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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8-10 10:35
ㆍIP: 223.xxx.135
음식물 쓰레기를 자연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자연으로 -

         권영심  

나는 작은 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예약으로 손님들을 받을 때가 많이 있다
그럴 때 밑반찬과 찌개 등의 잔반이 제법 나오는데 버리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아까워서, 등골이 서늘하도록 무서워서 떨린다
대체 한식은 왜 이렇게 많은 잔반이 나오는 것일까?
아무리 줄일려고 해도 먹지 않으면 잔반이 되어 버린다
내가 먹을수도 없고 그것을 다른 손님 에게 낼 수도 없으니 버려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우리가 잔반을 쓰레기라는 몹쓸 단어로 부르기 시작하게 된 것이 언제부터 였을까?

한 세대 전만 해도 각 가정에서는 잔반 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마당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를 주기 위해 일부러 남긴 음식이 있었을 뿐이다
집안의 어른이 먼저 먹고 남긴 음식은 당연히 식구들이 나누어 먹었고 심지어 손님들이 남긴 음식도 아이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먹었다
식당의 손님들도 요즘 처럼 많은 음식을 남기지 않았고 남은 음식은  다른사람이
먹음으로 거의 소비가 되었다
물림상은 우리 식문화의 오랜 전통 이었고 아랫 사람들에게 주기 위해 윗 사람들은 일부러 맛있는 음식을 적게 먹었다
그래서 음식은 버림이 없이 순환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할머니가 손자에게 입 안의 음식을 먹였다가는 며느리에게 고소당하는 세상이다
내가 먹지 않는 모든 음식과 남의 입김 이 닿은 음식은 모두 버려야 하는 것이 요즘의 원칙이다
버리는 것은 쓰레기이니 음식물 쓰레기 가 되는 것이다
생산되는 식재료의 7/1이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는 기막힌 사실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었을 때의 인간을 향한 공격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순환이 되지 못한 모든 생물은 썩는데 그 썩는 상태로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산하로 스며 들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그 폐해는 이미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환경 운동가는 아니지만 이 지구가 인간이 버리는 것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곳곳에서 피 흘리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 개인으로는 할수있는 것이 그다지 없다
그저 분리 수거나 열심히 하고 덜 버리도록 애쓰는 것 외엔...
그래도 열심히 만든 음식을 버릴 때의 아픔은 날로 커지기만 했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별별 것을 다 만들어 내면서 왜 이런 기본적인 것을 해결하지 못할까라는 의문이 때로 분노가 되기도 했다

음식물을 넣으면 분쇄가 되어 없어지는 기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잠재적으로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낼 뿐이라고 생각한다
물과 함께 흘러 내려가 침잠되어 썩고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이 된다
눈에서 사라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근심을 항상 안고 있던 차에 가깝게 지내는 동생이 찾아와 음식물 미생물처리기라는 것을 권했다
물기를 조금 제거한 음식물을 넣으면 통안의 미생물이 먹고 황토색의 천연 비료가 되어 나온다는 설명에 두말할 것 없이 구입했다
복잡한 원리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신기했다
두어번의 시행 착오 끝에 지금은 너무 사용을 잘 하고 있고 만들어지는 천연 비료는 500g씩 담아서 내년에 가게 앞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일반 흙과 10/1로 섞어 화분의 웃거름 으로 주었더니 너무나 효과가 좋았다

가격은 좀 비싸고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전국의 가정과 식당에서 이 처리기를 사용한다면 음식물 처리에 대한 완벽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에서 심각하게 대안 으로 지금 생각하지 않으면 늦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서 생산되는 천연 비료를 농촌으로 보낸다면 유기농 농작물의 전국 생산이 가능하지 않을까?
수 십 조에 이르는 음식물 처리 비용을 다른 복지에 사용할 수도 있겠다
꿈 같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원래 모든 것은 꿈 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설겆이를 하고 나오는 음식물을 미생물 처리기에 넣으며 올바른 순환을 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만족한다
버리지 않고 가장 원형의 모습으로 자연 으로 되돌려주어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순환.
우리 모두 할수있는 날을 기대하며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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