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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1-17 15:52

ㆍIP: 211.xxx.44

내 인생의 스승은 저 강을 건너 가셨네

#권영심의글
내 인생의 스승은 저 강을 건너 가셨네

권영심 ( 2021 , 1 , 17 )

덕필유린(德必有隣) 이라는 말이 있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의미하는 고사성어이다.
공맹의 말씀을 금과옥조로 알고 성리학
을 공부한 모든 사람들은 이 글을 수 천
번 외고 또 외면서 정신에 새겼을 것 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유생들과 선비들
이 모두 덕이 넘치는 사람들이 되었을 지는 의문이다
그토록 많은 선비들이 있었건만 진정한
덕을 갖춘 사대부는 드물었으니 배움이
어디 간 곳 있으랴?
이 말을 처음 들은 것은 내 첫 번 째 스승에게서다
유학을 배우기는 커녕 일반적인 소학교
만 겨우 졸업한 내 스승.
혼잣말 처럼, 또는 공부를 가르칠 때
자주 인용했다
- 사람으로 태어나 무기 처럼 내 몸에
갖추어 지녀야 하는 것이 뭔중 아나?
바로 덕인기라, 덕이라 카는기는 밤길을
걸을 때의 등불같아서 귀신과 잡귀는
물러나며 정결하고 신선한 기는 내 몸
으로 들어오게 하는 빛이 되야 주는 기라, 덕필유린이라 하는 말이 있다
덕이 있는 자는 주변의 사람이 따른다는
것이제. -

그 많은 꿈을...쓰면서 여러가지 기이한
경험을 했다
한 달 30편의 글을 매일 거침없이 쓴 것 도 신기 하고 전부 기억이 나면서, 오히 려 폰의 자판을 치는 것이 늦어 초성만 마구 나열되는 오타가 자주 발생하기도
했다
꿈은 매일 꾸는데 스승의 모습은 형체가
분명하지 않고 불가사의한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뭘 보고 자료를 찾아 글을 쓰는지 집요
하게 묻는 사람이 있었는데 답할 말이
없다
자료를 보고 쓴 것이 아니니 어쩌랴?
그 사람에게 이와 같은 글이 있으면 찾
아 보라고 했다
사실은 내 기억의 20% 정도 쓴 것 같다
나머지를 차근 차근 끄집어내어 정리
하면서 3부를 쓸 생각이다
그러면서 덕필유린을 기억해 낸 것은
오래 알고 지내던 지인 때문이다
정말 오랜만의 모임을 마치고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녀가 빈 탁자에 먼저
앉았지만 사람들은 피하듯이 다른 좌석
으로 가서 앉았다
나는 그녀의 앞에 앉으며 반가운 인사를
건넸으나 그녀는 그다지 반기지도 않았
다

항상 그러기에 나는 더 활짝 웃으며 근황을 물었다
그것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대화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너무나 바쁜 그녀는 자신이 그 동안 한 일들을 포도 송이 따듯이 따서
내 앞에 쌓아 놓았고 나는 흥미를 가지 고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감탄했다.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쩌면 그녀
는 그렇게도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일까?
소설 한 편을 듣는 것 처럼 재미나서
밥을 먹으면서도 이어지는 이야기에 귀
를 기울였다
그렇게 길고 긴 근황의 이야기가 끝나자
그녀의 목소리가 훨씬 부드러워 졌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그녀의 말에 놀고
쉬고 자고 편안히 지낸다고 했더니 표정
을 근엄하게 하면서 그렇게 나태하게
지내면 안된다고 했다
그녀는 내가 글을 쓰고 장사하는 것을
모른다

장황한 충고의 말을 늘어 놓는 그녀를 보면서 덕필유린이 불현듯 떠오르며
스승의 말이 기억이 난 것이다
그러는 동안 우리가 앉은 탁자엔 아무도
오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어디서나 그녀의 얼굴을 보건만 내가 보는 그녀는 항상
외롭다
내가 덕이 없는 건지 사람이 옆에 붙질
않는다고 한탄하듯 말하는 그녀 덕분에
스승님이 잘 쓰던 말이 기억난 것이다
자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렇게 많은
은혜와 덕을 베풀고 기부와 자선도 많이
했건만 정작 자신의 옆엔 사람들이 없다
는 그녀의 말은 바로 그녀의 인생이었다
그렇구나... 덕이 없구나
그녀에게 덕이 없음을 깨달으면서 순간
몹시 부끄러워졌다
나 역시 그녀를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음을 알아버린 부끄러움이었다
그녀의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해준 것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강한 흥미를 가진 것 뿐이었다

왜 사람들이 그녀를 경원시 하는지 알면
서도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말한 적이
없고 언제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그녀를 재미있어 했을 뿐이었다
그녀도 덕이 부족하지만 나는 그야말로
부덕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스승은 매우 엄격하고 잘못을 지적할
때 매섭기고 빙설같았으나 다른 때에는
그지없이 온화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토록 혼난 제자들도 결코 스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스승에겐 진정한 덕이 있었음이다
사심으로 충고하거나 나무라지 않았고
언제 무슨 말을 하건 진심이란 것을
알고 있었으니 진정한 덕필유린이 아니
었겠는가?
한결같은 언행으로 그것을 가르쳐 주었
건만, 너무나 모자라는 제자는 한 자락 도 제대로 펼치지 못 한다
이제 다시 배우면 조금이라도 더 그 깊이에 다가갈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내
인생의 스승은 오래 전 저 강을 건너 가
고 어리석은 제자는 너무나 늦게 깨담음 에 서러워 한다.

이세복 2021-01-18 16:11	존경하는 권영심 작가님 안녕하세요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합니다 늘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지만 가장 평범한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가 좋더라고요!! 하루 일상이 따뜻하고 소소한 행복에 웃는 날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곱게 집필하신 글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새해를 맞이하고도 벌써 중순으로 달려갑니다 가정에 안정과 평화 건강의 복이 늘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아버지의 글씨

걸어야만 가는 곳, 그리고 쓰기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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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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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사랑하지 않음이 학대다		권영심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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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1-01-21

171	아버지의 글씨		권영심	2021-01-20

170	내 인생의 스승은 저 강을 건너 가셨네	1	권영심	2021-01-17

169	걸어야만 가는 곳, 그리고 쓰기		권영심	202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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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한중일의 김치		권영심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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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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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일기일회		권영심	2021-01-03

160	근하신년	1	권영심	2021-01-02

159	목요일 오후의 청춘 카페의 차 이야기		권영심	2020-12-31

158	그 때 그 시절 그렇게...		권영심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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