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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5-16 14:42
ㆍIP: 58.xxx.182
목단아 목단아 우짜면 좋노?
목단아, 목단아 , 우짜면 좋노?

     권영심  ( 2021 , 5 , 16 )

얼마 전에 제주도의 지인이 큰 박스로 하나 가득 화초를 보내 왔다.
그 중에 처음 보는 화초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목단이라고도 하고 작약이라
고도 했다.
우리 말에 최고의 미인을 말하는 묘사
중에 서면 모란이요 앉으면 작약이라
하는, 그야말로 서정 가득한 표현이 있어 저절로 미인을 연상케 하는 목단
아씨가 내게로 오다니!!
그것도 제주를 떠나 비행기를 타고 물 건너 산 넘어서 온 것이다.
나는 너무나 고맙고 예뻐서 봉오리가
주렁주렁 달린 목단을 큰 도기 화분을
사서 심었다.
그러나 어쩌랴...
아무리 물을 주고 죽은 잎을 잘라내고
지줏대를 세워 주고 해도 내가 보기엔
날마다 더 쇠약해지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큰 화제가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목단을 길러 본
사람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목단이 온 이후로 계속 날씨
가 춥고 비가 오고 바람이 그렇게 심하 게 불었다.
따뜻한 제주의 너른 정원에서 화려한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던 목단이
어느날 갑자기 뿌리째 뽑혀 박스에 구겨
진 채로 넣어졌으니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가여워서 보기에도 애처롭다.
수 십 개가 넘게 달렸던 꽃봉오리는 작은 것들은 까맣게 죽고 큰 것만 살아
있는데 몸을 열 생각은 못 하고 있다.
우찌 할꼬나 ㅠ ㅠ
말라 비틀어져 가는 이파리들은 물을
먹지 못 한다는 것인데 왜 물이 흡수되
지 않는것일까?
내 성질대로라면 벌써 화분을 뒤집어
뿌리를 살폈을 것을, 꽃봉오리가 그나마
살아있어 애써 참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몇 개는 왔을 때 보다 훨씬
커지고 벌어질려고 해서 매일 꽃을 기대
하며 들여다 본다.

나는 모란이라는 이름보다는 목단이
더 좋아서 목단아씨라고 부른다.
그러나 오늘 목단아씨는 기어이 밑동만
남기고 잘리고 말았다.
길을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가 마침 물을
주고 있는 나를 보고 당장 자르라고 했다.
꽃봉오리가 있어 못 한다 했더니 봉오리
하나를 가차없이 떼어내어 눌러 보라고
하더니 손으로 반을 갈랐다.
안에서부터 썩어 이미 회생불능의 상태였다.
다 잘라내고 새로 올라오는 것을 보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했다.
꽃봉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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