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임전택
ㆍ작성일	2016-11-22 01:10

ㆍIP: 175.xxx.104

아버님 어머님의 방 하나의 철학

【 아버님 어머님의 방 하나의 철학 】

아버님은 6남매(5남1녀)의 장남 이시다. 어머님께서 입장면 샛터 깡촌으로 시집오셨다. 두 분은 안채의 윗방에서 화촉을 밝히셨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쪽문을 사이에 두고, 큰 아랫방을 사용하셨다 한다. 아버님 형제자매 분들은 사랑채를 쓰셨다 한다.

아버님 형제 분들이 출가하고 나서는 막내인 고모님께서 안채 윗방을 사용하셨다 한다. 아버님 어머님은 방 하나인 사랑채를 우리 형제들과 같이 사용하시며 역시 한 방을 쓰셨다 한다.

가끔씩 할아버지 할머니 방에서 나도 잤던 생각이 난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초가집 이었던 안채를 내가 고1 때 헐고 다시 지었다. 거기에 방 두 개를 만들었다. 하나는 할머님 방, 다른 큰 것 하나는 아버님 어머님 방. 두 분은 역시 한 방을 쓰셨다.

내가 결혼하고 나서 몇 년 후, 오래된 사랑채를 철거했다. 그 몇 년 후(1999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몇 해 후 안채의 작은 방 하나와 구식 부엌을 없앴다. 큰 안방만 남기고 현대식 주방과 거실을 만들었다. 두 분은 그렇게 그 방 하나를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해(2014년)까지 사용하셨다. 이렇게 무려 55년 넘게 방 하나를 사용하신 것이다.

그 긴긴 세월 동안 당신들께서는 한 방에서 희노애락의 한 이불을 덮으셨던 것이다. 할아버지 형제자매 분들 세상 떠나시는 일 다 치루셨다. 그 자손들 시집장가 가는 일 다 치루셨다. 당신들께서는 이불속에서 많이 우셨고 때로는 밤잠설치며 기뻐하셨으리라.

그 세상풍파와 삶의 무게에 시달리시고, 무정한 사내 다섯 아들 키우시느라 33세 부터 관절염 앓오셨던 어머님, 밤이면 저려오는 어머님 손과 발, 두 분은 이불 속에서 서로 쓸어안고 그 세월을 아파하셨다.

아버님께서 혼자 방을 쓰신지 벌써 2년 반이 다 되어 간다. 어머님 돌아가시고(2014년) 처음 6개월 기간은 아버님으로부터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그런 것을 많이 느꼈었다. 지금은 이제 많이 나아지셔 보이기는 하는데 그 심정을 우리는 죽어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다. 대부분 아파트처럼 두 개 이상의 방이 있다. 내가 술을 많이 마신 날이면 옆지기에게 피해를 줄까 내가 다른 방에서 잔다. 또 어떤 때는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할까 옆지기가 같이 자다가 중간에 옆방으로 가서 자기도 한다. 그리고, 옆지기와 투닥투닥 하는 날에는 내가 다른 방에 가서 자곤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두 분께서 한 방을 사용해오신 것을 떠올린다. 두 분께서 부부간 다툼을 하시는 것을 내가 직접 본적이 거의 없다. 딱 한 번 본적이 있다. 막내 삼촌께서 돌아가시고 할머니께서 심하게 충격을 받으셨던 기간이었다. 그때 할머니와 어머님의 고부간 갈등으로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많이 화를 내셨던 모습은 지금도 생각난다.

집에 방이 많을 때는 장점의 가짓수가 많아 보인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반면, 집에 방이 하나인 경우는 단점의 가짓수가 많아 보인다. 그렇지만 귀중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원앙새 부부의 이야기가 전설 인 것처럼, 두 분의 '방 하나의 철학"도 이제 전설이 될 지 모른다.

어쩌면 사람들은 '한 지붕 아래 한 부부의 전설'을 또 이야기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아니, 종국에는 "한 하늘 아래 한 부부의 전설"로 밤하늘의 별처럼 서로 반짝이기만 할지 모른다.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또 모르면서 아는 척하며 지내는 그런 시대가 도래할지 모른다.

물론, 어떤 이는 옛날 분들은 가난하고 자식들이 많았으니 그럴 수 밖에 없잖느냐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잉꼬부부 이야기는 왜 있는가.
또 그것이야말로 전설이고, 그 전설이나 유래가 터무니 없는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2016.11.21(월)
#삶의자연을그리다
#청동임전택 ( 靑東林田澤 ) 작
#TheBlueEast
#아버님어머님의방하나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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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연을그리다

박희홍 2016-11-22 06:21	임전택 시인님 날씨가 제법 쌀쌀하군요. 어린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겨울이면 큰 방 하나에서 여덟명이 나란히 누어 자던 시절 그래도 잘 살았는데 지금은ㄴ 각자 하나를 가져도 만족하지 못하니 씁습하네요.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심 고맙습니다. 오늘은 눈 내린다는 소설 아마도 눈은 내리지 않을 것 같군요. 재미있는 단편소설을 한 편 쓰시고 행복한 날 되십시오. 오늘도 스마일 두손모아

석옥자 2016-11-22 21:56	부모님의 방 한칸이 참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9남매 막내 따님과 혼사가 되었으니 장인 어른이 동갑이고 참 재미있는 수필입니다 그 대가족 시대엔 단방 생활에 어떻게 잉꼬 부부가 전설같은 이야기기 입니다 어머니가 아버님보다 일찍 가신것이 마음이 짠합니다 남으신 아버님은 적응하시느라 그 기간이 쓸쓸 했겠지요 참으로 산문시를 감명깊게 쓰셨습니다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늘 건필 빕필하시고 편안한밤 되십시요 시인님!

고경애 2016-11-23 06:34	반갑습니다 임천택 시인님 방 하나에 담긴 여러가지 의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구남매 늦둥이 저도 시어머님이 언니 나이 거기다 구남매 맏이라서 일찍 돌어가신 시어머님 자리 대신 한 세월이 아쉬움의 흔적으로 남았답니다 삶의 이력을 그림처럼 그리신 글향에 마음 얹고 갑니다 건강한 겨울 나시고 행복하세요

김광섭 2016-11-24 10:24	곱게 내린 詩 고맙게 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네요 건강에 신경 쓰시길요... 시인님!

배윤하 2016-11-25 01:23	김장담그느냐 바쁘게 움직이는 마음으로 반기며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임전택 시인님! 방하나의 가족의 사랑도 느껴지며 여러가지 시상에 빠져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필을 기원하며 강건하십시요.

주응규 2016-11-25 10:26	임점택 시인님 곱게 지펴 놓으신 글향에 마음 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가을이 떠난 그 자리에 겨울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기온차가 심합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건강을 기원합니다

이정규 2016-11-26 05:45	동이 트지 않은 새벽녁 ~~ 임전택 시인님의 고운 시향을 음미 하면서 아침을 맞이 하려나 봅니다 이제 초겨울의 문턱에서 추워지는 날씨에 감기 조심 하시고 즐건 주말 맞이 하시고 강건 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 합니다 !

술과 시와 사랑과 이별과 바람

꽃(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