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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5-04 14:45
ㆍIP: 58.xxx.182
불편하게 하는 것이 특권인가?
불편하게 하는 것이 특권인가?

        권영심 ( 2021 , 5 , 4 )

올해가 국가 검진 대상이기도 하지만
내원하는 병원에서 다음 진료일 전 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받았기에
며칠 전에 예약을 했다
재작년에는 백 만원 가까이 들여서 종합
검진과 함께 받았는데 별다른 불편 없이
받은 듯 하다
별다르게 나쁜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오늘 검진을 받으면서 계속 불쾌
하고 불편했다
이 병원에서 몇 년 전에 받았던 기억이
되살아 나면서 더 기분이 나빠졌다
전화로 검진을 권유받아서 이런저런 생각 없이 예약했는데 역시나였다
말투가 고압적인 것은 워낙 많은 사람을
대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대하니까 상냥하고
부드럽게 특화된 음성을 가진 많은 사람
들을 나는 알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누니까 두 번
말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말하는 훈련을
스스로 해야 옳은 일이다

그러나 자기 식대로 빨리 중얼거리는
그 내용을 알아 먹을 재주가 없다
...하실게요라는 말만 알아 듣겠는데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런 지경이니 참 피곤하겠다
검사를 하는 관계자들은 오히려 높고 명확한 음성으로 말하는데,  설명을 하는 사람들이 그 지경이다
압권은 문진을 하는 의사였다
-평소에 어디가 많이 아파요? -
- 어깨와 배 오른쪽에 늘 통증이 있어요
그 외에도 아픈 곳이 몇 군데 있어요 -
평소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기에 나는
성실하게 대답했을 뿐이다
그랬더니 아주 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더니 목소리의 톤마저 달라져서 하는
말이
- 권영심씨는 이런 국가 검진 받으면 안
돼요, 돈을 들여서 개인 종합검진을 받아야지, 이 검진은 아주 기본적인 거라서 거의 알수 없어요 -
이 무슨 황당한 말인가?

그러니까 그 의사의 말은 아픈 몸으로 공짜 검진 받으러 다니지 말고 돈 들여
서 검진받아라는 말이었다
나는 국가 검진은 꼭 받아야 하는 것으 로 알고 있기에 의무적으로 받는 것이고
내 건강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요 올해도 종합검진
을 예정으로 하고 있다
다만 경험상 국가 검진과 함께 하는 것 은 아닌 듯 해서 이번에는 따로 받기로 결정한 것 뿐이다
그런 내용을 말하려고 했으나 의사는
아예 듣지도 않고 서류에 사인해서 내밀
었다
나가라는 뜻이다
문진을 하는 의미가 종합 검진 권유일
뿐이라면, 그것도 환자의 말을 한 마디 도 제대로 듣지 않고 할 작정이라면 의
사가 왜 필요한가?
너무나 어이가 없었으나 계속 이어지는
검사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기계를 다루는 검사를 하는 관계자들은
분명하고 정확했으며 오히려 편안했다

사람과의 대면보다 기계와의 대면이
훨씬 많은 그들은 오히려 일 처리가 빠
르고 분명했다
그런데 문진 의사보더 더 기가 막힌 검
사원이 있었다
시력 검사를 했는데 안경을 쓰고 하는
검사는 이 병원의 특징인가 보았다
오른 쪽 눈에 숟갈을 대라고 해서 나는
- 지금 왼 쪽 눈 시력을 잴 수 없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하는 말 에 그야말로 심장이 쪼개졌다
-실명했어요? -
나와 같이 눈에 많은 문제가 있는 사람
들은 실명이라는 말조차도 무섭고 두려
워서 꿈에라도 듣고 싶지 않다
물론 생각없이 한 말이겠지만 왜 생각없
이 그런 말을 던진단 말인가?
눈이 많이 불편하세요?라고 묻든지 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었어야 했다

- 실명이라뇨? 그런 무서운 말을 어째서
그렇게 마구 내뱉아요?
그리고 내가 지금 설명하는데 듣지도 않
고 그렇게 내뱉아요?
- 시력이 없다고 해서... -
-  내가 언제 시력이 없다고 했어요?
지금 시력을 잴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
명하려는데 듣지도 않고 실명 운운 했잖
아요? 며칠 전 망막 출혈이 일어나서 지금 피가 가리고 있어 시력을 잴 수 없
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 거예요 -
그녀는 사과 대신에 정확하게 이렇게
말해서 내 말문을 닫아 버렸다
그럼 실명 아니예요, 오른 쪽 시력 재실
께요.
이렇게나 무감응 할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면서 나는 검진을 마쳤다
그 의사의 말대로라면 거의 아무것도 알
아낼 수 없는 이따위 검진을 왜 하는 건
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물어보고 싶다
막대한 돈을 들여서 국민을 위해 나라에
서 실시하는 일인데 의사가 검진받는
대상자에게 할 말은 절대 아니라고 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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