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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9-16 21:35
ㆍIP: 223.xxx.174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라는 것은
절대 그럴리가 없다는 것이란 것
     권영심 ( ,2020 ,9 , 16 )
예전에 어느 스승님이 내게 말하기를
- 절대 그럴리가 없어  - 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일러 주었다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절대 그럴리가 없어라고 말하던 일들이 이루어진 것이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언 처럼 말했다
그런데 그 예언은 한 치의 틀림이 없이
이루어졌다
벽돌만한 폰을 처음 사서 그 편리함에
길들어지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때의 폰은 통화만 되었고 그나마 외진 곳에서는 안 되었는데도 필요할 때
바로 다른 사람과 연결할수 있는 그것만 으로도 감지덕지 했다
나는 신문물에 그다지 빠른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무리를 해서 폰을 가졌고
그 후 살 때 마다 최고의 사양을 구입
한다
나의 성향으로 봐서는 놀라운 일이다
최고 사양 폰을 사서 사용하는 것은 통화, 문자와 사진찍기 , 톡과 밴드, 그외 계산기와 몇 가지 기능을 쓰는 것으로
끝난다
인터넷도 거의 할 줄 모르고 음악을 듣는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쿠팡을 비롯한 인터넷 쇼핑에 정말 마음
먹고 도전했으나 비번의 벽을 뚫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 벽돌폰을 거금을 들여 무리하게 구입한 것은 나만의 사치였었다
그런 폰을 쓰면서 생각한 것이
- 손바닥 안에 들 만큼 작게 만들 수
없을까, 말 대신 문자를 보낼 수 없을까,
시간이나 날짜를 한 눈에 볼 수 없을까,
전화를 건 사람의 전번을 알게 할 수는
없을까, 사진을 찍을 수는 없을까, 등등...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면 한결같이 말하
기를 절대 그럴수가 없어,   그랬었다
그러나 그 말들이 귓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핸드폰은 무섭게 발전했고 최신상
을 구입하면 다음날 또 다른 기능의 상품이 나왔다
지금은 컴의 기능을 다 가지고 있는, 손
안의 최신 컴이요 카메라요 오만가지
능력자다
비단 폰 뿐이랴?
몇 십 년 전일까?
티비 뉴스에서 유럽의 버스가 소개 되었는데 안경을 쓴 남자가 정류장에서
신문을 펼치고 읽고 있고 잠시 후 버스 가 오자 번호도 보지않고 올라 탔다
그 나라 이름은 잊었는데 그 곳에서는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제 시간에 도착
한다고 리포터가 부러운 듯이 설명한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그럴리가 없어라고 했다
그 시절의 버스는 찜통이요 냉동차요
숨이 막히는 만원버스였다
유럽의 그 우아한 버스가 우리나라에서
절대 생길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대중교통은 세계
제일이라고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칭송한다
나는 언제부턴가 절대 그럴리가 없어
라는 말을 안 하게 되었다
작년 11월에 마스크 60매를 홈쇼핑 에서 구매한 이후 나는 마스크에 관한
절대 있을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
마스크 100매가 수 십 만원을 호가하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끝도 없는 줄을 서고, 가짜 마스크를 만들어 파는 사람 들이 생기고 심지어 마스크 절도 사건이
일어나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
들이 마스크를 써야만 외출할 수 있다
만약에 작년 이맘 때 누군가가 위의 예언을 했다면 전부 다 배꼽을 쥐고 웃었을 것이다
절대 그럴 일이 생길리가 없어!
말도 안돼! 누구든지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요 전
세계인들이 겪고 있는 사실의 이야기다
방송에 출연하는 세계의 유명한 사람 들이 얼굴의 반을 마스크로 가리고
있는 이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인 것이
때로 만화경 속의 일 같다
날이 많이 선선해져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조금은 수월해졌으나 나는
정말 이번 여름 처럼 힘들고 괴로운 여름을 보낸 적이 없는 듯 하다
굉장히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쓰고 마스크 를 착용하고 다니는 일이 큰 고역이었다
숨만 내쉬면 안경알이 흐려져 벗고 다시
쓰기를 얼마나 반복하는지 모른다
여러 마스크를 구입해 착용해 보았으나
안경에 김이 완벽하게 서리지 않는 것은
없었다
덕분에 나는 지금 마스크 부자다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사는 바람에 집과 가게에 수 백 장 씩 쟁여 놓고 있다
요즘은 또 추석 선물로 마스크가 오기도
해서 웃고 말았다
가방에 마스크를 열 장 이상 씩 갖고 다니며 만나는 어르신들께 하나 씩 드리기도 하고 손님들에게 나갈 때 새 마스크를 주면서 소비하고 있으나 오 백 장 정도는 꿍쳐 놓아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부턴가 가지고 있다
세상에 !
쌀도, 다른 식량이나 의약품, 재난 구조 물품도 아니고 마스크를 비축해 놓아야
살수있는 세상이 왔다니 스스로도 어벙  해진다
지난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2.5 정책의 실시로 우리 가게는 개점 휴업
이었다
원래 예약이 있기 전에는 오후 늦게 문
을 열어 새벽 5시까지 하는 가게여서
말하자면 장사 시간에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이다
다행히 2주만에 해제되어 반가운 손님
들을 만났는데 오늘 온 손님이 심각하게
말했다
머지않아 마스크가 아니라 헬멧을 쓰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절대
그럴리가 없다고 하지 못했다
그 손님은 덧붙이기를 지금 물을 사 먹는 것 처럼 곧 산소를 사먹어야 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또한 그럴리 없다고 반박하지 못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절대 그럴리가 없는 일들이 생길까?
더 이상의 나쁜 일들이 절대 생길리
없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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