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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3-16 13:34

ㆍIP: 223.xxx.35

스마트폰에게 감사하며

스마트 폰에게 감사하며

권영심 ( 2021 , 3,16 )

나는 솔직한 성격은 아니지만 정말 솔직
한 것은 하나 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지식은 일반적인 내 또래의
사람들 중에서 따라올 수 없을 정도라고
누구든지 인정한다
나는 내가 알고싶은 것은 무슨 수를 쓰든지 공부하고 파고 들고 밤 새워서
읽기를 거듭하는 성격이다
그러나 관심없는 것은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모르쇠한다
그래서 그것도 모르냐고 기막혀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나는 더 어이가
없다
대체 내가 왜 다 알아야 한단 말인가?
나는 인터넷도 거의 못 하고 메일 쓰고
보내는 것도 겨우 배워서 아직도 잘 못
하고 너튜브를 보고 듣는 것은 아예
모른다

그런데도 별 불편없이 살아 왔는데 코로
나가 이런 나를 가만 두지 않는다
몇 개의 봉사 단체의 회의가 줌 화상 회의로 전환되고 있어 생전 처음 참여해
야 했다
그러나 카톡으로 전달 된 뭔가에 아무리
접속할려고 해도 전혀 불통이고 결국
나는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달려 갔다
사무국장과 팀장의 도움으로 줌을 설치
하고 참여했는데 의외로 간단한 듯( ? )
보였다
며칠 후에 다시 화상 회의가 있는데 그
때는 혼자해야 하는데 할수있을 것도
같다
만약 못 한단다면 다시 묻고 물어서 배울 수 밖에.
필요는 나를 별 것을 다 배우게 하고 나 는 폰으로 이렇게 할수있는 것이 아직도
신기한 구세대다
앞으로 나는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지금 사용하고 있는 폰은 수 백 가지의 기능이 있다는데 나는 그 중 몇 가지 밖
에 사용하지 못 한다
다른 기능을 알고싶은 마음도 없고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 아예 건드리
지 않는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폰이 스마트 폰으로
는 네 번 째가 되는데 백 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이다
비싼 것이지만 나는 한 번도 비싼 것을
탓해 본 적이 없다
이 폰으로 모든 글을 쓰고 글을 저장 하고 밴드에 글을 보내고 소통하고 , 그
것 만으로도 값어치가 충분하다
더구나 사진도 찍고 계산기에 만보기까
지, 참으로 내게는 고마운 친구이다
얼마 전에 복지관의 쌤이 기능을 하나 더해 주었다

돌봐 주는 어르신에게 갖다 줄 물건이
많을 때는 택시를 타야 하는데 복지관이
좀 외진 곳에 있어 부를 때 마다 불편하 고 힘들었다
나는 카카오 택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콜을 부르면 되기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콜을 부르면서 위치를 몇 번이나
말하는 나를 지켜 보던 쌤이 카카오티를 설치하고 너무나 알기 쉽게 가르쳐 주
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완전 선수가 되어
사용을 잘 하는데 가장 좋을 때가 가게 의 손님이 콜을 요구할 때다
한 번 주소를 입력해 놓으면 다음부터는
물을 일이 없이 바로 연결이 되기에 손님들이 아주 좋아했다
내 가게는 부천이나 더 먼 곳에서도 가
끔씩 오는 손님들이 있어서 집에 갈 때는 택시를 타야 하는데 그럴 때 정말
유용했다
도착하면 폰에서 알림이 되고 나는 바로
전화를 해서 집에 잘 들어 갔는지를 확인한다

얼마 전엔 아들이 회사 사람들과 와서
저녁 겸 술을 마셨는데 돌아갈 때 전부
카카오 택시를 불러 보내는 것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정작 아들은 못 한다면서 울 엄마 대단 하다고 막 웃으며 손뼉을 쳤다
필요는 무엇이든지 배우게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영어와 수학을 참 못 했는데 지금 솔직히 고백하자면 싫어서
공부를 거의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참으로 건방지게도 학생이니 모든 과목
을 공부해야 한다는 그런 의식이 내겐
없었다
지금에 와서 그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
지만 지금도 싫은 것은 아예 모른체 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 한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은 정말
진리이다
그러나 이 버릇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살았으니 과히 탓하지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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