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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7-02 17:03
ㆍIP: 223.xxx.72
틸버리 스피치
#권영심의글
틸버리 스피치

            권영심( 2021 , 7 , 2 )

유럽 변방의 섬나라였던 영국을 해가
지지않은 대영제국으로 우뚝 서게 만든 초석을 놓은 군주가 있다.
버진퀸, 엘리자베스 1세가 바로 그렇다.
25세에 여왕이 될 때 까지 한 시도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 했지만
그녀는 끝내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군주로서의 찬란한 삶을 살았다.
튜더 왕조의 마지막 군주로 왕위에 올라
그녀가 잉글랜드를 위해 한 모든 일은 영원히 칭송받을만 하다.
그녀가 여왕이 되었을 때 영국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국고는 텅텅 비었으며 종교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유럽에서 영국의 위치는
하찮은 섬나라일 뿐이었다.
게다가 블러드메리라고 부를 정도로 잔
혹한 종교 탄압을 이어왔던 메리 여왕이
남겨 놓은 처참한 현실을 타개할 의무까
지 짊어진 젊은 엘리자베스는 다른 나라
들의 먹잇감일 수도 있었다.
실제 유럽의 모든 왕들과 귀족들은 체스 판의 퀸을 바라보듯 그녀의 행보를 즐길 려고 했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철저히
자국의 이득을 취하면서, 그 당시의 군주들과는 달리 백성의 힘을 믿는 정책 을 일관함으로 자신과 왕국을 반석에 올려 놓았다.

그녀는 결혼마저도 외교에 이용했으며
국익을 위해서라면 해적의 배에 오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는 해적 여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 울 정도로 해적들을 국방에 이용했고
그 해적들은 여왕에게 헌신하며 부를
가져다 주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라는 해적에게 귀족
의 작위를 주고 해군의 높은 관직을 주기까지 여왕은 오로지 국가의 이익과
안녕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귀족들의 비난이나 조롱은 모르쇠하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하나 하나
해나가면서 군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나갔다.
그런 여왕이 은빛 갑옷을 입고 직접 전투의 선봉에 나선 적이 있는데 전투
의 승리보다 그녀의 출사표격인 연설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틸버리 스피치라고 불리우는 연설이다.
...짐은 오늘 나의 백성들과
함께 죽거나 살겠노라,
천국에서 만나든지
승리의 나라에서 다시 볼 것이다!
짐은 비록 연약한 여자의 몸을 가졌으나
다른 나라가 아닌, 바로 영국 왕의 배짱
과 용기를 심장에 가졌으니,
그 누구도 나의 왕국을 넘보지 못 하리라!

영국과 결혼했다고 만 천하에 공표한
처녀 여왕의  숭고한 뜻으로 가득한 스피치는 전 영국을 감동시켰고 드디어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대패하고 말았다.
세계사에 회자되는 네 개의 해전이 있는데 살라미스 해전, 칼레 해전,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 트라팔가 해전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칼레 해전은 스페인의 무적함
대가 영국을 침공했고 영국은 부족한
전세임에도 승리해서 대영제국의 기초
가 된 해전이다.
유럽의 변방이었던 영국은 더 이상, 초라한 사생아 여왕이 이끄는 나라가
아니었고 엘리자베스는 찬란한 별 처럼
백성들 위에서 빛났다
왜 갑자기 틸버리 스피치와 엘리자베스
1세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을까?
세계사에 등장한 많은 군주들과 리더들
은 자기들만의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는
데 그중에서도 그들이 한 말, 특히 연설 이나 글은 오래도록 남아서 후세의 귀감 이 되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사에 길이 남을 명 스피치가 참 많은데 그중에서도 몇 몇 출사표는 오늘
날에도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나의 백성들과 함께 죽거나 살겠노라...
이 말에 엘리자베스의 군주로서의 위대
함이 모두 들어가 있다.
나를 위해 모두 죽어도 된다가 그 시대
왕들의 사고였다.
그런 시대에 직접 갑옷을 입고 나아가
군사들과 백성들에게 소리쳤으니 그녀 를 신이 보낸 여왕이라고 추종할만  하다.
틸버리 스피치를 기점으로 여왕의 위상 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달라졌으며 영국
또한 국격이 달라졌다.
진정한 리더란 바로 그런 존재다.
요즘 우리의 정치인들이 대권을 향해
여기저기서 마구 나오고 있다.
나는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들이 그렇게
많을 줄 상상을 못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있다.
혈통을 따져 왕이 되는 시대도 아니니
누구든지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되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출사표를 국민들에게 고할 때 ,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의 공감이 되는 면을 보여야하지
않겠는가?
글이나 말을 반드르하게 잘한다고 공감
이 될까?
진심이 담기지 않고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모르는 출사표를 내민
대권주자도 있다.
나만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은 좋으나 환상 속의 그대로 끝나버리는 그런 확신
은 너무나 곤란하다
본인은 무대에서 퇴장하면 그만이지만
죄 없는 관객들은 무엇으로 보상받는단
말인가?
심중에 있는 높은 이상과 국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있다면 먼저 자신이 무엇
으로 나아가려 하는지 , 진정의 공명을
이끌어낼 스피치를 준비할 일이다.
말이 인격이요 그 인격이 전인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때 그에게로 돌아선다.
진심의 손을 내밀어 잡고싶은 말을 하는, 정련된 인격의 누군가를 대통령 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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