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김양해
ㆍ작성일	2021-03-10 20:25

ㆍIP: 221.xxx.80

시낭송 신청작 일탈 외 9편

逸脫 (일탈)
-김양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마지막 꿈
엘도라도
그곳에 가면
가끔 내려놓고만 싶었던
힘겨운 일상들도 가을 들판처럼
황금빛으로 물들겠지

헛된 바람은 허공으로 흩어지고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위태롭던 하루는
끝끝내 더는 버텨내지 못하고
허망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누구였던가?
나의 모습을 한채 저토록 안쓰럽게
세상을 짊어지고 서있는 人形(인형)
금세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도무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던 하루

허락받지 못한 희망을 앞에 두고
드디어 황금의 땅에 발을 내딛는다
깨어나면 또 한 번의 후회가 되어
영영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속에서
일탈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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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이유
-김양해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참지 못하여 흐른 눈물이
잔잔한 호수에 떨어져
파도처럼 몰아칠까 두렵고
전염병처럼 번져나갈 슬픔을
감내할 자신이 없을 뿐

말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입으로 뱉어지는 말은
집어넣을 수 없는 화살이 되어
오해의 심장을 관통하고
섣부르게 다가설 수 없는 관계는
침묵을 강요한다

떠난다는 것은
잊히는 것이 아니다

준비하지 못한 헤어짐은
함부로 벗어낼 수 없는
인연의 끝자락에 머물고
쉬이 꺼내지 못할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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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날에
- 김양해

간발의 차이로 아슬하게
비껴가던 희망을
간절하게 부여잡고
너에게 간다

누구에게도 줄 수 없는
너의 지난 시간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어제는 훌훌 벗어 버리자

이미 늦었을지 모를
스쳐가는 순간들, 다만
그 순간을 함께 하는 거다

떠나버린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
아직도 남아있는 나의 모든 시간을
너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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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처럼 왔으면
- 김양해

아름다운 환상은
황량한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서
끝없이 펼쳐지는 삶 위에서
살갑게 미소 지으며
내게 다가왔지

피할 수 없고 도망가지 못할 길
그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위태롭게 버텨야 했고
마침내 버티어냈던 뿌듯한 저녁에
쏟아지는 꿈처럼

시간은 앞으로만 가는 것
좀처럼 돌아올 줄 모르고 떠나지만
애틋한 그리움이 가슴에 남아
서투른 듯 보여도 사랑이 될 때
첫눈처럼 네가 올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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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담다
-김양해

채워지지 않는 작은 가슴에
꼭꼭 숨겨두었던 널
조심스레 꺼내본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떠오르지 않는 희미한 모습을
점점 높아만 가는 하늘에 담는다

텅 비워진 가슴에
찬 바람 휑한 가을을 담아본다

널 담아 간 하늘은 끝도 없이 높아만 가고
시린 가슴에 담긴 가을은
몹시도 춥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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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내기 쉬운 이름의 카페
- 김양해

떠나지 못한 거리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온통 낯설기만 하고

쉼 없이 뱉어지는 숨처럼
선명하게 남은 미련은
끈질기게 기억의 늪을 헤엄친다

쓸쓸하게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삐걱대는 나무 계단을 밟고 들어서는
기억해내기 쉬운 이름의 카페

마주 앉은 구석진 창가에서
까만 눈망울로 생글거리며 웃어주던
아련한 기억 속의 그녀

그날 마시던 커피는
바다보다 깊은 그리움이 배어
차마 마실 수가 없었다

휑하니 비어버린 가슴에
싸늘하게 식은 찻잔을 남겨두고
잊어도 좋을 카페를 이젠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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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대하여
- 김양해

그리운 것이 사람이었다

일정하게 떠나는
삶의 조각들이
하나씩 흩어지던 날에 찾아든
선물 같은 하루

죽을 때까지 매달려도
늘 모자란 것이 사랑이겠지만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는
가슴 시린 그리움

그립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서로의 시간들이
넝쿨처럼 이리저리 뒤엉켜 흐르다
옷깃이라도 스칠 때
아름다운 만남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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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거리에서
-김양해

너 없는 하루는
머리 위에서 가슴으로
쏟아지던 햇살이 멈추었다

숨차도록 뛰어보지 못한
어쩌면 엉뚱하게만 달려가던 젊은 날
그 대가는 가혹한 것

차마 견뎌내지 못해
길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더 많은 시간이 흘러
비통한 대가를 고스란히 받더라도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모든 순간을 뜨겁게 사랑했던
염치없이 솔직한 감정들은 남겨둔다

우연히 길을 걷다 생각나서
젖은 가슴으로 주저앉아 울더라도
후회없이 사랑했다 말할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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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김양해

문득 비가 오는 날이면
그대에게 달려가
꼭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이따금 떠오르며 눈가에 젖어드는
그대의 고운 모습

어쩌면 헤어날 수 없을
아득한 그리움에 젖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빗물에 젖어

한 번쯤은 그댈 끌어안고서
괜찮은 척 희게 웃으며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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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나요
-김양해

홀로의 긴긴밤
숱하게 보내야 했던
그토록 애절한 시간들
훌훌 털고서
우리 만나요

간절하게 붙잡고 싶었던
떠나버린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오는 것

이 순간에도
정신없이 달아나고 있는
그대와 나의
가장 어린 소중한 시간들
더는 허무하게 놓치지 않도록

그대에게 달려갈게요
오늘이 가기 전에
이 밤이 멈추기 전에
우리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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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응규 2021-03-12 10:30	봄꽃이 피는 춘삼월의 향기와 더불어 시인님의 시향에 흠뻑 취해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입니다. 이제는 코로나가 물러가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 모두가 간절하지요. 부디 건강하시고 봄향 가득한 게절에 가내에도 행복이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박상현 2021-03-12 20:05	쥐똥 나뭇가지마다 연둣빛이 햇살을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쥐똥나무에 희디흰 쌀 꽃이 피어나는 그 어지러움을 그려봅니다 존경하는 시인님 안녕하세요 그동안도 건강하셨는지요? 봄의 길목마다 자리 잡은 푸른 희망을 봅니다 저는 시인님의 고운 뜨락에서 저의 희망을 담아갑니다 시인님의 곱게 집필하신 시를 배람하며 오늘의 행복을 담아갑니다 존경하는 시인님 늘 감사드립니다 찬란히 빛나는 이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안영준 2021-03-13 09:28	김양해 시인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참 빠릅니다 세월이 말입니다 한 해가 시작된 듯하더니 그야말로 춘삼월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는 느끼지 못하던 나날이 한 움큼 쥐고 뒤를 보니 성큼성큼 가고 있음을 느끼는군요 시인님 서재에 잠시 들러 인사드리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 문운 창대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한익 2021-03-15 07:16	존경하는 김양해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봄 햇살 고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시인님의 서재에서 잠시 머물며 올려주신 멋진 옥고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완연한 봄인가 봅니다.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멋진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새벽의 한적한 도로에서

만남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