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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1-14 16:54
ㆍIP: 211.xxx.44
한중일의 김치
#권영심의글

한중일의 김치  ( 3 )

      권영심 ( 2021 , 1 , 14 )

중국이나 일본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지를 담아 먹었으나 우리와는 전혀 달랐
고 먹는 방법도 너무나 다르다
고추가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때였고
먹거리가 아닌, 전쟁의 소도구로 들어
온, 일종의 연막탄이었다
그런 것을 음식에 넣어 먹을 생각을 한
우리의 선조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그만큼 굶주림이 심해 산천의 무엇이든
지 먹을 수만 있다면 먹었다는 반증이니
그저 가슴이 뭉클해진다
채소란 것은 사실은 인간의 먹이가 아니
었으며 가장 먹기 힘든 식재료이다
모든 엽채와 근채들은 나름의 독성이 있
는데 이것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한 성질
이라고 할수있다
그 성질이 사람과 융화가 되면 별 일이
없이 소화되고 영양가가 되지만, 특정한
사람의 몸에 부딪히면 독이 된다
땅콩을 먹고 죽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에 있다
시금치를 입에 넣기만 해도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전쟁에 사용하던 것을 먹을 생각
을 하고 최초로 먹은 선조는 정말 살신
성인한 사람이라고 할수있다
중국을 왕래하던 상인이나 사신단은 사천 음식을 먹어 보았을 가능성이 있고
그들이 고추가 음식에도 쓰인다는 것을
알았을지도 모른다
공식적 내용은 소금이 부족해서 고추를
대신 사용한 것이 시초라고 하니, 고추 가 음식에 사용된다는 것을 알았을 가능
성이 많다
채소를 먹기 위해 인간들은 고군분투
했으며 오늘날의 김치를 비롯한 음식들
은 그 고초의 완성품이다
우리의 김치는 조상들의 그 뼈아픈 기근
을 이겨낸 역사가 아로새겨진 귀하고
소중한 유산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김치를, 우리의
것으로 온전히 지켜야 하는 의무와 책임
이 있는 것이다

옛날 사대부가의 여인들은 설흔 가지의 장을 담글 줄 알아야 하고, 설흔 여섯
가지의 김치를 만들 줄 알아야 한다고
했으니 우리 조상들의 그 대단한 미식과
미각에 감탄을 금치 못 하겠다
뭔 김치 종류가 그렇게 많냐고 하는데
지금은 백여 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만들어 본 김치만 해도 배추김치,
무깍두기, 고구마깍두기, 갓김치, 파김치, 양파김치, 나박김치, 동치미, 섞
박지, 무생채김치, 백김치, 오이김치 무말랭이김치, 오이깍두기, 봄동김치,
가지김치, 더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
어느 채소든 김치로 만들 수 있다
채소를 무치는 것과 김치로 만드는 것은
다른데, 그것은 양념에 있다
무치는 것이나 김치 양념이나 들어가는
것은 비슷하지만 젓갈과 부재료가 결정 한다
물론 무치는 것도 젓갈을 넣을 수 있으 나 김치 양념은 젓갈이 결정하고 그외
자신이 원하는 온갖 것을 넣을 수 있다

그래서 팔도의 김치가 다르고 집집마다 의 김치가 맛이 다르다
온갖 해산물과 육고기와 꿩과 같은 것을
날것으로 넣어도 탈 없이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발효의 비밀에 있다
세계가 김치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우리의 김치가 발효 과학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이 그렇게 우리의 김치를
탐내는 것은 그런 이유가 가장 크고 또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라면이라고 하는데 우리나
라는 라면 수출이 모든 수출보다 앞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국마다 생산되는 라면도 그 종류가 어마어마한데 어떤 라면이라도 김치와 맛이 가장 어울린다고 한다
그외 어떤 음식에도 김치는 짝을 맞추듯
어우러진다
설마 그럴리가 ,하고 우리는 고개를 갸웃할지 몰라도 이미 세계인은 김치와
너무나 친근해져 있다
심지어 김치를 힘이 솟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서 약 처럼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런 김치의 힘을 중국은 잘 알고 있고
그들의 음흉한 속내는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
한 개를 빼앗기가 힘들지, 그 한 개를 뺏
고 나면 두 개 ,세개를 빼앗기가 용이해
지는 것이 세상사 이치이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빼앗기는 것인지
우리 스스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깊이 성찰해야 할 시간인지도 모른다
김치 하나가 뭐나 대단해서 그러냐고
말한다면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이 뭔지 모르는 것이 된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크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보이지 않는 것
에 있다
그것이 전통이요 정신이다
중국은 그것을 우리에게서 가져 갈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은 대륙이지만 대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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