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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8-16 15:24
ㆍIP: 223.xxx.152
시드볼트, 인간이 만든노아의 방주
시드볼트, 인간이 만든 노아의 방주

       권영심 ( 2021 , 8 , 16 )

노르웨이의 스말바르란 곳과 우리나라
경상북도 봉화군, 이 곳에는 세계에서 단 두 곳에만 있는 시설이 있다.
일반인들은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는
시드볼트란 시설이다.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드러내서는 안 되
는 곳, 그 존재가 필요해질 때는 인류가
멸망의 지경에 이르렀을 때다.
전쟁으로든, 재해로든 인류는 모든 것을
잃고 폐허가 된 땅에서 다시 일어서야
할 때, 그 때에만 필요한 시트볼트의 의미는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곳인지도
모른다.
성경에서 노아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방주를 만들었고 그 방주 안에 지상의 모든 생물과 식물을 실었다.
그래서 대홍수가 끝나고 이 지상에서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이 생장해갈 수가
있었다.

다만 인간이 없을 뿐이었다.
수 천 년 전 부터 고대 예언서를 비롯한
그 어느 나라의 전설에도 인류의 멸망은
예언되어 있다.
생자필멸이란 의미일까?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으며 반드시
사라진다.
인류는 너무나 강인한 종족이지만 어떤
것으로 인해 허무하게 공멸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이 지구별은 5번의 대공멸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나 악랄하게 자연을 수탈하고 공격
하고 끝내는 기후까지 변화시킨 인간들
의 짓거리는 스스로 자멸을 만들지도
모른다.
공멸이든 자멸이든 어떤 종말이더라도
인류가 모두 사라질까?
절대 그럴리가 없으며 이 지구상 어디엔
가 인류는 반드시 살아 남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시드볼트는 존재한다.

문명인이라 불리우는 인류는 사라지고
우리가 미개하다고 말하는 지구 오지
곳곳의 사람들이 살아서 시드볼트의 문
을 열지도 모른다.
시드볼트의 뜻은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재해와 재앙으로부터 인류
최후의 보루, 즉 종자를 보존하고 지키 는 곳이라는 뜻이다.
종자를 뜻하는 시드와 금고란 뜻의 볼트 를 합성한 시드볼트는 씨앗을 보관한
금고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 시드볼트는 현재 전 세계에 딱 두 곳
이 존재한다.
한 곳은 노르웨이의 스발바르에 위치한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는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이다.
나머지 한 곳은 바로 우리나라의 경북
봉화에 있는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의
야생식물 종자저장고이다.

왜 봉화의 시드볼트에 야생식물이란 말이 붙을까?
스발바르 종자저장고는 작물을 위주로
채집과 수집하여 보존하고 있고 우리의
봉화 저장고는 야생의 식물의 씨앗을
저장하기 때문이다.
이 두 곳에 저장된 씨앗의 중요함은 필설로 말할 필요가 없다.
인간뿐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
이 곡물과 야생의 꽃과 나무에서 생명의
근원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곡물과 수목과 식물만 존재하면 인류는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
어쩌면 영원히 그런 날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비록 나는 겪지않게 되겠지만 지금의 인류가 모두 떠난 후의 일까지 염려를
해야하는 것은 지구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시드볼트의 한 곳이 ,다른 곳이 아닌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나는 무
엇보다도 자랑스럽다.
유럽이나 미국의 어느 개인들은 집의 지
하를 완전히 벙커처럼 만들어 놓고 몇 년이고 먹을 음식을 쟁여 놓은 프로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지금 너무나 평화로운 곳에서 살
지만 평화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도망갈 곳도 없고 오로지 숨어서 견딜 수 밖에 없는 날이 올 때의 대비를 한다
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준비한 것 중에 수 십 가지 의 씨종자가 참 인상적이었다.
마른 고기와 가루로 보존할 수 있는 갖은 곡물들, 생수와 각종 초컬릿과 사탕들, 때때마다 교환할수 있는 것은
교환하면서 그렇게 대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달을 지탱할 양식도 없는 나는 무엇 으로 재난을 대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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