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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3-13 13:20
ㆍIP: 211.xxx.180
집의 의미
집의 의미

      권영심 ( 2021 , 3 , 13 )

나는 특정한 물건에 대해서는 굉장히 욕
심이 많았었다
옷 모자 악세사리 구두 책 노트 그릇 등등 , 생각해 보니 참 많은 것들을 욕심
사납게 많이도 모우고 갖고 살았다
그런데 남들은 욕심내는 것에 나는 너무
나 담백한 것이 있으니 바로 집이다
큰 집, 예쁜 집, 좋은 집에 대한 갈망이
놀랍게도 전혀 없다
살면서 한다 하는 좋은 집, 큰 저택에도
가봤지만 그렇구나, 좋구나 할 뿐 굳이 살고 싶다거나 갖고 있는 갈망이 생기지 않았다
집이란 내가 살기 편하고 깨끗하면 될 뿐이었다
아마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할수 있는데 만약 집 없는 설움을 받았다면
집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없었 을 것이다
어릴 때 부터 지금까지 집으로 인한 설움이나 곤란을 겪어보지 않은 것도 큰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의 집도 초연하던 아버지가 내가 아
기를 낳았을 때 백 일 잔치를 보러 와서
내게 그랬다
- 집을 하나 보라우야, 너거들이 벌어서
집을 사야겠지만 안되갔어, 아를 어찌
이렇게 키우갔네?
영도에 사든지, 아니믄 여기서 살고 싶으믄 이 근처의 집을 사라우야 -

아버지가 집을 장난감 사 주듯 살 수 있는 부자도 아닌데 첫 손자에 대한  사
랑은 이미 나를 능가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을 샀고 그 곳에서 아주 오래 살았다
그 집을 떠나서도 나는 머무는 곳 마다
좋은 집 주인을 만났고 아무런 불만이
없다
가구에 대해서도 집착이 전혀 없는데
집을 옮길 때 마다 거의 다 버리고 새로
장만해서 쓴다
나중에 아들이 개인 공방을 만들면 나만
의 가구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니 그 가구는 아마 버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 사는 집은 6년 째 사는데 충분한 공간이 있고 무엇보다 이웃과 갈등할 일
이 없어 좋다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지 모르지만 현재
내가 머무는 공간이 내 집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오늘 뉴스에서 국내 굴지의 호텔들이
월세 세입자를 구한다는 뉴스를 듣고 새삼 집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서울 강남의 원룸이나 투룸, 월세가 최소 이 백에서 삼 백 만원 이상이라고
하는데 호텔의 월세는 이에 비해 훨씬 싼 가격이다
코비드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들이 빈
객실들을 월셋방으로 임대하면 하루
110000원 정도의 방 값을 30% 정도
할인해서 한 달의 계약으로 선금을 받게
된다고 한다
젊은 층의 호응이 굉장하다고 하는데 원룸이나 투룸의 방들보다 훨씬 좋은 데
다가 세탁에서 부터 청소 등 모든 시중 을 호텔 서비스와 같이 해주고 보안이 잘 된다는 점에서 많은 선택들을 한다는 것이다
그 뿐인가?
피트니스 이용이며 라운지와 주차 문제 도 깨끗이 해결되고 고품격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만족도가 높아 이용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관광이며 이동 인구가 거의 전무하다시
피 한 현재, 호텔 방을 이용하는 손님이 없을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호텔도 살아
남기 위한 고육 지책일 것이다
어쩌면 생각보다 가격이 낮으면 필요한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즐기기 위해서도
이용할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흥미가 당기니 말이다
한 달 정도 , 우아한 호텔 생활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생각 만큼 우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삶의 패러다임은 놀랍기만 하다
호텔에서 월세를 살 수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코비드는 앞으로 또 무엇을 변화시키고
바꿀 것인지 짐작도 할수 없다
하긴 아주 옛날에 여인숙이란 곳이 있었
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방 하나를 사글세 를 얻어 사는 경우가 많았다
동네마다 여인숙은 있었고 그 곳에서 학
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금을 주고 호텔에서 월
세를 사는 시대가 되었다

호텔에서 사는 사람들은 외국에도 많이
있고 평생 집 없이 호텔을 집 삼아 살다
간 배우들도 많다
지금은 돌아간 유명 배우들이 특정 호텔 의 스위트룸을 평생 자신의 집 처럼 이용하다가 떠났고 그 방들은 그 배우들 의 이름을 붙여 영원히 보존된다
프리미엄이 붙어 사용료도 훨씬 비싸다 고 하는데 그들은 왜 평생 호텔에서 살다 갔을까?
아마도 완벽한 개인 생활의 보장이 가장
큰 이유이지 싶다
인간은 물론, 동물들도 집은 필수다.
해가 지면 너구리도 제 굴을 찾아 떠난 다고 했다
집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
어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이제 집의 개념이 달라지고
내 집이란 개념에서 벗어나는 세대가 요
즘 세대인지도 모른다
인구는 앞으로 가속도를 더해 줄어 들 것이고 무지막지하게 많이 짓는 아파트 들은 집일까?
투기 물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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