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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1-24 17:49

ㆍIP: 223.xxx.121

사기 결혼의 덫

사기 결혼의 덫

권영심 ( 2021 , 1 , 24 )

내가 가게를 개업할 때 공교롭게도 그는
이혼을 했다
겨울에 개업을 했는데 삼 일 째에 손님
으로 와서 십 년이 넘도록 단골이 되어
동생인 듯 보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왔는데 이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분노와 아픔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
딸이 하나 있었는데 태어날 때 부터 병 이 있었고 그 일로 인해 부부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해서 결국 아이의 죽음과
함께 이혼으로 끝났다고 했다.
이혼 과정에서도 불미스런 일이 많아서
정말 힘들었나 보았다
무던한 외모에 술버릇도 단정하고 직장
도 괜찮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는 스스로 여자를
사귈만한 무언가가 없었다
취미도 없고 동호회라든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없고 여자의 비위를 맞추
는 데도 소질이 전혀 없었다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타입이었다
그저 돈만 모우겠다면서 혼자 오 년을
보냈는데 언제부턴가 오지 않았다
전번을 알고 있어 가끔 안부 문자를 보냈는데 일 년 뒤에 나타났다

여자를 사귀고 결혼하고 집을 옮기고
많이 바빴다면서 그는 참 잘 웃었다
국제 결혼을 했는데 중국 여자라고 했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서빙을 하면서 중국
의 부모님께 송금을 하는, 정말 착하고
살림 잘 하고 예쁜 여자와 결혼했다면서
크게, 행복하게 웃었다
폰에 저장된 사진을 백여장 넘게 보여
주었는데 카페를 빌려 미니 웨딩을 한
사진들과 여러 곳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
들 이었다
화장을 너무 진하게 해서 도통 본 모습 을 알수없는 얼굴이었는데 그는 그렇게
도 예쁘다고 했다
나는 여러가지를 물어 보았다
그는 자신을 어찌 보느냐면서 중국까지
가서 미혼이라는 서류를 확인했고 혼인
신고도 했다는 것이었다
중국의 집은 대가족이고 오빠의 가족과
부모님, 언니들이 함께 사는 참 화목한 집인데 혼자 한국에 나와서 고생하면서 집에 송금하는 착한 여자란다
결혼하고 나서도 일을 반나절만 하면서
끔찍하게 자신을 위해 준다고 했다
이젠 행복하다고 하면서 웃음이 환했다

나는 모든 문서와 통장 등을 당분간 부인에게 절대로 공개하지 말고 혼자만
아는 장소에 간수하라고 진심으로 말했다
그는 안 그래도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부인이 월급 통장이랑 달라고 보채지만
몇 년 지나서 준다고 했단다
그 뒤로 그는 가끔씩 부정기적으로 왔다
매일 올 때도 있었는데 부인이 중국에
갔을 때였다
거의 삼 개월에 한 번 씩 여자는 부모님 을 본다고 중국으로 가서 일주일 이상을
지내고 왔다
그렇게 효녀라고 하면서 웃었으나 웬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부인이 임신을 했고 그는 오 십 이 다 되어 얻게 된 자식 생각에 그야
말로 기쁨으로 터질 듯 했다
임신을 알린 후에 오빠와 조카들이 한국 으로 와서 그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집이 북적 북적, 그는 외로운 사람이어 서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으나 여자가 통역을 해
주었기에 별 불편이 없었다
어느날 여자가 오빠와 조카들을 한국에
서 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빠는 취직하고 아이들은 한국에서 공부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전셋집만 얻어 주면 오빠가 알아서 공부
시키고 다 한다는 여자의 말에 그는
얼른 찬성했다

그의 돈으로 가까운 곳에 방 두 칸 짜리 전셋집을 얻어 이사갈 준비를 했다
그가 부인의 오빠를 내보내고 싶은 진짜
이유는 달리 있었는데 함께 살기 시작한 얼마 후 부터 그는 뭔가 이상한 기류를 감지했고 그것이 너무나 기분이 상했다
아내에겐 말할 수 없는 그런 , 뭔가가 그
를 알게 모르게 불쾌하게 했다
그들은 너무 사이가 좋았다
남매 사이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조카들을 챙기는 여자의 모든 행동은 자
식들을 돌보는 엄마 그 이상이었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마치 자신이
외부인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아이들 엄마는 집이 구해지면 올거라고
했는데 오빠의 행동이 날로 이상해졌다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놀다가 함께 방으
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오빠의 눈빛은
섬뜩할 지경으로 표독했다
어느 날 그는 낮에 집에 왔는데 비번을
누르고 그냥 들어갔다
여자는 일을 할 시간이었고 오빠는 일자
리를 구하러 대림동에 간다는 말을 아침 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집안에 들어간 그가 본 것은 ... 그는 바로 집을 나와서 아파트 경비실에서 112를 불렀고 경찰이 왔을 때도 그들은
속옷 차림이었다
그들은 남매가 아니라 부부 사이였고
아이들은 그들의 자식이었다
그는 나중에 말하기를 그 때 집을 뛰쳐
나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 후 일 년 사이에 모든 것이 정리되고
그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여자는 아이를 낳았으나 친자 확인 검사
를 거쳐 그의 아이가 아님이 판명되었다
여자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그는 변호
사를 통해 일을 처리했다
수임료는 많이 들었으나 그들의 , 그 당치도 않는 언어 폭력과 무례한 행동들
을 도저히 당해낼 재주가 없었단다
그 과정에서 여자가 보여준 철면피한
인면수심은 도저히 필설로 옮길 재주가
없다
그는 직장에도 자신이 계획적인 국제 결혼 사기에 당했음을 알렸고 도움을 요
청했다
아파트도 팔았고 거주지도 옮겼으며 회
사의 도움으로 직장도 다른 곳으로 옮기
고 자취를 완전히 감추었다
그들은 중국으로 추방되었으나 그의 공포심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남편이 두 사람인 것이 뭐가 문제냐고
도리어 대들던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면
두 번 다시는 결혼할 마음이 없다고 고개를 젓던 그는 너무나 외로워 보인다
그의 경우 뿐만이 아니라 국제 결혼으로 인생이 파탄난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본다
가장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중국
사람과의 결혼인데 너무나 무서운 내용
도 많다
일가 친척들이 몰려 와서 장사하던 가게
를 초토화 시키는 경우도 보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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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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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1-01-27

175	사기 결혼의 덫		권영심	2021-01-24

174	사랑하지 않음이 학대다		권영심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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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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