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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8-27 17:18
ㆍIP: 223.xxx.139
슬기로운 인사, 감사합니다
슬기로운 인사, 감사합니다

        권영심 (2021 , 8 , 27 )

입원해 있을 때 테블릿피시를 통해 많은
프로를 보았는데 대부분 자연이나 지구
에 관련한 다큐였다.
그런 중에도 매일 보다시피 하는 프로는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었는데 이렇게도
감동과 웃음을 주는 드라마는 참 드물지
싶다.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말들과 살벌하게
보이지 않고 따뜻하게 연출된 수술 장면
들이며 의사들과의 도타운 관계가 다
사랑스럽다.
또 환자들과 의료진이 서로 믿고 의지하
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나누는
따뜻한 말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닌 뭔가가, 뭔가 좀 다른 것이 이 드라마엔 있었다.
그게 뭘까?
같은 회차를 보고 또 보면서 아! 하고 느
낌이 온 것은 보호자가 의사에게 울먹이 면서 하는 인삿말에서 였다.
감사합니다...

이 드라마엔 유독 많은 감사가 있었다.
긴 시간 병상에서 힘들게 목숨을 이어
가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 아
이의 엄마는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을 알기에 원망하지 않고
감사하다고 한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해주면서
도 서로가, 온 가족이 감사하다고 말한다.
힘겹게 아기를 가져 누워서만 지냈는데 도 결국 아기를 놓쳤는데 그 산모는
의사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
다라고 진정으로 말하는 모습에서 뭉클
해지며 눈가가 촉촉해진다.
가상의 율제 병원같은, 그 곳의 의사들
같은 사람들이 있는 곳은 이 세상에 없다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가 병원이야기 를 다루었으나 이런 류의 의사의 모습을
또는 보호자나 환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는 없었다.
의사들은 항상 근엄하고 독재적이고
환자들은 고통에 힘겨워하면서 의료진
을 원망하고 보호자들은 늘 싸웠다.
대부분의 병원 드라마가 살벌했다.
그런데 율제 병원엔 언제나 감사가 넘치
고 그 감사로 인해 너무나 공명되는 그 무엇을 느낀다.
그래... 원망할수도, 절망할수도 있는 저
상황에 내가 있게 된다면 나는 감사를
먼저 해야겠구나, 나의 고통을 지켜보는
의료진들의 가슴에도 역시 뜨거운 피가 흐르는 것을 기억해야 겠구나.
감사합니다.
이 소박한 인사에 진심이 담기면 굉장한
에너지를 받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인사를 잘 못해서 사람들에게 오해
를 받을 때가 많다.
나를 보고 손짓하고 부르는데도 그냥 가고, 옆에서 아는 체 하는데도 곧장 또박 또박 걸으면서 쳐다도 안 본다고,
거만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그 사람들을 알아
보지 못 한다.
걷는 데만 집중하지 않으면 넘어지거나
다치기 일쑤여서 언제부턴가 목적지를 향해 정주행하면서 사람들을 살피지
못 하는 것이다.
시력도 나쁜데다가 머리의 두통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있어 정말 조심한다.
특히 겨울이면 자칫 미끄러져서 넘어지
면 정말 절딴나기 때문에 오직 걷는 것
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그런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일부러
내 옆에 와서 나를 부르며 가볍게 터치
한다.

그런데 슬기로운을 보고 또 보면서 어쩌
면 나는 귀찮아서 핑계를 대고 있었을지 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저 쪽에서 누군가 손 흔들면, 설령 나를 보고 그런 것이 아
니더라도 나도 같이 웃고 고개 숙여 인
사해야지, 그리고 감사합니다를 더 많이
말해야겠다...
서로 반가워 하는 인사와 감사합니다의
힘이 주는 에너지가 너무나 좋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언제나 반갑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반겨주고 누군가가 나를
감사해주고 또 누군가를 감사해하고
반가워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그러고 보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연기
하는 모든 연기자들, 작가, 연출가들에
게도 감사해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너무
행복하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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