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13일째인 이 날은(3월 2일), 딸은 이 어미의 성형수술을 이미 알고 있지만. 아들과 며느리는 모른다.
"어떡하죠?"
" 뭐가 문제야. 그 아이들이 뭐 도와 준 것 있어?"
 당당하라고 남편은 큰 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수시로 내 얼굴을 관찰하며 미흡한 곳을 또 수술시켜 주겠다고 한다.
"아이고, 당신 정말 제정신이세요?"
남편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나에게 8월 초, 미국가기 전까지 모두 치료받고 예쁜 모습으로 건강관리 하자고 채찍한다.

"어!, 어머니 젊어지셨네요?"
큰 며느리가 말한다. 내 얼굴을 자꾸 쳐다보며 아주 자연스럽다고 위로처럼 말을 한다. 장남은 눈을 찡끗하며 내 눈을 쳐다보며 제 눈을 만진다. 막내아들은
"어!, 엄마 눈 괜찮으세요?"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막내며느리는 무심한 듯 아주 자연스럽게 부엌 일만 거든다.

3월 3일 아침 9시 15분에 예약된 삼성병원엘 또 다녀왔다. 서 교수는 아주 성공적이라고 만족해한다. 미국에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결과를 보고 치료가 필요한 곳을 손보자고 한다. 그리고 5월 10일에 다시 오라라고 한다.

2월 한 달은 운동을 하지 못했다. 어린이들이 결석이 잦으면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거의 한 달 만에 남편과 운동하러 갔다. 동우회원들이 예뻐졌다고 모두 인사를 한다. 성형수술의 정보를 주고 바람을 불어준 회원이 우리 부부가 결석을 한 이유를 다 소문 낸것 같다. 나와 비슷한 날짜에  스포츠댄스 지도 강사도 눈 수술을 받았다고 바람을 주었던 회원이 귀뜸을  한 적이 있었다. 강사 선생은 아주 예쁜 모습으로 우리 부부에게 다가온다.
"예뻐지셨네요?"
"선생님도요"
 
여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미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리고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 남편한테 성형수술에 관심이 없는 척하면서도 남편 뜻에 응하였고, 얼마나 변했나! 자꾸 거울을 본다. 얼굴에 부기가 남아선지 주름은 좀 적어진 듯하다. 그러나 내 얼굴에는 내 나이가 배어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비치는 내 얼굴엔 세월을 비켜가려고 애쓰지 말고 인생의 순리대로 살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고 나를 다독인다.

"당신의 얼굴은 선하고 부드러운 좋은 인상이어서 주름만 없으면 참 예쁠 거야."
남편만이 나에게서 느끼는 제 눈의 안경을 충족시켜주었으니 남편의 생각이 흐려지지 않게  미를 유지하려는 노력만은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2014년 3월 4일     연희동에서   김숙자

친손녀와 외손자와 함께
    
남편의 생신기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