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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5-09 18:26
ㆍIP: 58.xxx.182
글을 쓰고 또 쓰고
글을 쓰고 또 쓰고

       권영심 ( 2021 , 5 , 9 )

사람들은 내가 매일 장문의 글을 한 편
씩 쓰는 것에 굉장히 놀란다.
그러나 발표하는 것은 한 편이지만 매일
여러 편의 글을 쓰고 나만의 밴드에 저장하고 있다.
나는 글을 쓰는 훈련을 오랜 동안 해왔
는데 나만의 독특한 훈련 방법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무엇을 보거나 대하든지 제목을 붙이는 것이다.
제목만 정해지면 반을 쓴 것이나 다름
없고 제목만 써 놓으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내가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기억
이 나기 때문에 이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내겐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이 글감이고 나의 일상이 바로 글감이다.
그래서 나의 밴드에는 제목만 적어 놓은
것들이 많다.
단숨에 다 쓰고 며칠 뒤 고치기도 하고
한 줄, 두 줄 써 놓고 시간을 보낸 뒤 쓰는 글도 있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에 충실하지만
글의 모양새는 사실 정확한 문법과 많이
다를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것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다고 말하면 건방진 것일까?
되도록 맞추기 위해 나름 애는 쓰긴 하
겠지만 틀린 것에 복장 터져 하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내 글들이 활자화 된다면 너무나 정확하
고 똑똑한 편집진들이 정서해줄 것이고 독자들이 불편할 일은 없겠다.
내가 아는 한 완벽한 문법과 정확한 띄어쓰기를 구사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수 십 년을 공부했다면서 그것도 못 하 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또 할 말이 있다.
내가 공부한 것은 글의 내용이지 형식이
아니다.
이 세상은 넘치도록 많은 책들이 있고
내가 거기에 하나 더 보태는 것이 사실
의미없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글을 쓰고, 그 글에 호응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독특하고 재미있고 처음
아는 것들이라는 내용이어서 나는 내가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용기와 힘을 얻었다.
내가 알고 전하고 밝히는 일들이 결코
헛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나를 작가로
살게할 것임을 믿는다.

나는 같은 것이라도 다르게 보고, 안 보
고 못 보는 점을 보면서 그것을 글로 쓰
고 그 글로 인해 이 세상이 조금만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지구별의 미래와 환경, 어린이들과 평화까지.
그리고 또 저 먼 과거로 리셋해서 숨겨 지고 알려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면 현재 연재하는 차 이야기엔
벼라별 이야기가 다 나오는데 지금은 보
스턴 차 전쟁이야기를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 안에서 무굴 제국의
이야기가 나오고 현재 진행 중이다.
어떤 작가도 이렇게 연관지어 차에 대해 쓰지 않는다고 나름 생각하는데 나는
이런 전개가 재미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야기를 물고
모든 것이 그리 될 수 있음을 말하고 과
거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얻어진다면 나
는 쓰는 보람이 있는 작가가 된다.
파격적이고 충격적이고 치명적인 소재
는 이미 옛 이야기 안에 모두 있다.

어떤 기막힌 것을 창작하더라도 과거에
이미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 작가의 소임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나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관찰하고 머리 에 새기면서 감탄하고 즐겁고 기뻐하면
서 글을 쓴다.
다섯 단원으로 나누어 쓰는 것도 나름의
훈련인데 글이 너무 길게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 안에 글을 마치기 위해서이
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활을 쏘는 사람은
콩알 한 알을 일정 거리에 놓고 그 콩알 이 달걀만큼 보일 때 까지 화살을 쏜다 고 한다.
옛날 무사들의 수련의 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나는 무사가 아니지만 잘 쓰기
위해 쓰고 또 쓴다.
처음에 스마트폰으로 글을 쓸 때 말도
못하게 힘들었다.
지금은 독수리 타법으로 너무나 잘 달리
는데 머리의 생각을 손이 따라가지 못해
초성만 나열될 때도 있다.

문법이나 글의 형식에 치우쳐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내 머리와 가슴에 쌓인 것은 너무나 많고 나는 쓰고 또 쓰면서 다 풀어내고
싶다.
누구나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
또 어떤 이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지식
을 가질 수 있느냐고 묻는데 나는 일반
인이 너무나 잘 아는 것들은 사실 잘 모
르고 잘 하지를 못 한다.
어떤 일에는 거의 장애인이나 바보처럼
어둡다.
그러나 내가 알고자 하는 일은 어느 때 배우고 듣고 읽었어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신기한 능력인데
어느 심리학 책에서 보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예술 방면으로 있다고 한다.
그러니 글을 쓸 때 제시어만 있으면 몇
편이라도 쓸 수 있으니 내겐 너무나
고마운 능력이다.
나는 재미있는 작가가 되련다.
아주 재미난 이야기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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