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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권영심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01-05 15:02
ㆍIP: 211.xxx.44
산고의 고통이 사라지는 날
산고의 고통이 사라지는 날

            권영심 (2021 , 1 , 5 )

어머니의 은혜를 말할 때 가장 먼저 꼽는 것이 산고의 고통이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노래의
가사도 있지만 아기를 낳을 때의 그 아픔은 출산의 시간을 겪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모른다
순풍순풍 쉽게 낳는 여성들이 가끔 있으
나 그것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공덕이
있는 여인들의 일이다
나는 사흘 동안 물 한 모금도 먹지 못 하
고 수술을 대비하면서 아들을 낳았다
아기를 낳고 나면 그 고통은 잊는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다
두 번 째는 볼 것 없이 수술할 것이라고
결심했는데 의사는 아이를 갖지 조차 못
하게 했다
다시 임신하면 이번에는 산모와 아이, 둘 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어마
무시한 경고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 이야기를 하듯이
여자들 셋만 모이면 출산 이야기를 한다
그 산고의 고통을 겪어야만 진정한 엄마
가 된다고 하지만 제왕절개로 낳은 엄마
들의 모성애가 조금이라도 덜 한 것은
아니다

전국에 출산을 할수있는 병원도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분만을 도울 수 있는
산과 의사도 사라지고 있다
부인과를 전공하는 의사들은 여전하지 만 산과를 원하는 의사들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부인과 병은 세분화 되면서 많아지고
의사들을 필요로 하고 있어 부인과를
신설하는 병원도 많아지고 있다
왜일까?
출생이 있어야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아기가 태어나야만 인간의 삶이 계속될
터인데 지금 우리나라는 아기가 태어나
지 않는 나라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얼마나 심각
한지 , 이 기막힌 저출산이 무엇을 말하 는지 둔감하고 심지어는 모른체 하는
관계자들이 나는 놀랍기만 하다

간단한 표식으로 말하자면 20년 전만
해도 640,000명이 태어 났는데 20년
후, 2019년엔 반도 안 되는 300,000명
이 태어 났다
이 속도는 가속을 더 하고 있고 조만간 200,000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도심의 학교들조차 학급 수를 줄이고 반
학생들의 숫자를 줄이다 못해 폐교 사태
가 계속 이어진 것이 오래 전 부터다
마을에서 아이가 사라지면서 어떤 일들 이 생기고 있는지 나는 오래 전 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 왔다
무엇보다 산과 병원이 모래가 빠지듯
사라지고 아기를 출산하기 위한 준비가
된 병원과 의사가 없다
의사도 수입이 있어야 먹고 사는데 산과를 전공해 봤자 환자가 없는 사실이 너무나 명백한 이 현실에서 어찌하랴?
출산은 많은 경험을 가진 의사일수록
산모와 아기의 안전이 보장되는데 지금의 산과 의사들이 노령으로 일을 그만 두게 되면  그 때 태어나는 아기들
은 거의 정상 분만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살을 찢고 나오는 고통 속에서 모성애가
생성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아이들은
부모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제왕절개
의 방법으로 탄생할 것이다
그것은 그것대로 나쁘진 않겠지만  
산고의 고통은 여성만이 가지는, 유일
하고 위대한 고통이다
그 끔찍한 아픔 속에서 엄마와 탯줄이 이어진 한 생명의 무게를 심장에 아로 새기며 모성은 영원의 신성을 가진다
이제 그 고통은 사라지고 산고란 말도
사어가 될지 모른다
이미 2020년에 우리나라의 출산은
270,000명에 그쳤다
예전에 해가 바뀌자마자 뉴스에서 반
드시 전해 주는 소식이 있었는데 올해
가장 먼저 태어난 아기의 소식이었다
그런데 그 소식이 언제 끊겼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미 우리나라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
타나고 있고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줄어
들었다

그런데도 일인 가구는 무섭게 늘어가고
있으니 앞으로도 출산률이 높아질 가망
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우리는 지금 실감하지 못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인구는 그 나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며
중심이고 버팀목이다
앞 집에서, 뒷 집에서 아기들의 울음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인 이 현실에서
위정자들과 정치인들은 무엇보다 이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결혼할 수 있게 만들고 마음
놓고 아기를 낳을 수 있게 , 걱정하지 않
고 키우면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너무나 절실하다
그런 일은 나중에 걱정해도 된다고 느긋
하게 말하는 정치인들은 자신의 보신외
엔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가차없
이 말하고 싶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한, 어떤 재앙 을 겪더라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 땅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이 땅에서
키워야 하며 현재도 고아 수출국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 수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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