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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9-21 15:13
ㆍIP: 58.xxx.93
기적시리즈
-기적-(3-4)

     권영심

-아저씨, 내일 한국에 들어가요.
이제 공부도, 여행도, 할 만큼 했어요-
그녀의 전화는 그렇게 짧게 끝났습니다.
전화기를 든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가슴이 무섭게 쿵쾅거렸습니다.
그녀가 떠난 지 3년 7개월이 되었고 아이는 다섯 살이 되어 유치원에 다녔습니다.
또 다른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그녀의 어머니는 사위의 돈과 노력으로 신장을 새로 이식받아 그런대로 건강하 게 살게 되었고 두 동생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두 처남의 말이라면 다 들어주 는 매형 덕분으로 그들은 어느 부잣집 아들들 못지 않은 화려한 청춘을 맘껏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의 재산은 날마다 더 불어났고 사무실은 그대로였으나 그는 땅 외에는 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아이의 웃음과 장난으로 소란스러 운 사무실은, 처음 오는 사람들에겐 놀라움이기도 했으나 그는 상담하는 시간에도 아이와 함께 있었답니다.
그럴때 신통하게도 아이는 눈을 반짝 반짝 빛내며 조용하게 아빠의 품에 있었습니다.
돌아온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가만히 있던 그는 아빠! 소리치며 그의 방으로 뛰어 들어오는 아이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유치원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는 여느 때 처럼 돌진하듯이 뛰어와 아빠의 품에 안겼습니다.
-엄마가 내일 돌아온단다
내일 엄마가 와요...-
-정말? 아빠!
엄마가 빠리에서 오는거야?
정말 오는거야?-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의 얼굴이 붉어 지고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들이 흘러 내리더니 어깨를 떨면서 흐느꼈습니다.
그는 너무 당황해서 아들을 꼭 끌어안고 등을 두드리며 달래었으나 아이는 좀처 럼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 달에 두어번 있는 엄마와의 통화에 서도 아이는 울거나 투정부리지 않았고 명랑했습니다.

그는 아이의 오랜 흐느낌 속에서 아들의 엄마에 대한 깊고도 짙은 그리움을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그녀가 약간 미워졌 습니다.
... 두 번 다시는 네가 엄마를 그리워하 지 않도록 해주마.
꼭 그렇게 해주겠다  아들아...
약속대로 다음 날 저녁 돌아온 아내와 단 둘이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결심을 말했습니다.
-ㅎㅎ 당연하지 않아요?
이젠 가고싶은 곳도 공부할 것도 없어요
다 해보았어요.
조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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