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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7-23 17:32
ㆍIP: 223.xxx.125
목요일 오후,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의글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2-86

                 권영심 ( 2020 ,7 ,23 )

일본의 다구는 그 종류도 많지만 다구가 아니면서도 다회엔 꼭 있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것들 중 하나라도 빠지면 다회는 열지 못할 정도로 다례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벽의 족자, 화병 , 과자 그릇들 , 하나이레라고 하는 장식 꽃꽂이 , 향로,
향합 등입니다
다구는 아니면서 다례에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 다구들을 하나 하나 짚어 봅시다
자쓰보-  말차를 만드는 찻잎을 보관 하는 커다란 항아리 , 대부분 가루로 만들어진 말차를 쓰지만 유서 깊은 다실
은 고유의 자쓰보에 엄선한 찻잎을 보관해서 다례를 열 때 마다 가루를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히샤쿠 -대나무로 만든 국자
자사쿠 -대나무로 만든 차 숟가락
자이레 - 다완이라고 보면 됩니다

미즈사시 - 물병
후타오카 -받침대
게스이  -퇴수기
자킨 -행주
자센 -대나무로 만든 솔
자센은 말차의 다례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를 잘 저어서 알맞은 거품을 내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도 필요하지만 잘 만들어진 것이 중요합니다
나쓰메 -옻칠한 나무통
가이시  -얇은 종이
후쿠사  -손수건
후쿠사 바사미 - 손수건 지갑
그리고 찻물을 끓이는 철제로 만든 가마가 있습니다
빠지지 않고 쓴 것 같은데 일본어는 아무리 해도 겉도네요

또 다른 도구들이 많이 있는데 화로와 그 화로에 소용되는 도구들 ,
말차를 계량하는 도구와 여러 모양의 오차왕 .
오차왕은 말차를 담는 찻잔 입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막사발이죠
그 막사발에 일본의 차인들은 목숨을
겁니다
일본의 다도는 유파가 엄청나게 많은
데 그로 인해 다도의 예의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도 같은 것이 있다면 오차왕에
대한 애착 입니다
특히 그 유파의 스승이 후계자에게 물려
준 것이라면 값을 매길 수 조차 없이
신주 처럼 귀하게 모십니다
설사 깨진 조각이라도 어떻게든 복원 해서 장식해 놓습니다
그래서 다실에 장식된 다구를 만지는
일은 절대 금물입니다
오직 눈으로만 감상하고 입으로 무한한
칭찬을 해야 합니다

이제 다회를 열기 위해 손님들이 모입니다
그러나 곧 바로 다실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다실이 있는 정원의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
습니다
남녀 모두 일본 옷을 입는 것을 권장 하고 있고 특히 여성은 다도를 배울 때나 실행할 때 반드시라고 할 만큼
일본 고유의 정장, 기모노를 입습니다
대기 장소에서 또 하나 할 일이 있는데 여성의 몸에 걸친 장신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반지나 시계 팔찌 등을 착용하고 왔다면
모두 몸에서 떼어 내는데 다회에서 장신구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조그만
사고라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일본의 끔찍하도록 섬세한 조심성의 극치라고 해야 할까요?
이제 무릎 걸음으로 출입문을 통과하면
도코노마를 마주하게 됩니다
족자가 걸린 벽과 꽃과 향합 등이 놓여
있는 다실의 공간입니다

도코노마를 향해 절을 한 뒤 족자와 꽃,
향합 등을 눈으로 보며 감상을 하고
난 뒤 정해진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모든 손님들이 착석하고 나면 화과자가
나옵니다
빈 속에 차를 마시기 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화과자로 속을 채우고 가벼운
담소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지요
화과자는 차를 마시는 중간에는 먹을 수 없습니다
만약 먹는다면 그것은 지금 마시는 차가
맛이 없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
들입니다
다구 중에 종이가 있었는데 그 종이가
필요한 때가 화과자를 먹을 때이지요
아름답게 놓여 있는 화과자의 색과 멋을
칭찬한 뒤 종이 위에 두세개를 덜어
자신의 앞에 놓고 먹습니다
일본의 화과자가 발달한 이유중의 하나가 다도 덕분입니다
너무나 달고 너무나 정교하고 색감이 화려한 화과자는 몇 대를 이어가며 만드는데 다도와 함께 일본 정서의 대표격 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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