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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8-17 16:29

ㆍIP: 223.xxx.152

아들은 지구별을 위해 뭘 할까?

아들은 지구별을 위해 뭘 할까?

권영심 ( 2021 , 8 , 17 )

나는 아들과 함께 사는, 아주 단촐한 가
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몇 년 전부터는 아들이 자기 먹
을 것은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내 걱정과는 다르게 음식물 처리도 대단
히 청결하게 하고 분리 수거도 잘 하는
편이다.
다른 것은 잔소리를 안 하지만 분리 수거에 내가 까칠하다는 것을 알기에
분란이 싫어서 조심하는듯 하다.
주방에서 연결된 베란다를 다용도실로
이용하고 있는데 보일러도 있고 세탁기
와 청소 도구가 있다.
그외 네 종류의 수거용 봉투가 놓여 있는데 두 종류는 돈을 주고 구입하고
두 종류는 주민센타에서 얻어 온다.
주황색 봉투는 입지 않는 옷들과 생활
속 작은 물건들을 넣고 종량제 봉투는 일반의 모든 쓰레기를 넣는다.
주민센타에서 가져 오는 봉투를 분리해
서 하나는 빈 병만 모우고 또 하나는 종이를 비롯한 재활용품을 넣는다.

나는 내가 쓰는 물건의 대부분을 가게로
배달과 택배를 받아 분리해서 집으로 옮기기 때문에 실상 내가 집에서 내어 놓는 쓰레기는 별로 없다.
그런데도 20리터 쓰레기 봉투가 일주일
이면 가득 차고 재활용품을 모우는 두
봉투도 거의 열흘이면 내놓았었다.
아들은 흡연자여서 담배로 인한 쓰레기
와 휴지를 쓰는 양이 굉장히 많다.
혼자 쓰는 크리넥스 한 통이 일주일을 넘지 못 하고 화장실 휴지도 많이 쓴다.
주변을 닦는 것은 무조건, 살균 행주라 는 일회용 물수건을 쓰기에 굉장히 많이
배출된다.
주방에서 쓰는 것만 해도 일회용 살균
행주, 키친타올, 바닥용 청소포이다.
얼굴과 손을 닦는 물휴지, 청소용 청소 포도 따로 쓰고, 나는 화장을 지우는 물
휴지가 또 따로 있다.
배달 음식에서 나오는 그릇은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신기할 정도다.
그외 생수병, 일회용 컵과 소주병과 맥주병들...

과자도 가끔 먹는데 그 봉지 하나의 크
기가 참 놀랍다.
실제로 그 안에 들어있는 양은 얼마 안
되는데 봉지 몇 개면 쓰레기 봉투가
불룩하다.
아들은 필요한 것들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데 왜 그렇게 많은 박스와 종이 와 용도를 알수없는 뽁뽁이들이 나오는 지 모르겠다.
단 두 식구가 살면서 나오는 모든 쓰레 기의 양을 보면서 어느날 숨이 막힐뻔
했다.
잘 사는 집도 아니고 식구도 없는데 이렇게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절약하기 위한 방법은 걱정했지만 환경
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가면서 전혀 다른
면에서 쓰레기의 배출을 진심 궁리하게
되었다.
뭘 줄여야 하는 것인지 처음엔 감도 안
잡히고 나름 고민을 많이 했다.

제로 웨이스트 공부를 하면서 , 가장 확
실한 방법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라
는 것이었으나 그것이 쉽지 않다.
현대인은 사는 것 자체가 쓰레기를 배출
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분리수거에 한 걸음 앞서, 생활에서 많 이 나오는 쓰레기를 줄여 볼 것을 결심 하고 하나 하나 실천했다.
먼저 각종 물휴지 줄이기.
화장을 지우는 것은 세안으로만 하고
습관적으로 새 것을 뽑아 쓰던 것들을
주의하면서 물걸레 청소도 청소포 대신
수건을 잘라 끼워서 쓰고 있다.
나는 집에서 아무것도 배달시켜 먹지 않
지만 아들은 자주 시켜 먹는데 한 가지
간곡하게 부탁했다.
먹을 것만 시키기.
무슨 말인가 하면 족발을 시키면 따라오
는 별별 것들이 있는데 아들은 거의 먹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
짜장면을 시키면 따라오는 단무지와
김치를 아예 손도 대지 않는다.

그것들이 일회용 쓰레기와 음식물쓰레
기가 되어 버리니 엄마가 치우기 너무
힘들다고 몇 번 말했더니 지금은 완전
달라졌다.
주문할 때 확실하게 먹을 것만 시키고
그렇게 해보니 참 좋다라고 어느날 내게
말했다.
한 여름만 생수를 마시고 다른 계절엔
여러가지 차를 달여 냉장고에 넣어 두고
마시게 했더니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담배 꽁초도 통에 모아서 버리고 마구
뽑아 쓰던 크리넥스의 양이 상당히
줄었다.
처음에 몹시 신경질을 부리더니 지금은
그렇게 해보니 되는 줄 스스로 깨달아
간다.
아들의 협조로 현재 우리 집의 쓰레기
배출량은 굉장히 줄었다.
스스로 병들만 모아서 다 차면, 새벽에
출근할 때 가지고 나가는데 폐지 할머니
에게 준다는 것을 얼마전에 알았다.
참 고마운 일이다.
나를 위해, 또 지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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