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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5-26 16:57

ㆍIP: 211.xxx.117

타인의 종교를 존중해야할 이유

타인의 종교를 존중해야할 이유

권영심 ( 2021 , 5 , 26 )

이 세상 모든 것은 나이 먹고 성숙하면
서 늙어가고 이윽고 사라진다.
그것이 만물의 엄정한 법칙이다.
식견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별도 소멸
되고 우주도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한다.
그 가운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
뽐내는 인간의 목숨은 풀잎의 이슬 처럼
짧아서 가련하다.
그래서 인간은 영원해 보이는 무언가를
마음에 심고 믿고 의지하고 이윽고 신으
로 삼아 숭배한다.
인류의 종교의 시작은 다 그랬다.
그래서 지금도 인간들이 믿는 종교의 다양함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애초에 종교는 하나일 수가 없고 또 하
나여서도 될 일이 아니다.
내가 무언가를 믿는다고 해서 그 외의
종교는 다 이단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쌀 외에 다른 것은 먹을 것이 아니다라 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종교는 믿는 사람이 없으면 저절로
소멸된다.
이 세상에 나타난 수많은 종교가 그렇게
소멸되었다
믿는 대상, 믿는 방식, 믿음의 표현 모두
다르고 같은 전례는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닌 , 타 종교
의 사람을 만나거나 그 장소를 갈 때에 는 나름의 예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천주교의 전례를 따르고 영세명도
마리아다.
그러나 내 지인 중엔 스님도 있고 보살 도 있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더 많다.
하나님의 교회, 몰몬교인, 증산도교,
침례교인, 장로교인, 신천지인, 남묘호 렝게교를 믿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들이 모일 때 종교 이야기를 참 많
이 한다.
부처님은 이러셨고 절에서 이런 행사가
있고 성당에서 어떤 행사와 봉사가 있었
고 뭐뭐 어떤 행사를 했고...그러나 단 한 번도 자신이 믿는 종교의 전도를 하
는 일이 없다.
애초에 그런 사람들은 만나지 않는다.
자신의 형편과 마음 모양과 식견대로
믿는 종교를 버리고, 내 종교가 제일이
니 믿으라 말하는 것의 어리석은 맹신은
탓할 가치조차 없다.
종교의 생성 당시엔, 초기에 정립하기
위한 교조들과 강성 믿음의 교인들이
만들어 가는 전도의 길은 험난하며 그런
가운데 순교자도 생기고 피로 물드는
종교 전쟁도 발생한다.
지금의 몇 몇 거대 종교는 그렇게 만들 어 졌으며 경전과 전례는 이제 완전체로
교인들이 믿음으로 수호하고 있다.

며칠 전 석탄일에 조계사에서 봉축 법례
를 올릴 때 그 일주문 밖에 일단의 청년
들이 기타와 팻말을 들고 나타났다.
불교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귀함이란
천상천하의 모든 보물보다 더 존귀한
존재이다.
그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신 것을 축하
하는 행사를 하는 장소에 나타난 그들은
개신교를 믿는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찬송가를 소리 높여 부르고 목청
을 높여 소리 질렀다.
부처는 가짜다!
불교는 가짜 종교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믿으세요!!
그들이 부린 난동을 동영상을 통해 보면
서 나는 정말 부끄러웠다.
이 21세기의 대한민국의 기독교의 믿음
이란 어째서 이런 지경에 와 있는지
말문이 막히고 너무나 슬펐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해서 그들을 몰아
내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나 자신
들의 행동이 옳다고 믿고 있음이 표정과 눈빛에 너무나 역력했다.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도록, 그런 행동 이 주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목자
들이 말한다면 이 나라의 개신교는 희망
이 없다.
내가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그 믿음
을 표현한다면 그것은 기쁨과 선행의 실천이어야 한다.
내가 주를 믿어 행복하고 기쁘기에 그
그 마음을 이웃과 사회에 대한 봉사와 선으로 보이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믿지 않는 사람들이 나의 언행을
보면서 자석에 끌리듯 교회로 걸어 들어
오는 것이 진정한 전도이며 보다 참된 믿음이다.
믿으라고 강요해서 믿어지는 믿음은
삶과 운명의 고난을 이겨내지 못 하고
결국 돌아서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이 불교에 귀의하여 마음의
위안을 받고 안정을 찾는 경우를 나는
많이 알고 있다.
불자들은 대부분 석가모니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절은 부처님을 찾는
불자들로 넘치고 그들은 기꺼이 울력을
하고 봉사를 하면서 자아의 안식을 얻으
면서 종교 생활을 한다.
종교가 주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자신이 그만큼 열려야 얻게 된다.
분노와 증오에 차서 남의 잔치에 오물을
끼얹어 그가 믿는 종교가 얻을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만들 하세요,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정말 부끄러워요! 어느 여인이 소리쳤으 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로에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시겠다...
우리나라의 어느 절집에는 무문관이라 고 부르는 수행처가 있다.
천 일 동안 조그만 방에서 홀로 기도 하고 공부하면서 자신의 화두를 찾아
가는 곳이다.
스님들은 그 곳에 들어 갔다가 대부분
견디지 못 하고 손을 들어 버린다.
그러나 견뎌내는 스님들도 있다.
그 스님들이 다 대오각성을 해서 화두를
깨는 것은 아닐 것이다.
타인이 보기에 너무나 어이없는 일을,
자신은 해야 한다고 믿기에 무문관에
들어가 스스로 자물쇠를 채운다.
스님들의 그러한 수행은 그저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젖어 들며 두
손이 모아진다.
그것이 진정한 종교의 힘이다.
소리치고 상대방을 증오하고 죽이고
잔인하게 짓밟는 것은 인간의 짓이다.
신의 이름으로 인간이 저지르는 모든
악행은 결국 스스로의 영혼에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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