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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3-23 15:22
ㆍIP: 211.xxx.180
나는 조선의 국모다
#권영심의글
명성황후, 조선의 국모

        권영심 ( 2021 , 3 , 23 )

조선 시대의 명성 황후 만큼 많은 고난
과 굴곡을 겪고 죽음마저도 그토록
참혹한 왕비도 다시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뮤지컬 명성황후를
예전에 관람한 적이 있는데 왜구 낭인들
이 황후를 시해할 때 -내가 조선의 왕비
다-라고 절규하는 장면이 참 인상 깊었
고 오랜 동안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드라마 명성황후에선 내가 조선의 국모
다라고 했던 것 같은데 왕비든 국모이든
보는 이들이 느끼는 감동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 황후가 죽을 때 그런 말을 하진 않
았겠지만 말이다
짐승보다 못한 왜구의 낭인들의 더러운
칼날에 온 몸을 난자 당해 죽고 그 시신
마저 불태워 사라진 조선의 황후...
세계사를 보면 황족들과 왕족들의 죽음
이 그다지 평안하지 않았고 비참한 죽음
이 부지기수다
국운이 기울어 풍전등화의 지경이 된
나라의 국모가 그렇게 죽은 것이 어쩌면
그럴수도 있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조선의 후예인 우리들은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
그 죽음을 말할 때 이런 저런 감정을 섞
어 다른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빙설 처럼 냉철한 이성으로 푸른 불꽃
같은 분노를 고요히 불태우며 한 가지만
을 말해야 한다
저, 하이에나 보다 더럽고 추악한 왜의
짐승들이 우리의 국모를 가장 처참한
치욕의 방법으로 살해 했노라고.
우리는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야
하며, 선린을 위해서 잊어야 한다고 말해선 안 된다
수 백 년이 흐른들 있었던 일은 있었던
것이다
젊은이들이 너댓 명 모여 앉아 말하는,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온
몸의 피가 다 빠져 나가는 듯 했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이제 역사를 배우지
않는 것인가?

너무나 잘 생기고 어여쁜 우리의 젊은이
들이 가게에 왔다
서울 젊은이들이 청라에 왔다가 여기까 지 온 것이었다
그런 젊은이들이 오는 것은 드문 일이어
서 술과 여러가지 안주를 내주고 편하게
마시고 먹고 할수 있도록 나는 내 자리 에서 글을 쓰면서 조용히 있었다
다른 손님들이 없었기에 네 명의 젊은이
들은 정말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는
데 저마다 해외여행 이야기가 꽃을 피우
면서 한 사람이 일본 이야기를 꺼냈다
일본을 여러번 다닌 경험과 일본인 친구
이야기 등, 놀라운 찬양 일색의 이야기 에 기가 막히게도 그렇게 찬동을 하면서
못 가는 것에 애통해 했다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고 말고.
그런데 갑자기 명성황후 이야기가 나와
서 나는 깜짝 놀랐다
명성황후도 아니고 그들은 민비, 그 여자라고 부르면서 일본인들이 정말 죽
였나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렇게 착한 일본인들이 그런 짓을 할수
있겠냐고 하는 말에 내 귀가 위잉...이명
을 일으키는 듯한 느낌이 일었다

그들은 너무나 천진하게 웃으면서 즐겁
게, 아무렇지도 않게 결론을 내렸다
일본인이 죽였거나 말았거나 왜 우리가
핏대를 세워야 하느냐고.
그리고 계산을 하고 유쾌하게 웃으면서
가게를 나갔다
치우지도 않고 문을 잠근 뒤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눈을 감고 오래 있었다
명성황후... 그 젊은이들이 틀렸다
역사 속의 인물의 죽음을 가슴에 새기고 살기엔 너무 바쁜 시대이지만 그 이름을
입에 올린다면 바르게, 있는대로 말해야
한다
명성황후가 시아버지와 다투었으니, 친
족들이 뭔 짓을 했느니마니 그런 이야기
는 다른 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다룸이
옳다
각자의 생각대로 수많은 토론이 벌어지
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명성황후의 죽음을 말한다면 우
리는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왜구가 우리의 국모를 처참하게, 악마의 심장을 가진 왜의 낭인들이 너무나 처
절하게 죽였노라고 말이다
조선을 짓밟는것에 방해가 된다는 그 이유로 그들은 여우사냥이란 이름을 지
어 40명이 궁으로 들어 와서 죽였다
윤간과 시간이 있었다고 후일 낭인들이
술을 마시면서 공을 자랑하듯 그렇게
떠들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여러 여건상
말이 되지 않는 개소리다
조선의 국모를 죽인 것도 모자라서 더러
움을 더 입히려고 조작된 말일 뿐이다
죽음과 그 시신의 훼손, 그 모든 과정을
우리는 한 치의 가감도 없이 말해야 하며 , 그들에게 수 천 번, 수 만 번이라 도 언제나 말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진실을 직시하고 그 진실이 심장
에 공명되면서 진정한 분노가 일어난다
명성황후는 그 시대 조선의 국모였으니
그 때의 이름으로 불러 마땅하고 국모라
지칭함이 옳다
칼날이 몸을 베는 순간,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는 진정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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