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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안계종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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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안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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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22-12-31 1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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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짜리(으찌, 두비, 쌈)'를 아시나요? / 禮山 안계종
《'짤짜리(으찌, 두비, 쌈)'를 아시나요?》
禮山 안계종
몇 년 전에 출생지 옆집에 살던 죽마고우의 자녀 결혼식에 갔다가 역시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 ○용주를 만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외지로 학교를 다니면서 지금까지 못 봤으니까 한 45년은 넘은 듯하다.
그와 나는 초등(국민) 학교 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만났었다. 작은 뒷동산 너머 외갓집 근처에 살았고, 친구들 찾아 우리 집 쪽으로 자주 놀러 왔기에 가깝게 지냈었다.
그를 만나는 이유 중 하나는 오색 구슬을 가지고 '짤짜리'를 하기 위해서였으니 몇 명이고(약 3~4명) 마주 앉자 약 15cm의 줄을 일자로 세줄(으찌, 두비, 쌈)을 긋고 적당한 양의 구슬을 두 손에 넣어 흔들어서 앞으로 내밀면 상대가 셋(으찌, 두비, 쌈) 중에 한 곳에 걸어, 따고 싶은 만큼 구술을 놓으면 내민 움켜쥔 주먹 속에 구슬을 세 개씩 한 쌈으로 땅에 세어 놓다가 마지막 남은 것이 하나가 남으면 '으찌', 두 개가 남으면 '두비', 세 개가 남으면 '쌈'이 되어서 걸린 만큼 구슬을 주고 걸리지 않은 것이 나오면 모두 따먹는(가져가는) 게임 일종의 아이들의 놀이(노름)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게임에 가지고 온 구슬을 다 잃을 때도 있었고 조금 딸 때도 있었는데, 잃은 사람은 본전 생각이 나서 그다음 날에도 찾아오고, 친구가 사는 작은 뒤 동산을 너머 찾아가기도 하면서 놀이로 보낸 날이 많았다.
그 용주 친구는 눈치가 빠르고 똑똑(?)해서 쉽게 지는 법이 없었다. 발바닥으로 굴려 맞히면 가져가는 구슬 치기든, 앞줄 선을 긋고 약 5m 전방에 작은 구멍을 뚫어 표시하고 던져서 가장 가까운 곳에 던진 사람이 나머지를 가져가는 동전 따먹기, 껌종이를 사서 모으거나 주워 모아 으찌, 두비, 쌈, 방식의 게임으로 껌종이 따먹기 등도 때에 따라 바꿔가면 놀이(놀음)를 했었다.
나는 잘하는 편도, 못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그 친구는 보통은 넘는 편이라서 잘 따갔는데, 내가 잃을 때는 속상하여 복수심에 잠을 설치기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용주도 나만큼이나 좋아했으니까 잃었을 때는 같은 마음으로 속상하였을 것이다. 어쨌든 딱지와 구슬을 서랍에 가득 채워 가면 뿌듯하고 부자가 된 기분보다는 스스로 멋지고 훌륭하다고 느끼는 기분이었으니 지금도 채우고자 하는 욕심을 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 친구 용주는 어려서부터 선천적으로 하는 말과 듣는 귀에 장애가 있었다. 다섯 형제 4남 1녀 중, 이사 와서 태어난 아래로 두 아이(남아, 여아)만 귀로 들을 수 있고 말하는 것이 정상이었고 위로 친구부터 두 명의 형은 장애가 있었다. 전해 듣기로는 외갓집 옆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던 곳이 산소 이장한 자리였는데 모르고 집을 지어 살다가 그랬다는 말을 당시 어릴 적에 이웃 어른들에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어릴 적 추억의 한 때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며 얼마나 반가웠던지 오십 대 중반을 넘은 십 대 친구를 서로 만나보게 되었으니, 몇 시간을 반가움에 할 줄 모르는 수어(?)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옆에 있던 같은 동래 아랫 뜸에 살던 봉신이 친구가 조금은 대변을 해주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는데, 지금도 그 친구가 생각이 난다. 전화를 할 수 없어 영상전화를 해보지만, 잘 알아듣지 못해 답답해하였으리라, 그러나 영상으로나마 얼굴을 보는 것으로도 어릴 적 친구라서 나만 아니라 그도 나를 반긴다. 친구는 마음에 남아 있는 동반자다. 서로 끝까지 좋은 친구가 되리라 믿는다. 옛 추억을 소환하고 떠올린 친구 용주야! 어디서든 잘 살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게나.
여러분은 '짤짜리(으찌, 두비, 쌈)'를 아시나요?
삶은 게임이 아닐까? 규칙과 약속이 있는 투기가 아닌 투자로 얻는 삶이 평등과 평화로 자유로운 생활이 날마다 윤택해지기를 바라며 약속의 게임이 끝나는 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본다.
(2022.12.31)
🙋♂️2023년 1월, '신정'과 '구정'을 맞이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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