

얼마 전에는 내가 즐겨 쓰던 글자체인 산돌광수또래 18pt가 이상하게 변하는 바람에 Daum측에 문의를 하기도 했지만 뽀족한 답변을 듣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글자체를 바꾸고야 말았는데 내 잘못이 아닌 일들도 제법 있는 듯 했다. 꼭 그 글자체를 써야 하는 건 아니어서 그냥 쿨 하게 지나가고 말았다.

급한 내 성격 탓도 있지만 일단 컴퓨터의 관한 건 미리 겁을 집어 먹는 바람에 아들이 집에 오면 고쳐야지...로 귀결이 되었는데 답답해진 아들이 나에게 일침을 가했다. "컴퓨터를 어려워 하지 말고 생각을 해보세요. 엄마 정도면 다 하실 수 있고 이해만 하면 된다니까요"..쭈욱 설명을 할 때는 다 알 것 같았는데 막상 문제가 생기면 허둥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아주 컴맹은 아니어서 기본적인 건 처리를 할 수가 있기는 했는데 뜬금없이 고장이 날 때면 의외로 소심해졌다. 생각해보면 못할 것도 없는데 일단 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에겐 문제였다. 문제 해결을 하려면 이것 저것 만져보고 여기 저기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기가 싫었다. 왜 컴퓨터앞에서는 작아지는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얼마 전에는 아들이 늦게까지 퇴근을 안해서 "언제 오니?" 하면서 카톡을 보내다가 보니 카톡 대문 사진에 이상한 그림이 있었다. "아니 저게 뭐냐? 무슨 괴물 같은데?? 벼슬이 보이는 걸 보면 닭의 얼굴이고 몸은 또 사람일세"..가만히 들여다 보니 한 손에는 닭다리를 또 한 손에는 생맥주를 들고 서 있었는데 무슨 괴물 같기도 했다..또 뒤의 배경은 반짝 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바로 카톡을 보냈다. " 저 사진이 도대체 뭐니?" " 하하하~~~ 치느님이예요" 치느님이 뭔데?? 엄마 ,유느님 아시지요? 유재석?? 알지 시회보는 유재석, 내가 좋아하지 선해 보여서..그러니까 유재석과 하느님을 이어서 만든건데 그거와 비슷한 말이예요..치킨 + 하느님.. 젊은이들의 진리라는..~~~ 그래서 치느님이라구요.." 아니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왜 시도 때도 없이 준말을 쓰냔 말이야..품위 없게?"..."그건 엄마 생각이고 우리들의 트렌드예요. 이 바쁜 세상에 짦게 짧게 가야지..~~~ 우리들은 다 알아 듣는다니까요."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해서 신조어가 생기는 것도 잠깐이고, 좀 익힐라치면 어느 새 없어져서 또 다른 것이 생기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소통이 가능하지만 계속해서 생기는 말들을 알아야 하는 건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고단하기만 하다.. 그런 것들을 안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모른다고 달라질 것이 없기는 하다.

얼마 전에 친구들과 바다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중에서 가장 컸던 건 동시대를 살아 온 우리들끼리의 공감대였을 것이다. 졸음 운전을 할 기색이 보이면 CD를 들었는데 반주만 나와도 우리는 반가움에 환호성을 질렀다. . 도대체 저 오랜 노래가 어찌하여 아직까지 가사하나 안 틀리고 합창이 된 단 말이니..하며 목청껏 따라 불렀는데 노래를 해서 좋은 것보다는 함께 공유하는 추억이 있다는 것이 신이 났던 거 같다.

유명하다는 여행지를 지날 때에는 예외없이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 단체로 움직이는 것이 보였는데 즐기고는 싶으나 몸이 잘 안따라주는지 아무데나 털썩 털썩 주저 앉아 있는 것이 자주 눈에 띄었다. 우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들은 저 정도가 되면 집에서 모여야지 길 밖에는 나서지 말자"며 아직도 찾아 오지도 않은 미래의 계획까지 짜두었다.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의 컨셉이" 자유로움" 이어서 큰 틀을 제외하고는 마음대로 움직였는데 제일 기억이 나는 건 커피를 수없이 마셨다는 것이다. 모두들 커피 매니아여서 향이 진하다든지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를 해놓았다든지 하기만 하면 꼭 들러서 맛을 보고 지나쳤는데 아마 밥값보다 커피값이 더 많이 들었을 수도 있을 만큼 많이 마셔댔다. 쪼르르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조심한다고는 했지만 결국은 악간 시끄러워지기 십상이었다.

우리가 살짝 시끄러운 것이나, 나이 드신 관광객들의 행태나 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많은 기능을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나 , 신조어를 밥 먹듯이 쓰는 젊은이들이나 모두가 그들 나름의 문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질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고 좋든 나쁘든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서로에게 갖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너무 팍팍하게는 살지 말아야지.........ㅎ

정찬열 2014-04-08 22:14	치느님의 신조어 따라가기에는 너무 작아지는 행복의 문턱인가 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따스한 봄날 향긋한 글향 감사 합니다.

박목철 2014-04-09 20:06	글은 시대의 반영이니 항상 변하게 마련이지요, 한글 맞춤법 때문에 한글이 오히려 발전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젊은이들이 쓰는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 글이고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의사 표현을 그헣게 하겠다니.. 저도 컴퓨터 때문에 고전 할때가 많습니다. 아주 공감이 가는 좋은글을 담아내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주응규 2014-04-10 09:55	좋은 글에 공감하며 한참을 머물러봅니다 향기로운 계절에 작가님 봄 꽃 같이 아름다운 미소 지니는 계절 누리시고 봄향 가득한 행복도 아름 피우시기를 기도합니다.

배태성 2014-04-21 22:39	시작부터 끝 맺는 말씀 모두가 100% 동감 입니다, 이 봄이 끝나기전에 작가님 께서도 신조어 하나 만들어서 아들에게 먼저 써 보심이 어떨지 생각 해 봅니다, 아들아~! 넌 그것도 모르니? 하면서 선수를 함 쳐보심도 괜찬을것 같군요~,, 웃어 봅니다,,ㅎㅎ,, 감사~!

최선경 2014-07-17 09:30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 겪는 일들에 공감하며 저절로 웃음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왜 변했지 의구심을 가지며 근무중인 아들에게 전화해 메모지 앞에 갖다놓고 답변을 청해 본적도... 그런데 하다 보니까 어느 부문 풀리기도 하고, 안 풀리는 건 피해가며... 공감되는 글 잘 보았습니다.

조양상 2014-07-19 16:32	이순향 수필가님! 요즘은 블로그에서 핸드폰의 카카오스토리로 많이 이사를 가서 블로그 인기도 시들하지요?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생뚱 맞은 신조어에 가끔 당황도 하지만 더 아쉬운 것은 맛갈스런 순우리말을 아이들이 전혀 모른다는 것입니다. 문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좋은 글 많이 쓰시길요...

박목철 2014-07-22 15:13	저도 컴퓨터 뭘 만진것도 아닌데, 엉뚱하게 바뀌는 통에 애먹곤 합니다. 컴 들고가서 물어보면 늘 하는 말, "뭘 건드렸을겁니다." 아닌데- 나이가 들면 적응이 늦게 마련인가 봅니다. 새로운 도전을 피하려고 하게 되더군요, 할수 있는 데까지 열심히 배우고 적응하려 노력 하고 있습니다. 좋은글에 머믈다 갑니다. 좋은 시간 되시고 행복하십시요,

임정수 2014-09-07 09:46	저는 카페만 겨우 관리할 줄 알지 블로그는 어렵다고 생각해서인지 제겐 너무나 높은 벽처럼 느껴지더군요. 다른 분들은 블로그가 더 쉽고 좋다고 그러지만요...ㅎㅎㅎ 온 가족이 다함께 모이는 팔월 한가위가 다가왔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명절, 풍성한 추석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이은경 2014-11-10 21:42	조금 만 방심하면 대화의 상대에서 밀려난답니다. 저는 조카들이 많아서 새로운 유행을 빨리 접하는 행운아 입니다. 그래도 서툰것 투성이 입니다. 그런때 아들들이 제 선생 노릇을 한답니다. 좋은 글 읽고 한참을 제 입장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양국 2017-08-11 10:28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상훈 2019-01-01 21:50	이순향 작가님, 1년을 넘게 비운 작가 서재에 들어와 새해인사드립니다. 건강은 필수, 원하는 소망도 필수인 만큼 건강을 필두로 올해는 소망 한 가지라도 꼭 이루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서재에서 다시 뵙기를 기다립니다.

"새 봄의 산책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