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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9-02 17:44
ㆍIP: 58.xxx.176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  2

                 권영심 (2021 , 9 , 2 )

내가 무슨 복을 지어 사람으로 태어 났는고?
부모의 공덕이요, 억 겁 전의 선행으로
이 생에 목숨받아 태어났으니 그 공덕
크심이 말로 다 할수 없도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예전에 마음 공부할 때 어느 책에서 배운 귀절이다.
사람으로 태어남이 그만큼 귀하고 귀한
인연을 거듭해서 된다는 말이다.
이 천지간에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남이
가장 귀하고 귀한 일이 되는 것은 그 몸
안에 복 짓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지구 위에 모든 만물이 있듯이 내 몸
안에 모든 길흉화복이 들어있음을 안다
면 우리는 저절로 삼가하게 될 것이다.
세 가지를 말했으니 네 번 째가 바로
안시(眼施) 이다 .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과 하늘과 땅을
깊은 연민과 사랑을 담은 눈길로 봐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눈총, 눈독, 눈살이란 말도 있듯이 시선
한 번 표독하게 무엇을 쏘아보면 꽃잎도
시들시들해진다.
눈총을 받은 아이는 어리배기가 되고
눈독을 들이면 어느새 기가 죽는다.
매사에 눈살을 찌푸려 바라보는 사람은
먼제 자신의 마음이 어둠으로 물들어
버린다.
온화하고 다정하며 연민을 담은 눈빛으
로 나 자신과 가족과 주변을 바라보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내 안에 평화가 스미어들면서 화가 참아
지고 눌러지면서 어느새 녹아 사라진다.
다섯 째는 신시(身施), 내 몸으로 나 자신을 부지런히 움직이게 하고 그 부지
런함이 남을 돕는 것을 말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 앞 골목을 청소 하는 것도 신시요, 길을 가다 무거운 짐
을 들어주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의외로
이 신시를 잘 행하는 모습을 본다.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가는 어르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밀어주고 평지가 나오 자 그대로 갈 길을 가는 청년을 보았다.

그 아무렇지도 않게 행한 잠깐의 신시로
청년의 무엇이 바뀌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복을 짓는 그 무심한 듯한 친절이 나를
살리는 신의 한 수가 됨을 우리는 알아
야 한다.
여섯 째는 좌시(座施)이니 지금 내가
어디 어느 장소에 있는가를 항상 생각하
고 나보다 힘든 사람, 나보다 연장자,
또는 어린 사람에게 편한 자리를 양보하
는 미덕이다.
자리를 여러 번 양보하다가 결국 서서
행사를 지키는 사람을 보았는데 얼마나
마음이 좋았는지 모른다.
그 자리에 참석한 젊은 의원들이며 한다
하는 사람들,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참 답답한 일이다.
선거 운동을 백 번 하는 것 보다 늦게 온
어르신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고 서
서 있는 모습이 표를 부르는 길임을 그
렇게 모를까?

간혹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리 다툼을
하는 일이 있으나 요즘은 노인도 빈 자리가 없으면 몸을 돌리고 선 채로 간다.
그럴 때 자리에서 일어나,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하면서 몸을 부축해주는 젊은
이는 정말 축복에 축복을 더하고 싶어
진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아름다운 행동은
아름다운 것이다.
일곱 째는 찰시(察施)이니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도와주고 어루만져
주면서 그 마음에 녹아 스며들어 주는 것이다.
따지고, 왜 말 안 했느냐고, 몰랐다고
하면서 안 그래도 슬픈 상대방을 더 기막히게 하는 짓들을 우리는 알게 모르
게 많이 저지른다.
그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왜 말을 안 하느냐고 도리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
리는 짓은 서로의 관계를 망치기 첩경
이다.
표현을 안 해도 알게 되는 것들을 내가
할수있는 최선을 다 해서 도와주는 것,
그것이 찰시이다.

한 인간이 목숨받아 살아가는 것이 얼마
나 귀한 것인지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티벳의, 오체투지로 성지를 향해 수 천리를 가는 사람들이 비는 것은 단 두
가지이다.
다음 생에도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 달라
는 것과 이 생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
게 해달라는 것...
그토록 혹독한 기도를 드리면서 바라는
그 두 가지에 삶의 진정이 모두 담겨있
음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칠시를 모두
실행하는 것이 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니
살면서 완성해가는 것이다.
완성을 향해 나아가면서 조금 더 나은
인간이기를 매일 매일 바란다.
나는 이 생에서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살았는지 스스로 깨닫고 뉘우
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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