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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5-26 00:06
ㆍIP: 119.xxx.38
발리의 녜피
#권영심의글
발리의 녜피

       권영심 ( 2021 , 5 , 25 )

발리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관광지이지만 비밀스런 의례가 가득한
신의 나라이기도 하다.
세상의 마지막 낙원이라고 기치를 내걸
어 관광객을 끌여들여 그 수입으로
살아가는 발리는 어쩌면 신이 보호하는
진정한 왕국인지도 모른다.
일상대소사가 모두 신을 향해 나아가는
의례요 먹고 자는 것도 신에게 바치는
기도가 되는, 이 지구상의 몇 안 되는 땅이다,
발리인들이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19세기가 되면서 유럽의 나라들이 제국
주의와 식민지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그중 네덜란드가 발리를 침략했다.
1846년 발리 동쪽을 먼저 침범하여 지
역의 왕가들을 무력으로 점령한 뒤 발리
전체를 향한 침공을 멈추지 않았다.
1908년에 마지막으로 남은 단 하나의
왕국이었던 쿨룽쿵왕국을 멸망시키고
발리는 완전히 네덜란드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런데 이 일은 타국을 침략해서 식민지 를 삼는 것이 그 당시엔 당연한 일이었 음에도 네덜란드는 국제적으로 맹비난 을 받았다.

쿨룽쿵왕국의 왕가를 비롯한 모든 귀족 들이 모두 자결을 함으로 백성들을 지킬 려고 했는데 네덜란드는 잔인한 살육을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무마시키기 위해 유화 정책을 내놓았는데 발리에서 지켜 오던
모든 전통과 의례에 대해 보전하고,
일체의 간섭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그렇게 식민 정부가  무간섭주의로 나갔
으나 왕가를 잃고 식민지가 된 땅에서
많은 부족들은 의기소침하고 무력해
지면서 지키던 많은 것들을 소홀히하고 게을리 했다.
그런데 1917년 발리 남부에 엄청난 지
진이 발생해서 수 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듬해엔 독감이 창궐하여 많은 사람들
이 생명을 잃었으며 연이어 다음 해엔
생쥐들이 비상식적으로 많이 발생해서
곡물을 해치워 버렸다.
이런 재해가 계속 일어나자 발리인들은
다시 신을 찾기 시작했으며 옛부터 지키
던 전통을 모두 재현시켜 지켜 나갔다.
발리에 생긴 모든 재앙들을 신의 진노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을 신의 앞에 모두
내어 놓으면서 발리는 신비롭고도 기이한 평화를 누리게 된다.

수없이 많은 신당에 매일 꽃과 음식을
바치며 여인들이 공물을 머리에 이고
신께 나아가는 모습들은 특히 유럽인들 에게 감명을 주었다.
과장되어 알려진 것들도 많으나 서양인
들은 발리에 매혹되었고 발리 특유의
정신적인 무언가에 열광했다.
세계에 알려진 유명한 의례인 바론의 행진이나 상향드다리 등이 있으나 발리
에서 가장 엄격하고 비의속에 지켜지는
또 하나의 의례가 있다.
바로 녜피라는 의식이다.
발리 달력으로 정월 초 하루가 되는 날에 이 의례를 하는데 불, 일, 이동, 금식이 녜피의 메세지이다.
신들을 위해 어떤 불도 켜지 않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며, 집 밖에도 나가지 않으며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이 네 가지 메세지는 무엇을 뜻하는가?
우리는 불을 밝혀 밤을 쉬게 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일을 해서 무언가를 만들
어 지구의 불편을 더하게 한다.
밤낮없이 움직이고 나가서, 지구의 피부 는 인간의 발걸음으로 어지럽고 쉼 없이
먹어대는 것으로 자원을 고갈시키며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발리인들의 신들의 모태는 바로 지구이 며 그들에게 어머니인 대지이다.
그 대지를 하루 내내 쉬게 하고 어머니 에게 안식을 주는 것이 녜피의 진정한 목적이다.
실제 그 날 밤에 발리의 모든 곳에서 불
이 꺼져 완벽한 암흑이 된다고 한다.
인공 불빛에 가려 보이지 않던 별들이
완벽한 암흑속에 쏟아지는 듯한 빛을 발하는그 광경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모여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간이 살기 위해 할수있는 모든 것을
멈춤으로 어머니인 지구를 쉬게 하는
것이 녜피 의식의 주목적이다.
내가 발리에 가는 날은 이 녜피를 만나 기 위해서일 것이다.
내가 지구를 위해 인간들을 멈추게 할
수 없으니 , 이 지구상에 지구를 쉬게
하는 의례가 있는 발리에 가련다.
그들과 함께 불도 켜지 않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며 밖에 나가지도 않고
굶으면서 기도만 하련다.
그런 기도가 지구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고 말하면 안 된다.
그런 기도가 어쩌면 진정으로 지구의
멸망을 늦추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모태인 이 지구는 엄마가 하나이
듯이 단 하나 뿐이다.
우리 모두의 생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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