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채영제
ㆍ작성일	2016-12-29 01:32

ㆍIP: 1.xxx.161

(연작소설) 낙인의 그늘. 2

(연작소설) 낙인의 그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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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기거하는 동네에서는 최근 몇 달 사이에 연달아 두건의 강력사건이 발생하고 관할 파출소에서는 수사본부가 설치되어 있었다.
강력반장 김 경위는 그중 ‘강도강간, 강도상해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청년을 엮어서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피해자의 범인에 대한 인상착의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고 더욱이 자기가 당한 강간부분을 만약 남편이나 시가 쪽에서 알게 되면 가정파탄이 나니 제발 빼달라고 울며불며 사정을 하고 있고 범인 또한 모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세 명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피해자의 신고사실에 청년의 자백을 일치시켜 꿰맞추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미 발부된 다른 사건의 구속영장의 만기일 때문에 무리한 수사를 하여서라도 빠른 시일 안에 꼭 마무리를 지어야만 하였다.
청년의 자백만 받으면 강도강간상해 범죄사실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을 근거로 치안본부에 강력범 검거 공적조서를 상신할 수 있는 것이다.
설사 나중에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다고 하여도 그건 검찰의 몫이니 자신의 고과평점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김 경위가 그 해에는 꼭 진급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이유가 있었다.
경위로 진급한 지가 5년이 넘었으므로 시기를 놓치면 자신의 경찰관 생활에 있어 승진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적어도 55살 이내에 무궁화 3개, 경정을 달아야 총경 계급장을 어깨에 떡 붙이고 영예롭게 정년퇴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유가 있었다.
그 즈음에 새로 부임한 간부후보생 출신 젊은 형사계장 때문이다.
귀때기가 새파란 막내 동생뻘밖에 안 되는 놈이 출근만 하면 김 경위가 작성한 수사서류를 치켜들고 한글 맞춤법이 틀렸네……. 문장이 어색하네……. 유식을 떨면서 부하들 앞에서 창피를 주는 통에 유도 5단, 백전노장의 형사반장 자존심이 최근에 이르러 엄청나게 구겨져 있었다.
김 경위는 그렇게 창피를 당하고 나면 애먼 부하들만 불러 세워 덜덜 볶으며 있는 대로 욕설을 끌어 부으며 화풀이를 하였다.
“시팔, 좇만한 새끼가 수사 수짜도 모르면서 뭔 놈의 말이 그렇게도 많아. 형사가 니기미. 도둑놈 강도 잘 잡고 자백 잘 받는 게 장땡이지…….무슨 한글 맞춤법 하나, 하나 가지고 조잔하게 지적질은 지적질이야…….내 참, 더럽고 아니꼬워서, 성질 같아서는 엎어치기로 한판 띄워 공중에 날려버리고 싶은데…….금년에는 꼭 경감을 달고 말아야지.”

*

김 경위는 유치장 문을 열고 청년을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검은 천으로 양 눈을 가리고 경찰서 앞마당을 몇 바퀴 빙빙 돌고 2층과 3층 계단을 여러 번 오르내리며 경찰서 지하에 있는 강력반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 왔다.
김 경위는 이미 불안과 공포에 질려 초죽음이 된 상태의 청년을 의자에 앉혀놓고 느닷없이 뺨부터 한 대 올려붙였다.
“이 새끼. 너, 바른대로 말 안하면 여기서 그대로 죽는 수가 있어. 네가 그 여자를 강간 안 해도 너 친구들은 했지. 맞지?”
“ 아저씨, 무슨 말인 줄 저는 도저히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친구들과 가게에서 술 몇 병을 마시고 돈을 안 준 것밖에 없고……. 또, 파출소 유리창 1장을 깬 것밖에 없어요.”
청년은 이삼십 분간의 집요한 추궁에도 절대로 그런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을 하였다.
“ 인마, 이거 봐라……. 죽어봐야 저승길을 알 놈이네. 야, 김 형사 그거 준비해.”
“ 아저씨. 살려주세요. 진짜 저는 그런 짓을 안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형사들은 청년을 완전히 발가벗겼다. 그중 한 놈은 청년의 새카만 팬티를 보고는 “ 이 새끼, 연탄 쟁이 집에서 일했나……. 크으, 이 냄새. 도대체 팬티 한 장을 몇 년이나 입었나!” 하며 키들키들 웃기도 하였다.
한쪽에서는 석유곤로 위에 다섯 되짜리 주전자에 일제 와사비 물이 데워지고 있고 또 두어 명은 수건으로 청년의 눈과 입을 가린 후, 양 손목과 양 발목에는 두꺼운 천 조각을 친친 감은 후에 앞으로 뻗게 하여 수갑을 채우고 포승줄로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철제 책상 2개를 찌이익 끌어 나란히 세운 후에 기다란 목봉 두 개로 손목 포승줄과 발목 포승줄 사이에 끼워 올려 철제 책상 사이에 매달았다.
청년은 양 책상 사이에서 완전한 발가숭이 상태로 도살되는 돼지처럼 달랑 매달렸다.
김 경위는 그 모양을 지긋이 내려다보면서 침을 꿀꺽 삼킨 후 악마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 자, 이제 너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갈 수도 있단다. 그러니 빨리 바른대로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여기서 쥐도 새도 모르게 개죽음을 당하는 거다. 네가 바른 말만 하면 너나 우리나 이런 고생을 할 필요가 없지. 바른 말을 하겠다면 내가 열 번을 셀 때까지 고개를 끄덕여라.”
김 경위의 카운터다운이 시작되었다.
“열. 아홉…….여덟…….일곱…….여섯…….다섯……. 넷…….셋…….둘……. 두울……. 이것 봐라……. 가만히 있네, 자, 마지막이다. 하나 반……. 하나.”
“ 이 새끼. 그래 좋다. 한번 해보자. 네가 끝까지 안 불겠다고……. 불게 해주지.”

김광섭

2016-12-29 14:59

곱게 그려주신 정겨운 시향에 미소로 다녀갑니다
오늘도 차 한잔의 여유로움으로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항상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


채영제	감사합니다. 시인님도 더욱 행복하시길 축원드립니다.	1/2 14:48

주응규

2016-12-30 08:34

채영제 시인님의 좋은 글을 접할 수 있는 올 한해가 행복했습니다.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문우의 정이 한층 더 돈독하기를 원합니다
2017년 정유년을 맞아 문운이 창대하시고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올 한해 배풀어 주신 고귀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채영제	주 시인님. 새해에도 더욱 문운과 예술의 빛이 창대하시길 기원합니다.	1/2 14:49

김광섭 2016-12-30 12:29	저물어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가는 해에 못다 한 꿈 있으시면 정유년 새해에는 꼭 이루시고 즐거운 나날 되시기 소망하며, 새해에도 시인님의 가정과 직장(사업장)에 주님의 은총이 (부처님의 자비)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