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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춘순 문학서재

ㆍ작성자	윤춘순
ㆍ작성일	2017-05-07 07:49

ㆍIP: 182.xxx.28

두 해 연달아 피운 행운목 꽃

두 해 연달아 피는 행운목 꽃

진향 윤춘순

주말엔
수많은 화분에
물 주며 말붙이며
천장까지 자란 행운목을 보다 뭉툭하니 꽃대가 도드라져
기특도 하였다

이른 봄
베란다로 꺼내며
키가 너무 커 중간에
삭뚝 잘라 버리자던 그이
"명색이 행운목이야 그냥 둬!"
나무도 들은 걸까
이 년 연달아 꽃을 매달은
행운목

백 년 만에
한번 핀다는 꽃인데
수많은 꽃망울 매달고
여 봐요, 여 봐요!
아양 떨다
꿀물 뚝, 뚝!

연 년 생
아기 낳은 산모같이
제몸은 뒷전이고
사랑만 가득 안고
작년에도 퍼 준 사랑
올해도 다 퍼주는 사랑
다복한 복 주고 또 주고 푼가
하여튼, 너무도 신비롭다
행운목 꽃.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천상
가정주부로 살다가
*한 주갑 지나 손주 보느라
정신없이 보내는 나날들
쉬었다 가라는 신호처럼
덜컥!
브레이크 걸리는 삶

난데없이
숨 쉴 때 오른쪽 가슴이
콕 콕 찌르는 듯 따갑고 아파서
밤새워 한숨도 못 잔 그이는
집 앞 내과에 들러
×ㅡ 레이 검진결과
숨쉴 때 공기가 새는
*기흉이라나
며칠만 치료하면 낫는대서
나흘짼 날 퇴원하려는데
다시 재발했다나
좀 나은가 싶다가
또 재발하기를 몇 번
담 주쯤 교수님이 수술 날짜 잡으며 수술만 잘되면 괜찮다기에 힘을 내본다

집에와서
팔 걷어붙이고
볼품없는 나무는 뽑고
난 분갈이 가지치기등
대청소에 밀린 빨래까지 해치우니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허리도 아프고 기운도 없고
머리까지 어질어질
내일은 코 비뚤어지게 자야지
했는데. ㅡ

늦은 아침
카톡 문자가 뜬다
친정엄마가 곡기도 끊고
말문도 닫고 의식이 없다고
동생들 언니들 고향 간다기에
엄마가 걱정되어 나도 갔지
그것이 엄마와의 마지막
작별이 될 줄을

그이가
월요일 수술 무사히 마친 후 화요일 오전 열한 시경에
아들집에서 손주 보다가
엄마가 운명 하셨단 소식을 듣고
멍하니 서 있다가
엄마! 하고 울어대니
다섯 달 밖에 안 된 손주가
주먹을 꼭 쥐고 무슨소릴까 싶어
빤히 바라보며 가만 가만. . .

다행이도
사월 마지막 주말 겹쳐
오월 공휴일 낀 관계로
열흘간 휴가가 잡혀 있어서
아기는 며늘아기에게 맡기고
고향으로 가는 길
"엄마 많이 힘드시지요
아버지도 수술 잘되셨으니
너무 걱정 마시고 힘냅시다
그저께 외할머니 뵙고 오셔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엄마를 위로 하던 아들
지딴에 회사에 병원에
왔다갔다 하느라
많이도 힘들었을 텐데
고마운 아들
"아들도 힘내거라.
큰 일이 우째 한꺼번에 터진다니
내가 부덕한 탓인가 싶다
우린 지금 터널을 통과 중이니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니
힘내자! "

그 이는
장모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배웅까지 못하는 신세
요 며칠사이 일때문에 더 슬퍼
엄마 영정 앞에서 한 없이
울고 또 울었다
한서방을 참 좋아 했던 엄마
하고 많은 날 중에 왜 이 날이랴
그이는 선 보던 자리에서
"어머님이 참 좋으시네요"하며
장모님을 많이 좋아했는데
무슨 사연이 있나 싶게
요상하리만치 엄마는
연초록 잔디이불 덮은 그 순간에
오늘 퇴원 하란다는 소식
참으로 아리송한 운명 이로고

어둡던 터널 다 지나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데
행운목 꽃이
백년만에 피우는데
연 이어 피워 주잖니, 힘 내!
자꾸 힘내! 라 한다.

아ㅡ
잘먹고 잘자고
산책하고 라운딩까지
잘 나아져 가는 그이 땜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만 되 뇌인다
진짜, 아리송하리 만치.

*한 주갑.
육십갑자의 한번을 말함
두 주갑. 120년.

허정인 2017-05-07 07:56	두해 연달아 피운 행운목 ~~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을까요. 그리고 힘든 과정들 숨막히는 순간들을 보내시고 이렇게 시로 가슴 풀어 담아주시며 안부 주시니 고맙습니다. 시인님의 꽃사랑 엄마사랑 남편사랑 시사랑 감동입니다.

김이진 2017-05-07 10:07	행운목이 꽃을 피웠군요. 그것도 두해 연달아 우리 시인님의 가정에 좋은 일이 생겼군요. 축복 드립니다. 늘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장계숙 2017-05-07 13:52	아~ 힘겨운 시간들이군요.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땐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고통도 괴로움도 빨리 극복하기 위해 구불구불 오랜 시간을 돌지 않아도 좋을 터널 이라는 지름길이 주어지는 거라고. 전 그렇게 믿고 힘겨운 일들을 잘 견디고 있구요. 행운목이 피었으니 앞으론 행운이 가득 할꺼라 믿어요. 오늘도 아름다운 날이죠? 언제나 건강하셔요. 좋은 글 감사히 다녀갑니다. 시인님~

이민숙 2017-05-07 14:42	잘먹고 잘자고 산책하고 라운딩까지 잘 나아져 가는 그이 땜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만 되 뇌인다 진짜, 아리송하리 만치. 기만히 내린글 배독해봅니다

여관구 2017-05-07 17:22	행운목이 시인님의 마음을 아는것 처럼 위로해 주는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마음이 참 괘로우실텐데 그래도 밝은 모습이 좋습니다. "연 년 생 아기 낳은 산모같이 제몸은 뒷전이고 사랑만 가득 안고 작년에도 퍼 준 사랑 올해도 다 퍼주는 사랑 다복한 복 주고 또 주고 푼가 하여튼, 너무도 신비롭다 행운목 꽃." 행운목의 위로를 받으며 오늘도 행복으로 가득채우소서.

박외도 2017-05-08 09:35	윤춘순 시인님~~ 저도 꽃을 많이 기릅니다만 행운목 꽃을 구경하지 못했내요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우환들도 따르지요 행운목이 피었으니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멋지게 지피신 시향에 마음 한 자락 놓고 갑니다 늘 건안 하시고 행복 하소서, 살롬!

배정이 2017-05-08 12:13	시인님, 마음고생 참으로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신비로운 행운목 꽃도 보셨으니 가정에 행복과 축복만이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시인님, 힘내시고 건강 또 건강하셔야 합니다^^

이정규 2017-05-08 19:18	윤춘순 시인님 ~~ 올려주신 옥고에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45회 어버이의 날입니다.. 세상 모든 부모님들께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감사드립니다. 정해진 날보다는 평소에 자주 전화라도 드리는것이 더 큰 효도라고 생각하네요...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이제 카네이션을 받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부모님살아계실때 마음껏 효도하시고 잘 해드리세요. 돌아가시면 그냥 이렇게 그리워만 해야 한답니다...ㅠㅠ 효도 많이 하시고 효도 받으시는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

사방천 2017-05-08 20:16	윤춘순 시인님의 고운 시 두해 년달아 피운 행운목 꽃 고운옥고의 들려감니다 건강하시고 행운이 가득하십시요

고경애 2017-05-09 11:36	오랜만에 뵙는 자리 그저 염치없이 두 손 꼭 잡는 것 말고 아무말도 할 수 없네요 시인님 행운목 꽃을 처음 접할 때의 감동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 곱게 피운 시꽃에 머무는 감사 감동입니다 시인님 마음도 몸도 다치치 마시고 건강 잘 챙기시어요

고지영 2017-05-09 16:38	존경하는 윤춘순 시인님 주옥같은 시 한참동안 가슴깊이 뭉클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석옥자 2017-05-10 18:43	시인님! 안녕하세요? 백 년 만에 한번 핀다는 꽃인데 수많은 꽃망울 매달고 여 봐요, 여 봐요! 아양 떨다 꿀물 뚝 뚝 행운목 꽃이 핀 것은 참 홍조인 것 같아요 참으로 신기합니다 늘 행복하십시요 시인님!

주응규 2017-05-12 09:21	정성으로 곱게 지펴 놓으신 시향에 마음 함께해 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비 내리는 오월 둘째 주 금요일 입니다. 이 비가 그치면 신록이 더욱 짙어질 겁니다 푸르게 푸르게 짙어가는 녹음이 마음을 청아하게 합니다 우리 시인님 가정에도 행복이 푸르게 물들기를 바래봅니다 가정의 달 오월 행복으로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시인님 좋은 계절에 아름다운 시향 가득 피우십시오.

정찬열 2017-05-12 10:29	존경하는 윤춘순 시인님! 암울한 터널속에서 불운이 겹치여 심적 고생이 크셨겄네요. 더구나 친청 어머님을 떠나 보내시고 늑게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이제는 행운목의 꽃이 2년연속 피어 좋은 일만 가득할것입니다. 부디 마음 추스리시고 건안과 행운이 충만 하시길 빕니다.

경규민 2017-05-13 09:59	아! 시인님! 힘찬 격려의 말씀, 그리고 박수 보내드릴께요 그런게 모두 삶이라 하지만 어느때는 그런 불행이 내게만 오는것 같아 한없이 슬프고 어느때는 모든것 잊고싶을때가 있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 삶은 철들어가고 그러다보면 해가 방끅히 웃고요 시인님! 힘내시고 즐거운 날 만드세요 제가 성원을 보내드립니다. 시인님! 행복한 삶 엮어가시기를 소망하나이다.

김광섭 2017-05-13 13:07	5월 두 번째 주말이 자욱한 안개 속에서 조심스레 시작되네요.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탁한 공기 때문에 달콤한 아카시아 향기도 맘 놓고 맡을 수가 없는 거 같아요. 멋진 주말 계획 세우시고 즐거움과 행복함이 가득한 아름다운 주말 되세요. 시인님~~!

정란희 2017-11-17 23:18	시인님,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셨군요...마음이 아픕니다. 늘 환한 시인님의 얼굴에 아무런 걱정없이 사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님을 보내시고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추운 날씨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김병근 2018-02-27 14:26	윤춘순 시인님 안녕하세요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맞이하는 일상이 활기차고 아름다운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장문으로 집필 하신 " 봄이 오네 " 곱게 새긴 글 속에서 고운 시향을 느끼며 서재에 머물어 곱게 배 람하고 갑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서재에 방문하여 고운 흔적 남기시고 다녀 가심 정말 고맙습니다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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