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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5-16 21:17
ㆍIP: 223.xxx.251
아버지와 고량주
아버지와 고량주  ( 7 )
         권영심  ( 2020 ,5 ,13 )

화교 아저씨가 자기 가게에 어떻게 금문 고량주를 두고 팔았는지 나는 모른다
아니면 대만을 드나들던 친척들이 가져 오는 술을 아버지와 마셨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손님들이 마시던 술은 아버지의 술과 달랐다
그 집에서 마시던 고량주는 일반 중국집에서 파는 것과 병도 완전히 다른 것이었고 아저씨는 재밋어 하는 나에게 불쇼를 보여주는 것을 즐겼다
하얀 접시에 술을 조금 붓고 라이타로 불을 붙이면 너무나 아름다운 색의 불꽃이 피어 올랐다
화교 아저씨는 그 일렁이는 불꽃들을 손바닥으로 옮기고 그대로 입에 넣기도 해서 어린 나는 손뼉을 치며 환성을 질렀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 때의 행복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에 남아 있어 어려운 때의 힘이 되어 준다

화교 가족이 먼 곳으로 이사한 후 아버지는 고량주를 마시지 않은듯 하다
그 후 다른 중국집에 가는 것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가끔 일부러 화교 아저씨를 찾아가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나를 데려가지 않았고 나 역시 따라 간다고 조르지 않았다
그러나 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반주를 할 때 온갖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아버지는 진먼섬에 꼭 한 번 가보기를 원했으나 결국 가지 못했고 그 그리움은 나에게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그 때 아버지가 들려주던 진먼의 이야기가 바로 이 글의 중요한 모티브다
그러니 이제부터 다시 대륙과 대만의 역사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금문 고량주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할수 없으니 말이다

진먼섬은 중국 대륙의 바로 코 앞 .
중국 샤먼섬과 불과 10K 떨어져 있는 섬이다
제일 가까운 곳은 2K 떨어져 있다고 하니 고향이 그리운 대륙인들이 가장 많이 오는 곳이다
얼마나 가까운지를 증명하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는데 , 덩리쥔이 전쟁 때 진먼에 자주 위문 와서 노래를 부르면 중국 군인들이 듣고 더 환호했다고 한다
덩리쥔은 아시아의 가희로 불리우던 대만의 유명한 가수였고 그녀의 노래는 우리들도 많이 알고 있다
첨밀밀 ,예라이샹 등이 그녀의 노래인데 아깝게도 일찍 세상을 떠났다
1,2차 국공내전이 발발했을 때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곳이 진먼섬인 것은 위치상 당연한 일이었다
전쟁이 끝난지가 수 십 년이건만 아직도
붉은 수수밭에서 포탄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이 곳이 얼마나 무섭고 치열한 격전지였나를 말해주고 있다

1958년의 진먼섬 폭격이 일 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그 동안 자그마치 48만 발의 폭탄이 섬을 뒤덮었다
2차 국공대전 때 까지 합하면 백만 발이 넘는다고 한다
진먼섬은 고량주를 만들기 위한 수수를 온 섬에 심어 그 붉은 물결이 장관인데
그 밭 어딘가에는 폭탄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조심을 다해 농사를 짓고 포탄을 발견하면 마을 대장간으로 가져가서 중국 식도를 만든다
포탄은 아주 단단한 경금속이어서 최상급의 식도를 만들수 있는데 오늘날 진먼의 특산품으로 인기가 높다
금합이강도라고 칼날에 새겨져 있다면 진먼에서 만들어진 칼이다
대만의 그 어느 곳보다도 진먼은 전쟁의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그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금문 고량주가 탄생했고 오늘날 진먼의 가장 유명한 특산물이 되었다

우리는 금문도로 알고 있고 중국인들은
다진먼섬 ,우저우섬이라고 부르는 진먼섬은 전쟁의 섬이요 ,냉전의 최후의 보루였다
현재 대만에 속해 있으나 중국 대륙과 훨씬 가까운 진먼은 1949년 전쟁의 최후의 막바지 보루였다
진먼섬은 원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었고 그 중 싸이더커족의 용맹함은 이름을 날렸다
한족이 들어오기 훨씬 이전부터 진면의 난터우를 중심으로 살았던 이 부족은 가장 용맹한 부족이었다
일제 식민지 때 일본에 가장 저항했던 부족이기도 하다
싸이더커족은 축제나 잔치 때 큰 돼지를 잡아 온 부족이 날것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본 일본인들이 완전히 야만인 취급을 했다.
길에서 회초리를 내리치기도 예사였고 싸이더커족의 여인들은 적정 나이가 되면 얼굴의 반 정도 검은 문신을 하는데, 그것을 가지고도 희롱과 비하가 정도를 지나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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