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채영제
ㆍ작성일	2018-01-02 14:18

ㆍIP: 1.xxx.20

(소설) 샛디 이야기. 2

샛디 이야기. 2

- 거지 윤보선 -

*

재종조는 샛디고개 위 천마산 기슭에 움막을 짓고 거지생활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변성명하여 ‘ 윤보선 ’이라고 하였다.

당숙 손에 이끌려 찾아온 아버지를 보자

재종조는 울음을 터뜨리며

큰집 종손에게 큰절을 올렸다.

아버지도 스무 살 연하인 재종숙에게 맞절을 하며 울먹였다.

- 아재. 살아 이렇게 보이 좋으네!

- 조카님. 볼 낯이 없니더. 그냥 꽉 죽고 싶니더.

- 그래 생각 말게. 사람 목심이 그래 뜻대로 되능가…….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스레트 조각이 달구어졌다

곰장어 몇 마리가 징글징글하며 익어가고 있었다.

- 소문에 듣자니 아재가 우리 강 서방을 죽였다는데 ?

- 저가 직접 한 짓은 아니지만 …….

- 강 서방은 우리 부친과 어떤 사인 줄 자네는 알고 있겠지?

- ( ……. )

- 강 서방은 5대에 걸친 우리 가솔이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 지, 자네 재종형님이 사랑하는 종을 그렇게 무참히 죽일 수 있는 가?

- ( ……. )

*

경상북도 ΟΟ 군 ΟΟ 면에 있는 면사무소 앞 장터.

인근 동리에서 애 어른 할 것 없이 200여명이 몰려들어 반월형으로 둘러쌓다. 그 중앙에는 철사 줄로 꽁꽁 묶여 꿇어앉힌 사람이 약 10여 명이다.

대낮인데도 모인 사람들은 모두 횃불을 쳐들고 웅성거리고 있었고, 잠 시후 인민위원회위원장과 정치군관이 착석하였다.

인민위원장은 일제 강점기 때 만주에서 팔로군을 따라다니다가 해방 후에 고향으로 내려온 권씨네집 서출이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모인 사람들을 향해 매눈으로 쏘아보면서 큰소리로 선언하였다.

- 친애하는 여러 동무들.

오늘은 우리 고향땅에서 수백 년간 농민을 착취하고 고혈을 빤 악 질 반동분자들을 처단하는 날이외다.

이런 악질들 때문에 조선이 망하고 일본 놈들의 식민지가 되었던 것이 외다.

지금 우리의 영예로운 인민군은 낙동강까지 진격하여 미제 침략군 을 격퇴하고 있는 중이오.

그리고 지금 우리 고장에서도 위대한 어버이 수령 김일성과 우리 인민들의 군대를 위하여 뛰어난 지식을 가진 진정한 프롤레타리아의 전사 한분이 조국의 명을 받아 곧 낙동강 전선에 투입될 것이오.

모두들 우리 고장의 전사에게 뜨거운 박수로써 환송해 주길 바라겠 소.

그 동지가 바로 여기 앉아있는 이 동무요.

이 동무는 일찍이 연희전문 영문과와 와세다 대학 일문과를 나온 인재요.

자, 채기풍 동무 일어나서 인사하고 저 중에 있는 반동분자들을 고 발해 주시오.

-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채기풍입니다.

오늘 당과 수령님으로부터 신속히 전선으로 가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영도자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이 미천하고 아무짝 에도 쓸모없는 사람을 불러주시니, 이 몸 너무나 영광스럽고 황송스러 워 몸 둘 바를 모르겠소이다.

이때 횃불이 꽃물결 같이 흔들리며 우레와 같은 함성이 일었다.

- 기풍이. 아니네. 자네야 말로 우리의 희망이네. 우리와 같은 종놈, 소작농, 서출들의 기둥이네. 꼭 싸워서 이기고 돌아오게.

- 자, 조용히들 하시오. 나 전선으로 떠나면서 천하의 악질 반동분자 패륜아를 꼭 내 손으로 처단하고 가겠소.

그 자가 바로 저기 묶여있는 저 강가 놈과 그 여편네요, 아들이오.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작골 채참봉 어르신은 이 땅에서 근 300년 가까이 살았지만 단 한번이라도 없는 사람들을 괄시하지 않고 흉년 이면 곳간을 열어 쌀이며 보리를 풍성하게 이웃에게 나눠주었소.

집안 노복들에게도 남녀노소 하릴 것 없이 함부로 하대하지 않고 솥단지까지도 챙겨 주었소.

어디 그것뿐입니까? 나라가 망하자 어르신은 집안 종들을 전부 해 방시켜 돈까지 쥐어주어 영주로 안동으로 내보냈소.

그런데 저 늙은 강가 종놈은 참봉댁 재산을 탐내어 조상 산지기나 하겠다고 들어붙어 있다가 참봉 어른이 돌아가시자마자 그 종부를 겁탈하여 내쫓고……. 두 연놈이 안방을 떠억 하니 차지하고 앉아 소 작농들에게 도지를 곱으로 받아 착취한 천하의 악질 반동분자요.

우리가 저주하는 건, 악질 지주뿐만이 아니라 저런 더러운 죄를 짓 고 옛 주인의 은혜를 악으로 갚은 패륜아이외다.

이런 반동분자는 마땅히 찢어 죽여야 하지 않겠소. 여러분?

인민위원장 권가는 그 말을 받아 분연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 네, 이놈. 강가야. 지금 기풍 동무의 기소에 할 말이 더 있느냐?

- 그. 그건 절대로 아닙니더. 저 데림(도련님)이 무엇인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더…….

기풍은 이말에 발끈하여

- 뭐시라……. 데림? 네놈이 종놈 주제에 내가 종년 아들 서출이라고 인간취급도 안 한 건 기억도 나지 않느냐?

(사방을 둘러보며) 여러분, 저 늙은 놈은 내 어릴 때 배가 고파 정 지에 들어가 누룽지를 조금 먹었다고 주걱으로 내 뺨을 치고 엄동 설한에 발로 차서 내쫓은 놈이오. 그리고 저의 어미까지 불러 요절 을 낸 놈이오.

인민위원장과 정치군관은 채기풍의 변론을 듣고 귓속말로 뭔가를 수 군거리더니 정치군관이 손바닥으로 탁자를 탁 쳤다.

- 기풍 동무. 저 강가와 그 가솔의 처분은 전적으로 동무에게 맡기겠 소. 자, 이젠 저 반동분자들을 데리고 가시오.

사방에서 횃불이 치솟고, “ 옳소, 반동분자 패륜아를 죽여라.”는 함성이 천지를 진동하는 듯하였다.

기풍은 이웃 동리 완장 청년 5명을 인솔하여 강노인과 그 가솔을 재 너머 뱀골로 끌고 갔다. 그러나 강노인은 자기 어머니 친정 쪽으로 아 저씨뻘 되는 사람이라 차마 자기 손으로 직접 처단 할 수는 없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 강노인의 처와 아들 2명은 결박을 풀어 살려주 며 빨리 산으로 하여 안동 쪽으로 도망가라고 시켰다.

뱀골 참봉댁 과수원은 벌써 사과가 여물어 가고 있었다.

청년들은 해묵은 사과나무 옆을 삽으로 깊이도 팠다.

기풍은 청년 중 한명에게 총을 쥐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 바람결에 총소리 빵, 하고 들렸다.

기풍은 외갓쪽으로 촌수가 걸리는 강노인의 마지막 얼굴을 머리를 흔들어 그려보면서 “ 올 가을에는 능금이 반짝반짝하고 맛있게 달리 겠네.” 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눈물을 훔쳤다.

박기만 2018-01-03 10:54	민족의 비극 다시는 없어야 할 이야기이지요 통일이되면 잊어질까 가슴에서 맴돕니다

김기전 2018-01-05 07:47	채영제 시인님 곱게 지피신 고운 시향에 마음 한자락 내려놓고 갑니다 올해 첫 금요일 행복하게 지내시고 희망찬 무술년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소원 성취하시고 향필하시기 바랍니다

김병근 2018-01-12 11:55	청명한 하늘에 하얀 바람 싸늘히 불어 전국에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마음은 급하게 따뜻한 아랫목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여기저기 기침 소리 나도 기침 해재끼니 감기의 아우성이 하얀 하늘에 메아리친다 한여름 땡볕의 징글징글함이 머릿속을 맴도는데 한겨울 한파에 지난여름 그 불볕더위 잊었으랴 아 나의 간사함이여~~~ 시인님 정말 춥네요 옥체 보존하시옵고 일상을 활기차게 열어 가십시오 존경합니다 시인님의 서재에 머물다 갑니다 ^♡^

(소설) 샛디 이야기. 3

(소설) 샛디 이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