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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0-05-13 07:08
ㆍIP: 223.xxx.162
아버지와 고량주
아버지와 고량주  ( 6 )  

        권영심    (2020, 5 ,12 )  
         
현재 한국에 들어오는 고량주 중에 가장 많이 들어와서 소비되는 것이 연태 고량주다
얼핏 들으면 연태에서 생산되는 고량주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여기 저기서 생산되는 저가의 희석주 병에 수입 업자들이 연태 고량주라는 상표를 붙여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시중의 중국집이나 차이나타운에서 저가로 판매되는 연태고량주들은 순수한 양곡주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약간의 주정에 여러가지 감미료와 다른 것을 넣어 만든 , 우리의 공장 소주와 같은 것들이다
그런 고량주를 마실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병에 -식용 주정 -이라는 네 글자다
식용 주정을 쓴 술이어야 안전하게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값이 싼 것만을 수입하는 업자들에 의해 어떤 술이 연태고량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지 모를 일이기에 마시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것은 알고 마셔야 한다

우리의 소주는 모든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저가의 술은 성분이 공개되지 않고 불투명한 것이 대부분이니 조심해서 마실 일이다
진짜의 순곡주로 만들어진 고량주는 저가에서 고가까지 종류가 많다
가격에 비해 가성비가 높은 술이어서 가짜가 없을듯 하지만 중국은 가짜의 나라다
희석주라고 해서 가짜라고 말할수는 없으나 연태고량주가 생산되는 곳은 딱 한 곳이니 그 외의 술은 진짜라고 보기 힘들다
듣기로는 연태고량주 측에서도 이제 상표권을 가지고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진작 그랬어야 하는 일이다
마오타이주는 고급이요 고량주는 싸구려 술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오해는
모두 수입업자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럼 진짜의 연태 고량주는 한국에 없는 것일까?
마구 희석하고 싸구려로 만들어지는 고량주만 한국에 들어오는 것일까?
설마 그럴리가 절대로 없다
분명히 연태에서 생산되는 순곡의 고급 고량주가 있고 한국에도 많이 들어와 있다
한국에 있는 화교의 대부분이 산동 출신인데  바로 그 산동의 연태 지역에 연태양주창이 있다
1930년 임소정이란 사람이 건립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장악한 뒤 1945년에 국가에 귀속되었고 이후 국영기업체가 되었다
연태양주창의 주조법은 이후 중국의 술 만드는 것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공장 생산의 술 , 즉 개인 양조장이 아닌 술을 말하는 것이다

1955년 중국 정부는 전국의 양조 기술자들을 연태 양주창에 모아서 표준적인 양조법을 만들었고
-연태양주작법 -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주조법은 공장 생산의 모든 술의 기준이 되었다
백주 특유의 꽃향과 함께 34도에서 42도 사이의 적당한 도수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또 백주가 가지고 있는 수수의 풍미를 없앤 것도 큰 일조를 했다
의외로 술에서 풍기는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원래 고량주는 중국 북부 지방의 특산 술이다
사오주  백주 바이주  바이깐얼  가오량주 등 불리는 이름도 많고 그만큼 사람들에게 친근한 술이다
원래의 도수는 60도 이상 가기도 하는 센 술이지만 공장 생산의 모든 고량주는 정해진 도수대로 낮춰져 있다

아버지는 중국 대륙에서 생산된 고량주를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아주 어릴 때 부터 화교 아저씨의 중국집에서 고량주를 마시던 아버지와 함께 한 적이 많았는데 두 사람은 술을 나누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공산당과 싸우는 국민군들과 술 이야기,
또 같이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들을 짙은 술 향기 위에 실어 보냈다
또 내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아버지는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의 고량주는 이제 진짜가 아니라고 했고 화교 아저씨는 적극 동의했다
진짜의 고량주는 대만의 금문도에서 나오는 술이 진정한 고량주라고 말했다
공산당과 싸우면서 고향 땅이 그리워 국민군들이 만들어 마시던 술,
금문 고량주의 시작이었다
아버지는 공산당이라면 치를 떨었기에
대만 국민군의 편이었고  그 국민군들이 갈수없는 고향을 그리워 하면서 만든 고량주만이 진정한 중국의 술이고 그 중국은 대륙이 아니라 대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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